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산업구조, 첫 단추부터 점검하자
전력산업구조, 첫 단추부터 점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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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10.24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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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잇따르고 있는 민간발전회사에 대한 과도한 수익이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민간발전회사 대표들이 대거 증인으로 채택된데 이어 일부 의원들이 이미 이와 관련된 자료를 내놓고 있다.

민간발전업계는 혹여 불똥이 튀지 않을까 노심초사(勞心焦思)하면서도 영 마땅찮아하는 분위기다. SK E&S의 광양발전소(발전연료 직수입)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민간발전회사는 언론에 보도된 것보다 수익이 과하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주장이다. 회사별로 따지는 것이 아니라 평균으로 따지다보니 광양발전소의 수익이 흡수돼 표면적인 수치가 높아 보이는 것뿐이라고 항변하기도 한다. 특히 탈세를 한 것도 아니고 범법을 저지른 것도 아니라면서 관계자들은 푸념을 털어놓기도 한다.

현재 전력시장에서 운영되는 발전설비는 최근 준공됐기 때문에 효율이 높고, 가동률 증가로 당장 수익을 얻는 것으로 보이지만 노후화돼 효율이 떨어지면 반대로 가동률이 떨어져 수익이 크게 줄어든다. 게다가 급전순위가 발전단가로 매겨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발전단가가 비교적 낮은 대형원전과 석탄발전이 대거 투입될 경우 민간발전설비는 급전순위에서 더 밀려나게 되고 가동률이 떨어져 수익을 보장받을 수 없게 된다. 현재 이와 관련된 연구용역이 진행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완주 의원(민주당)은 전력거래소에서 구입한 민간발전회사 독립발전사업자의 전력구입단가는 kW당 167.46원인 반면 한전과 전력수급계약을 맺고 있는 민간발전사업자로부터 구입한 전력구입단가는 kW당 186.70원으로 나타나 지난 3년 간 8400억 원을 더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문제의 전력수급계약은 전력시장이 개설된 2001년 4월 이전 한전이 민간발전사업자와 맺은 장기계약으로 미리 정해 놓은 전력을 거래하는 것으로 현재 ▲포스코에너지(인천화력 1∼4호기) ▲GS EPS(당진화력 1호기) ▲GS파워 ▲MPC율촌 등이 이에 해당한다.

민간발전업계는 계약을 맺을 당시 열악한 투자환경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투자를 했고, 한전에서 수익을 보장한다는 조건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면서 과도한 수익을 보전해 주는 것이 아니라 투자보수율을 보전해주는 측면이 강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현재 전력시장보다 높은 발전단가로 거래되는 이유는 이미 한창 노후화가 진행된 상황에서 가동률이 떨어진데다 투자보수율을 보전해 준다는 측면의 전력수급계약에 의거 지급되다보니 다른 발전전원보다 높게 거래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당시 전력수급계약을 맺은 민간발전회사와 한전은 당시 협상을 거쳐 합의점을 찾은 것으로 판단된다. 이 계약은 정당한 계약에 따른 정당한 지불이다. 조금 거친 표현으로 외국 투자자가 국내 기업에 투자를 했고, 높은 수익을 얻었다고 수익을 받아가지 말라고 할 수 없음이다.

현재 국정감사에서 다뤄져야 할 부분은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처방하는 것. 첫 단추가 잘못 끼워졌다면 아무리 옷매무새를 매만져도 단정해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국정감사는 더 늦기 전에 지금의 전력산업정책이 어디서 잘못됐는지 파악하고 첫 단추가 잘못됐다면 많은 비용이 발생하더라도 원상태로 돌아갈 수 있도록 바람직한 처방을 내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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