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미국발 셰일가스 혁명…동아시아시장 ‘쥐락펴락’
[창간특집] 미국발 셰일가스 혁명…동아시아시장 ‘쥐락펴락’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3.04.22 06:4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에너지타임즈 김진철 기자] 기존 천연가스 가격은 수송 등의 요소를 감안해 원유시장과 다르게 책정되고 있다. 현재 천연가스시장은 셰일가스 등장으로 급변하고 있다. 먼저 북미시장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북미지역의 셰일가스가 꾸준히 증가됨에 따라 천연가스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유럽시장은 일부 스스로 생산하고 나머지는 파이프라인이나 액화천연가스를 통해 거래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3대 시장으로 급부상한 동아시아시장은 천연가스 생산국가와 연결돼 있지 않아 대부분 액화천연가스로 수입하고 있다.

유럽시장의 천연가스 가격이 미국시장의 2배, 동아시아시장은 미국시장의 3배 수준에서 형성됐다. 일반적으로 액화천연가스를 수입하는 국가가 많을수록 천연가스 가격이 높게 형성됐다.

이 가격체계가 한순간에 무너지는 계기가 발생하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2011년 3월 일본에서 발생한 지진해일과 미국의 셰일가스 생산량 증대. 일본이 현물시장에서 액화천연가스를 사들임에 따라 가격이 상승했다. 반면 미국이 셰일가스의 생산을 늘리면서 이 시장의 가격은 하락했다. 그 결과 유럽시장의 천연가스 가격은 미국시장의 3배, 동아시아시장은 미국시장의 5배 수준까지 껑충 뛰어올랐다.

앞으로 유럽시장으로 셰일가스 혁명이 확산되면 기존 장기계약제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액화천연가스 생산대국인 카타르는 미국으로의 수출이 줄어들면서 미국시장을 위해 생산한 액화천연가스를 유럽의 현물시장으로 수출하고 있다. 유럽의 현물시장은 기존 장기계약가격보다 높아졌다. 그 결과 현물가격제도를 일부 도입하는 사례가 이미 발생하기도 했다.

세계 3대 천연가스 시장으로 손꼽히는 동아시아시장의 우리나라를 비롯해 큰 손으로 불리는 중국과 일본의 변화를 해외자원개발협회에서 발표한 ‘2013 해외자원개발 종합정보지’에 수록된 내용으로 정리한다.


日 지진해일 천연가스 가격 상승세 이끌어
갑작스런 셰일가스 등장…러시아 협상테이블 유리한 고지

일본은 2009년 12월부터 대기업을 중심으로 셰일가스 개발 사업에 활발히 진출했다. 규모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종합상사가 비전통 석유·가스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현재 일본은 중동·아프리카·호주·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으로부터 액화천연가스를 수입하고 있다. 셰일가스시장이 크게 늘어날 경우 일본에서 액화천연가스를 수입하는 루트는 더욱 다양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러시아 천연가스는 대부분 유럽시장으로 공급됐으나 러시아 천연가스에 대한 유럽의 수요가 경제위기와 지구온난화 등의 영향으로 석탄이 천연가스를 밀어내면서 부쩍 줄어들고 있다. 러시아는 공급처를 확보하지 못해 비상이 걸린 상태다.

이 상황을 감안, 일본이 풍부한 천연가스를 보유한 러시아 사할린에서 천연가스를 공급받을 경우 보다 저렴한 가격에 천연가스를 도입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다. 일부 전문가들은 현재 독일 국경에 걸쳐 있는 파이프라인으로 거래되는 천연가스가격이 MMBtu당 9달러로 일본도 비슷한 가격으로 천연가스 도입 협상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직 일본의 천연가스 가격은 높은 수준이다. 셰일가스 혁명도 빠른 시일 내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게다가 원전 재가동이 여론의 지지를 얻기 힘든 상황이어서 에너지원을 구성하는데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재 이산화탄소 배출권 가격이 낮은 수준에서 안정세를 지속하고 있어 이산화탄소의 포획·저장(CCS)이 조금씩 활기를 띄고 있다. 일본의 입장에서 원전 재가동이 불투명하고 석탄가격이 저렴하다는 점에서 석탄발전과 CCS의 융합이 실현가능하다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유럽의 천연가스와 이산화탄소 배출권 가격의 관계를 살펴보면 이산화탄소 배출권 가격이 낮은 상황에 천연가스 가격이 MMBtu당 9달러 정도에서 형성될 경우 천연가스 소비는 점차 감소하기 시작한다. 대신 석탄의 소비가 늘어난다.

