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시장 확대, 정치논리로 풀면 곤란
-김진철 기자-
가스시장 확대, 정치논리로 풀면 곤란
-김진철 기자-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3.06.20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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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국민의 난방연로를 살펴보자. 땔감에서 연탄, 연탄에서 기름, 기름에서 가스로 진화했다. 최근 들어 관심이 집중되는 에너지빈곤층은 부쩍 늘어난 난방비용으로 어려움을 겪는 서민으로 대표된다. 이들의 난방비용이 늘어난 이유는 고유가 탓이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등유가격이 크게 인상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설비투자가 동반되고 지리적 영향을 받는 도시가스의 경우 이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그런 차원에서 가스도매시장을 살펴보자. 이미 도시가스는 서민의 난방연료로 확고한 자리를 잡고 있다. 배관이 깔린 곳이라면 대한민국 국민 대부분이 취사용이나 난방용으로 도시가스를 이용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가격의 문제도 중요하지만 이보다 안정적인 가스수급에 초점을 맞춘 정책이 동반돼야 한다. 필수공공재 성격이 강한 탓이다.

가스도매시장이 개방된다면 당연히 안정적인 가스수급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익창출을 우선으로 하는 민간 기업이 당장 국가적인 가스수급난으로 비싼 가격에 계약을 할까. 아닐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고 결코 비난받을 일은 아니다.

개인적으로 우려되는 것은 시장논리다. 경쟁이 뒷받침되면 가격이 하락할 소지는 분명 있다. 수요자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될 경우가 대표적이다. 반대로 공급자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경우 상황은 역전된다. 팔려는 물량은 적고 사려는 물량이 많아지면 시장논리로 따져볼 때 가격이 높아진다.

국제가스가격이 상승할 경우 민간 기업은 정부의 가격통제로 국내시장보다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민간 기업의 포지션이 높아진 상황에서 이 같은 상황이 전개될 경우 안정적인 가스수급에 빨간 불이 켜질 수 있다.

이밖에도 셰일가스 등으로 국제가스가격이 인하될 것이란 전망으로 가스도매시장을 개방하는 것은 너무나 불확실한 전망으로 도박과도 같다. 국제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과연 원유가 없어서 그런 것일까. 분명 생각해볼 문제다. 소유자가 시장에 물량을 풀지 않으면 없는 물건이다. 그런 측면에서보면 앞으로 국제가스가격이 하락할 요인은 다분하지만 장담하기는 어렵다. 불확실한 미래에 서민연료를 담보로 도박을 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분명 김한표 의원이 대표 발의한 도시가스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도 장단점이 있다. 다만 현재 상황에서 가스도매시장 확대 유무를 결정하기에 앞서 안정적인 가스수급을 보장받을 수 있는 논의가 반드시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원은 국민이 뽑아준 국민의 대표다. 적어도 국민의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안만큼이라도 정치적 논리는 배제돼야 한다. 국민을 생각하는 국회의원의 아름다운 혜안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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