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직원, 스스로 용기 낼 시점
한수원 직원, 스스로 용기 낼 시점
  • 에너지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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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12.07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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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질보증서류에 이어 원전부품에 대한 시험성적서류까지 위조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민관합동조사단을 꾸려 지난 11월 8일부터 품질보증서류 위조 관련 조사를 하던 중 품질검증서류 위조사안과 별개로 원전부품을 제작·납품하는 과정에서 시험성적서류를 위조한 국내 부품제조회사 2곳을 적발했다.

문제의 회사 2곳은 5년 간 180개 품목 1555개 부품을 납품했으며, 이중 안전등급설비에 설치되는 8개 품목 17개 부품을 고리원전 2호기와 영광원전 1∼4호기에 설치했다.

이밖에도 감사원이 내놓은 감사결과에서도 수입산 부품에 이어 국내산 부품도 가짜 공인기관의 시험성적서류를 달고 원전에 납품된 것으로 밝혀졌다. 감사원은 원전현장에서 납품업체와 짜고 부품을 빼돌려 다시 납품받는 수법으로 16억 원에 달하는 횡령을 한 사실을 새롭게 적발했다.

특히 한수원은 국산 부품개발업체로 지정된 회사가 다른 회사의 부품을 사서 2배가 넘는 값에 납품을 해도 몰랐고, 일부 납품회사는 납품가격을 올리려고 입찰과정에서 담합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 동안 원전산업은 금남의 분야로 국민들의 관심 밖에 밀려나 있었고, 이를 이용한 일부 몰지각한 기업인이나 한수원 내부 직원들의 그릇된 생각이 맞물리면서 불법을 스스럼없이 자행했다. 문제는 이 연결고리가 어디까지 연결돼 있느냐에 있다.

한수원은 언론을 통해 이벤트성 자성의 모습만 보여주는 것에 머물러선 안 된다. 지난 4일 신고리원전 1·2호기 준공식에서 신입직원들은 일부 선배들의 잘못을 용서해 달라면서 국민들 앞에 고개를 숙였다.

지금 한수원은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 언론에 노출이 안 된다고, 국민들이 모른다고 안심할 것이 아니다. 사회가 성숙되면서 국민들의 의식도 높아졌고, 결국 비밀은 어떤 식으로든 드러나기 마련이다.

한수원 직원들의 용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고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바로잡아야 한다. 외부의 어떤 전문가보다 한수원 직원 스스로가 가장 잘 알고 있고, 해법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필요하다면 원전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스스로 잘못을 시인한 직원에 대한 면책권을 주는 방안도 고려돼야 한다. 질책이나 책임자를 가려내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정부는 안정적인 원전운영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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