특히 일본은 원전을 대체하는 에너지원으로 천연가스로의 전환을 현실적 대안으로 보고 있다. 중장기 전망으로 ▲원전 안전규제 강화에 따른 가격 경쟁력 하락 ▲세계 천연가스 시대 도래 ▲분산형 에너지원 중요성 ▲미국발 셰일가스혁명으로 천연가스 공급능력 확대 ▲일본 내 천연가스 비용 및 가격 상승 위험 ▲천연가스 고가격화 완화 방안 등이 언급되고 있다.

중동에 대한 미국의 석유의존도는 10%가량. 일본은 2010년 기준 전체 석유 수입량의 85%를 중동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이중 천연가스는 카타르·아랍에미리트·오만 등 3곳의 국가에서 22%미만으로 수입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중동 의존도는 크다.

문제가 미국이 중동에 대한 석유의존도를 낮춰 해상수송로 안보확보의 중요성이 줄어들 경우다. 이는 일본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국의 사회가 석유에서 가스로 전환됨에 따라 미국은 에너지비용절감과 가스 관련 기술 확보, 제조업 부활, 무역·경상수지 개선 등의 장점을 갖고 있다. 다만 외교적인 측면에서 미국의 셰일가스 생산 급증이 중동에 대한 석유의존도를 낮춘다는 점과 관련 중동에서의 군사적 역할이나 해상수송로 방위의 중요성에 대해 지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中 셰일가스 성공여부 따라 주변국 파급효과 상이
천연가스 공급 변수로 중국의 2020년 수급전망 오리무중
다양한 난제 봉착…셰일가스 파급효과 단기(↓) 중장기(↑)


2020년 이후 중국의 천연가스 수급전망은 오리무중(五里霧中). 중국 내 활발하게 추진되는 셰일가스 등이 적잖은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중국의 셰일가스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2030년 전후로 천연가스 공급능력은 확대된다. 그 결과 수송비용이 높은 액화천연가스 도입부터 감소된다는 것. 반대의 경우 액화천연가스 의존도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의 셰일가스 개발 성공여부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 등 액화천연가스 소비국가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다만 현재 셰일가스를 개발하는데 중국은 적잖은 난관에 봉착해 있다. 미국과 지질구조가 달라 미국의 기술을 적용하는데 한계가 있고, 셰일가스에 필요한 물도 부족한 상황이다.

따라서 중국의 셰일가스 개발은 단기적인 측면에서 제한적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다만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중국이 셰일가스개발에 성공한다면 미국의 셰일가스 혁명에서 보듯 상당한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도시화·경제발전 천연가스 수요 증가
현물시장 거래 증가로 수입단가 상승


중국은 세계 7위의 천연가스 생산국가다. 일본에서 소비하는 양을 생산하지만 도시화와 경제발전의 영향으로 천연가스 수요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2012년 상반기 중국의 천연가스 소비 증가율은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전년 동기 대비 12% 늘어났다. 지난해 중국 전체 천연가스 소비량은 1500억㎥가량. 이중 수입은 30% 정도인 400억㎥에 이르고 있다.

중국이 우리나 일본처럼 액화천연가스를 수입한 건 2006년부터다. 중국이 세계 액화천연가스 교역량에서 차지하는 중국의 비중이 2010년 3%에서 이듬해 5%로 크게 증가했다. 아직 우리나라나 일본보다 교역량은 적은 편이다.

현재 중국 액화천연가스 수입은 호주·카타르·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과 장기계약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2011년 기준 중국의 평균수입단가는 MMBtu당 8.8달러. 일본 수입단가보다 MMBtu당 6달러 저렴한 수준이다. 10년 전 수요자 중심의 시장에서 중국이 50%에 달하는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다만 국제유가 급등과 카타르 현물시장 도입이 증가함에 따라 중국의 수입단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중국은 2010년부터 가스파이프라인을 통해 천연가스를 수입하기 시작했다. 중앙아시아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통해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천연가스를 수입하고 있다. 이 파이프라인을 통해 수입하는 양은 2011년 기준 143억㎥. 2012년 200억㎥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차원에서 공급·자급률 제고 나서
셰일가스 제12차 5개년 계획 등 발표

중국 내 천연가스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중국 정부는 에너지의 안정적인 공급과 자급률 제고를 위해 셰일가스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다만 중국의 셰일가스 조사는 초기단계에 머물러 있다.

