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신년> 알뜰주유소정책! 앞으로 정부의 역할은
<2013년 신년> 알뜰주유소정책! 앞으로 정부의 역할은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2.12.31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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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제품가격 인하로 표면…일시적 효과일 뿐 주장
알뜰주유소 석유유통시장서 살아남도록 만들어줘야

[에너지타임즈 김진철 기자] 정부가 야심차게 내놓은 석유제품시장 경쟁촉진 정책. 제대로 작동되고 있을까. 아직도 이 정책에 대한 실효성 찬반논란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당장 정부는 알뜰주유소 정책의 실효성이 나타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미 알뜰주유소의 보급이 1000개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지난 2012년 11월 4주까지 정유회사 주유소 공급가격보다 평균 66.20원 저렴하게 공급된 것으로 집계했다.

반면 정부의 지원 대비 실효성에 의문점을 제시하는 주장도 좀처럼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먼저 정부의 지원에 따른 일시적인 효과일 뿐이란 지적과 함께 국제유가가 안정세로 접어들 경우 알뜰주유소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에너지업계 한 전문가는 정부의 개입 없이 알뜰주유소가 석유유통시장에서 작동될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 할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과점적 석유공급구조
알뜰주유소정책 등장시켜


우리나라 석유유통시장의 특징은 과점적 공급구조. SK에너지·GS칼텍스·현대오일뱅크·S-OIL 등 정유4사는 하루 285만5000배럴을 정제하는 세계 6위의 정제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주요국가 정유회사의 평균 정제능력인 71만 배럴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

특히 정유4사의 국내 휘발유시장 점유율은 2005년 이후 99%이상을 유지하고 있으며, 정유회사의 시장점유율 변화도 미미해 안정적인 과점구조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정준환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석유제품시장의 공급구조상 과점적인 특성을 보이는 것은 불가피한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내수시장이 작아 신규사업자의 진입이 어려우며, 공급과잉시장의 특성상 신규사업자 진입을 통한 가격경쟁촉진의 실효성에 의문이 있다”면서 “국내 시장의 공급과잉으로 인해 석유제품 수입회사의 경제성 확보에도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정 연구위원은 석유유통시장의 특징으로 수직계열화를 손꼽았다. 정유4사 상표주유소가 석유유통시장의 95%이상을 차지해 도매단계의 과점적 구조는 소매단계까지 전이됐다는 것. 따라서 도매단계의 과점적 구조가 1만2000개에 달하는 주유소가 활동하는 소매단계까지 전이돼 소매시장의 가격경쟁을 저해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정부는 2011년 석유제품가격 TF팀을 구성해 석유유통구조개선을 통한 가격인하방안을 도입하게 된다. 바로 알뜰주유소다. 당시 정부는 알뜰주유소에 저렴한 가격에 석유제품을 공급함으로써 발생하는 비용절감과 주유소 간 경쟁촉진을 통해 석유유통시장의 석유제품가격 인하를 도모해 모자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가격경쟁촉진효과 두드러져
알뜰주유소, 정부 목표치 달성


최근 정부에서 발표한 석유제품시장 경쟁촉진 성과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1월 7일부터 우리나라 제5공급회사인 삼성토탈(23%)과 비교적 저렴한 수입 석유제품(12%)이 전자상거래를 통해 본격적으로 공급되면서 공급가격은 휘발유 기준 11월 4주까지 정유회사 주유소 공급가격보다 평균 66.20원 저렴하게 공급된 것으로 집계됐다.

휘발유 기준 11월 2주부터 4주까지 정유회사가 주유소에 공급한 평균공급가격은 리터당 1853.00원. 석유공사가 정유회사로부터 공급받아 알뜰주유소에 공급한 가격은 1822.40원으로 정유회사 공급가격보다 30.60원 저렴하게 공급됐다. 비 정유회사(삼성토탈·수입)가 전자상거래를 통해 알뜰주유소에 공급한 가격은 1786.8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간 집계 결과 11월 2주는 비 정유회사가 전자상거래를 통해 주유소에 공급한 가격은 정유회사 주유소 공급가격보다 60.75원, 3주는 71.60원, 4주는 66.25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정부는 우리나라 제5공급회사인 삼성토탈과 저렴한 수입물량이 인센티브 등의 혜택을 받는 전자상거래를 거치면서 알뜰주유소로 공급되는 가격을 낮추는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했다.

또 알뜰주유소가 11월 기준 현재 809곳으로 전체 주유소의 6.2%를 차지하고 있으며, 당초 목표였던 알뜰주유소 700곳을 지난 8월 조기 달성한데 이어 새로운 목표로 1000곳을 추진하고 있다. 이 목표도 기존 계약 잔존기간으로 인해 대기 중인 143곳을 포함할 경우 올해 중으로 새로운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됐다.

정준환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의 이 같은 성과에 대해 직접적인 석유제품가격 인하효과와 간접적으로 알뜰주유소 인근에 위치한 주유소들의 가격인하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 알뜰주유소의 보급이 전체 주유소의 10% 수준에 이를 경우 석유제품가격경쟁촉진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정 연구위원은 주변주유소보다 석유제품가격이 높은 알뜰주유소가 존재하는가 하면 가짜 석유제품 판매로 적발되는 알뜰주유소가 출현하는 등 알뜰주유소의 품질관리 문제가 발생하고 있음을 부정적인 견해로 피력했다. 또 석유제품 공급가격 인하효과가 소비자가격 인하효과로 연결되지 않고 주유소 마진 증가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음을 우려하기도 했다.


국민의 혜택에 의문 제기
정부의 개입 언제까지(?)

알뜰주유소 도입에 따른 실효성 문제는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다.

국내외 여건도 변수다. 알뜰주유소가 도입될 당시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이어갔고, 벌써 수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석유제품가격도 안정세를 찾을 경우 알뜰주유소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질 것이란 주장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신정부 출범 이후 알뜰주유소정책 변화도 눈여겨볼 문제로 봐야 한다는 움직임도 크다.

일각에서는 알뜰주유소가 특정 주유소를 지원해 주는 것과 뭔가 다르냐면서 형평성의 문제를 제기하는 극단적인 경우도 더러 있다. 특히 정부에서 지원하는 것만큼 알뜰주유소에 대한 실효성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정부의 지원수준만큼 국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지에 대한 강력한 의문을 품기도 한다.

이달석 에너지경제연구원 본부장은 “비정유회사인 알뜰주유소가 등장하는 것에 대해선 바람직하지만 정부가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앞으로의 과제는 알뜰주유소가 정부의 개입 없이 시장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정부가 빨리 손을 떼면 그 동안 시장작동을 위해 만들었던 알뜰주유소가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면서 “정부의 지원 등 개입이 어느 시점에서 빠져야 할지를 정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반면 이 본부장은 “알뜰주유소정책 자체가 처음 추진될 당시 리터당 100원 인하 등으로 발표할 것이 아니라 석유유통시장의 비정유회사의 촉진에 초점이 맞춰졌어야 옳은 정책”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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