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석유단속! 현장 25시-⑧>
끊질 긴 추적…결국 최대 조직 소탕
<가짜석유단속! 현장 25시-⑧>
끊질 긴 추적…결국 최대 조직 소탕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3.03.15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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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기획의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가짜석유유통조직을 소탕하는 과정을 살펴보자.

우리 단속반은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압수수색과 관련자를 대상으로 한 추가수사를 통해 가짜석유의 불법유통의 실체에 다가갔다.

당시 조직적으로 용제를 불법으로 유통시킨 업자는 단속에 대비, 철저하게 준비했다. 거짓으로 보고한 판매내역은 세금계산서로 아귀를 맞췄고, 거래내역을 총괄적으로 관리하는 사람이 용제수급상황보고를 한 탓에 업소간 보고내용도 정확히 일치됐다. 또 이들은 꼬리를 길게 남기지 않을 뿐만 아니라 수시로 용제판매소 상호와 대표자를 변경하는 등 세무조사와 단속을 피했다.

충북 음성을 근거지로 한 △△산업·○○이엔지·△△이엔지△·○○유화·○○산업·▽▽산업 등은 상호와 대표자를 수시로 변경하는 방법으로 용제를 불법으로 유통시켰다. 특히 이들은 단속이 강화될수록 등록과 폐업의 주기를 줄이는 용의주도함을 보이기도 했다.

또 이들에게 용제를 공급한 용제대리점도 브로커를 통해 돈만 입금되면 용제판매소에 용제를 판매했기 때문에 용제의 실제 착지 장소는 알지 못한다고 발뺌하기 일수였다. 석유관리원은 불법유통을 입증해야 하는 난처한 상황에 놓였다.

석유관리원은 멈추지 않았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들과 거래한 소비자에 대한 전수검사를 실시했고, 용제가 해당업소로 운송되지 않는 등 불법적으로 유통됐다는 사실을 확인하기에 이르렀다. 이제 유통경로를 확인하는 절차만 남은 셈이다.

또 다시 석유관리원에 추적팀이 꾸려졌다. 추적팀은 생산업체로부터 출하되는 차량을 잠복·추적했으나 운송기사는 속도를 갑자기 줄이거나 정차하는 등 단속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고 한 추적팀은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결국 석유관리원은 통신수사를 하기로 결정했다. 대상은 용제를 판매한 용제대리점인 ○○인터내셔널·△△케미칼의 실제 운영자와 용제판매소 대표, 용제 운송기사 등의 관계를 파악하기 위한 주요 용의자.

조사 결과 용제를 빼돌리기 위해 유령 용제소비자를 설립하고 이들을 관리하는 관리책 박○○, 조직을 총괄지휘하고 자금을 관리하는 용제대리점 △△케미칼 대표 박○○, 원료 공급책 ○○인터내셔날 운영자 신○○, 가짜석유 제조·운반·판매총책 서○○, 구○○, 오○○ 등 불법유통조직의 핵심인물을 적발하고 관련자를 검거하기 위해 석유관리원은 수사망을 좁혀갔다.

이들은 주 근거지인 대구·경북지역으로 수사망이 좁혀지자 근거지를 계속 이동하며 도망 다녔지만 결국 하나 둘 검거되기 시작했다.

수사기관의 한 정보원은 “불법유통조직의 핵심인물이 대부분 검거되거나 도피생활을 하는 등 대구·경북지역 가짜석유 공급조직이 완전히 와해돼 길거리 가짜휘발유 판매소는 물(가짜석유)을 공급받을 수 없어 영업을 할 수가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전반적인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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