지난해 3월 중국 정부는 ‘중국 셰일가스 자원 잠재력 및 유망광구 평가’ 결과를 전격 발표했다. 이번 평가는 ▲상부 양쯔강 ▲윈난 구이저우 광시 ▲중·하단 양쓰강 및 동남 ▲화북·동북 ▲서북·칭하이-티베트 지역 등 전국 5곳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이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셰일가스 총 자원은 134조㎥. 회수 가능한 자원은 25조㎥로 평가됐다. 현재 상업생산 중이거나 셰일가스가 발견된 지역은 88만㎢. 쓰촨·중경·귀주·호북·호남·산시·신장 등의 지역에서 매장과 생산 잠재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는 2012년 3월 ‘셰일가스 제12차 5개년 계획(2011∼2015년)’을 발표하면서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이 계획은 국가산업발전의 기틀을 다지기 위해 자원평가와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중국 지질조건에 적합한 셰일가스 탐사·개발 기술의 구축을 비롯해 중요 설비의 독자개발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또 2015년까지 전국 셰일가스 자원 잠재력 조사·평가로 원시매장량 1조㎥, 가채매장량 2000억㎥ 확인, 셰일가스 연간 65억㎥ 생산목표를 설정하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라 중국 정부는 셰일가스 산업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킨다는 목표를 담은 ‘제13차 5개년 계획(2016∼2020년)’을 추진해 2020년까지 연간 600∼800억㎥ 셰일가스를 생산할 계획이다.


광구 62곳 시추결과 24곳 징후발견
1·2차 광구 입찰서 20곳 광구 공개


이미 중국은 셰일가스 광구를 입찰에 붙인 바 있다. 2011년 6월과 2012년 9월에 1·2차 셰일가스 광구 입찰에서 20개 광구를 모두 공개했다. 당시 셰일가스 부존 가능성이 있는 지역 111만㎢ 중 대상은 35만㎢. 이들 지역은 대부분 복잡한 지질구조 등 열악한 조건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차 입찰은 중국 기업만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외국 기업은 중국 기업이 광구를 낙찰 받은 후 탐사·개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2차 입찰은 중국 기업을 비롯해 탐사·개발을 실시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국내외 컨소시엄까지 참가요건을 완화했다. 외국 자본이 중국 기업과 합자형태로 입찰에 참여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중국의 셰일가스 탐사·개발은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국은 셰일가스 탐사광구 62곳을 대상으로 시추한 결과 24곳의 광구에서 징후를 발견했다. 이번 셰일가스 탐사·개발은 페트로차이나(PetroChina)와 시노펙(Sinopec)이 탐사권을 획득한 기존 석유·가스 광구와 신규 광구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셰일가스 부존가능성이 있는 지역은 총 111만㎢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 중 70%가 기존 석유·가스광구에 위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중국 내에서 셰일가스 탐사·개발을 주도하는 기업은 페트로차이나. 이 회사는 선행 시험개발광구로 지정된 쓰촨분지 위원광구와 장녕광구에서 탐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 광구를 통해 2015년부터 연간 10억㎥에 달하는 셰일가스를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시노펙은 산동·산서·섬서·안휘·구이저우·장쑤성에서 보유한 셰일가스 광구에서 탐사시추를 진행하고 있으며, 쓰촨지역과 충칭지역에서 좋은 성과를 얻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회사의 2015년 셰일가스 생산목표는 20억㎥.


정부의지에도 불구 환경적 난제 산재
지질·운송과 기술·수자원 부족 손꼽혀


중국 정부의 든든한 배경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셰일가스 개발은 환경적인 요인으로 더딜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환경적인 요인은 지질구조와 운송 등을 비롯해 기술과 수자원 부족이 손꼽히고 있다.

중국의 지질구조는 잦은 지진으로 큰 지각변동 가능성이 존재하는 등 미국보다 복잡하다. 저류심도가 깊은 쓰촨분지와 타림분지는 지하 4000∼6000m에서 시추작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이는 비용 상승과 경제성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운송도 중국의 셰일가스 개발을 저해하는 환경적인 요인 중 하나다. 간선 파이프라인이 부족한 산간지역이나 사막 등을 비롯해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 등은 셰일가스 광구 시추가능지역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대규모 셰일가스 개발지역 확보와 장비수송에 어려움이 존재한다.

기술력 부족도 중국의 셰일가스 혁명을 저해하는 요소 중 하나다. 다단계 프랙처링 등 기술이 부족한 중국이 국내 기업을 우선적으로 하고, 국산화 선호를 높이고 있어 중국 내 셰일가스 개발속도가 늦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이 토지를 임대해 시추작업을 진행하고 서비스기업 간 경쟁을 통한 비용절감으로 셰일가스 생산을 증가시킨 사례와 다르다.

특히 셰일가스 개발은 수압파쇄로 진행되는데 대령의 물이 필요하다. 결국 수자원 확보와 폐수처리가 중요한 과제다. 현재 중국의 북부와 서부지역은 심각한 물 부족에 직면해 있으며, 다만 조사평가가 진행 중인 남부지역은 수자원이 풍부하고 물 확보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