공기업 직원이 국민 신뢰 얻는 방법
공기업 직원이 국민 신뢰 얻는 방법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3.10.24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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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을 상법으로 분류하자면 정부의 기업이지만 실제로는 국민의 기업이다. 실제로 국민은 공기업의 임직원들을 믿고 기업을 맡긴 셈이다.

그런데 공기업 임직원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면 국민이 신뢰할까. 이는 사업가가 전문경영인을 영입해 사업장을 맡겼는데 엉망진창으로 관리하는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 ‘내 업무가 아니야’ ‘나는 모르는 일이야’ 등의 생각은 국민의 신뢰를 절대 얻을 수 없다.

얼마 전 보령화력 회처리장에 버려진 전봇대가 있다는 제보를 받고 두 차례에 걸쳐 보령화력을 방문했다. 본지취재결과 중부발전 보령화력 북부회처리장 내 절반이상 매립된 전봇대가 30년 이상 방치돼 있고, 남부회처리장에도 물속에 잠긴 전봇대가 무방비 상태로 방치된 것을 확인했다.

남부회처리장의 경우 육안으로 확인된 전봇대만 7개에 달했고, 일부 전봇대는 전선이 연결돼 있었다. 특히 매립이 상당부분 진행된 전봇대가 있는가 하면 제방도로 건설로 거의 매립된 전봇대가 발견되기도 했다.

이 전봇대에 대한 질문에 관계자들은 모르쇠로 일관했다. 이것도 말이 되지 않는다. 이들의 말대로라면 20년 전부터 위치하고 있었는데 그 동안 눈에 띄지 않았다 것이 말이 될까. 최근엔 신보령화력 1·2호기 건설을 위해 제방도로를 새로 건설하는 등 눈에 띄지 않았다는 말은 설득력을 잃는다.

한전은 이설이나 철거에 대한 요청이 들어와야만 관련 절차에 의거 이설하거나 철거할 수 있는데 최근 접수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또 중부발전은 누구 소유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함부로 손을 댈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폐 전봇대는 일반적으로 전문기업에 맡겨져 처리돼야 하며, 현재 물속에 잠겨 잇는 전봇대는 철거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다. 전봇대를 뽑는 방식인데 단단한 지지대가 없어 현재 방법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아쉬운 것은 누군가는 이 전봇대를 봤을 텐데 이를 언급하는 사람이 없었고 해결방안을 찾는 임직원이 없어 20년이나 방치됐고 앞으로 언제까지 방치될지 모를 일이다. 최고경영자가 한번이라도 꼼꼼하게 현장만 챙겼더라면 상황은 달라졌을지 모른다.

전봇대 하나 철거하는데 대략 100만 원 내외라고 한다. 이 비용 때문에 국민의 신뢰를 져버릴 것인지 여간 우려스럽지 않다. 스스로 주위를 둘러보고 관심을 가질 때 국민들은 중부발전을 신뢰하고 발전소를 맡기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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