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올 겨울 다시 블랙아웃은 없어야...
<기고> 올 겨울 다시 블랙아웃은 없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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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10.02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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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관희 한수원중앙연구원 기술전문센터 차장-
지난해 9월, Black Out(광역정전)이 발생할 수도 있었던 공포에서 벗어난 지 만 1년이 지났다. 당시 상황을 되돌아보자. 전국의 일부 아파트단지와 상가의 엘리베이터가 갑자기 멈췄고, 병원 응급실에 전기가 끊겼으며, 공장의 기계가 정지하는 등 총 8962건의 사고신고가 접수됐다. 약 620억 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충북 청주의 태양광발전설비 부품업체에서는 정전사태에 따른 기계장치 손상 등으로 45억 원의 피해를 입었다고 신고했다.

9.15 순환정전이 발생한 것은 전력수요예측의 오류였다. 한 여름이 지나가고 발전소는 정비를 위해 가동을 멈춘 상태(원자력발전과 화력발전 등 모든 발전기 중 고장 기수 2대, 예방정비 기수 23대)에서 늦더위로 인해 전력수요가 일시에 몰리면서 순환정전이 발생했다. 지경부 관계자는 6400만kW의 전력피크를 예상했지만 일시에 6726만kW의 전력이 필요했다고 한다.

1년이 지난 지금, 국내 발전설비용량 증가에 비해 전력사용량은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북의 한 일간지에서 보도한 기사 내용에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블랙아웃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발전량 확대가 절실하다고 한다. 공영방송매체인 KBS보도 내용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전력사용량이 최근 들어 여름보다 겨울에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요즘 신축되는 건물에 기본적으로 냉·난방 부하를 동시에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 에어컨 설치로 국내에서 필요한 총 전력량 산정조차 쉽지 않다고 한다.

정부에서는 국민들에게 자발적 절전을 유도하는 ‘국민발전소’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한 때 원자력발전소 1기 발전량인 100만kW의 전력을 절전하는 등 일시적인 효과를 발휘했지만, 지속적으로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우리나라의 전기요금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 국가 중 비교적 낮은 편에 속한다. 일부 국민들이 전기의 소중함에 대한 인식이 아직 부족하여 전기를 물처럼 사용하는 습관을 고치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내 원자력발전소 중 고리1호기와 월성1호기는 계속운전을 위해 중요기기와 설비들을 교체하여 안전성과 발전소 성능을 향상시키는 노력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반핵단체를 비롯해 일부 환경단체와 국민들은 고리1호기와 월성1호기의 안전성이 우려된다며 폐쇄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 5월 29일부터 6월 11일까지 세계적으로 공신력 있는 IAEA(국제원자력기구)에서 고리1호기와 월성1호기에 대한 안전점검을 수행한 바 있다. IAEA의 안전점검팀장 Robert Krivanek은 광범위한 설비개선작업과 안전성 강화대책을 수행하여 매우 안전한 발전소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렇듯 철저한 준비와 검증을 통해 고리와 월성1호기 계속운전에는 우려할만한 문제가 없다.

원자력발전소 1기를 건설하는데 4∼5년이 소요되며, 약 2조5000억 원이란 엄청난 비용이 필요하다. 따라서 계속운전은 당장의 전기 수요를 감당할 수 있을 뿐더러 국가의 자산을 충분히 활용하는 이점이 있다. 환경단체와 일부 국민들의 여론대로 고리1호기와 월성1호기를 폐쇄한다면 엄청난 국가손실을 초래할 것이 명약관화한 사실이다.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 기상청의 예측에 의하면 올해 겨울은 평년보다 더 추울 것으로 예상되며,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질 때가 많을 것이라고 한다. 지금 우리에게 1kW의 전력도 아쉬운 게 현실이다. 전 세계적으로 안전성이 입증된 고리1호기와 월성1호기의 계속운전은 우리에겐 필수불가결한 선택이다. 엄동설한에 1년 전과 같은 상황을 다시 경험하고 싶은 국민이나 기업이 과연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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