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원전의 안정적인 운영!
원전수출국 도약의 씨앗 역할 ‘톡톡’
[대한민국 에너지 엔지니어링 NO.1-③한국수력원자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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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수출국 도약의 씨앗 역할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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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2.09.28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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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적인 기슬개발 등으로 원전이용률·고장정지 세계 최강
원전운영 첫걸음 예방정비 최적화…선진국 정비체제 확립


3년 전, 세계 원전시장에 일대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대한민국이 세계 원전시장에서 당당히 원전수출국으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기존 원전수출국들은 깜짝 놀랐고, 원전의 도입을 고려하던 국가들은 대한민국 원전산업에 큰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도대체 지난 2009년 12월 세계 원전시장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대한민국이 오는 2030년까지 UAE(아랍에미리트)에 원전 4기를 건설해 운영하는 프로젝트를 쟁쟁한 경쟁국과 경쟁을 벌인 끝에 수주했기 때문이다. 단일 수주규모로는 최대이며, 이른 새벽 UAE에서 날아온 낭보에 대한민국 국민들도 깜짝 놀랐다. 원전 관계자들은 원전도입 30년 만에 첫 원전수출이란 결실을 맺은 것에 대해 감탄했다.

축제의 분위기도 잠시, 곧 이어 UAE원전수주에 대한 이면계약을 비롯해 낮은 가격에 입찰함으로써 실익이 없다는 등의 논란에 휩싸였다. 다만 중요한 것은 원전의 특수성. 아무리 가격경쟁력이 있더라도 발주처는 선택할 수 없다는 것.

UAE가 우리를 선택한 까닭은 원전기술 독립에 이어 자국 내 원전을 건설하고 한 번의 사고 없이 30년 간 안정적으로 원전을 운영했기 때문이다. 가격경쟁력은 이를 뒷받침하는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 수주 당시 UAE도 우리의 원전운영능력을 높이 평가한 바 있다.

원전수출국으로 도약한 대한민국, 우리의 원전운영기술능력이 견인했다.


2012년 8월 기준, 우리나라에서 운영되는 원전은 최근 상업운전에 돌입한 신고리원전 1·2호기를 포함해 총 22기다. 현재 시운전 중인 신월성원전 1호기가 몇 달 후 상업운전에 돌입할 경우 총 23기로 늘어난다. 현재 원전설비용량만도 1971만6000kW에 달한다.

세계적으로 두 가지 노형이 상용화돼 있다. 대부분의 원전운영 노형이 단일한데 반해 우리나라의 원전 노형은 이 두 가지를 모두 갖고 있다. 현재 국내서 운영되는 가압경수로형은 18기, 가업중수로형은 4기다. 한국전쟁 이후 경제성장이 중요했던 당시 정치적, 외교적 차원에서 이뤄졌던 기형적인 구조지만 따지고 보면 두 가지 노형을 모두 운영함으로써 원전경쟁력을 한층 높일 수 있는 발판이 되기도 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원전이 도입된 것은 언제일까. 지난 197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리원전 1호기가 본격적인 가동을 시작하면서 지속적인 원전정책으로 우리의 원전산업은 성장했다. 특히 체르노빌원전사고 등으로 세계 원전시장이 냉각기에 접어들었고, 이는 우리에게 호재로 작용해 원전기술을 습득하는 배경으로 작용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발전설비용량으로 세계 6위의 원전국가로 껑충 뛰어올랐다.

우리 원전운영능력을 키우는데 원전전문가들의 적잖은 기술개발이 한 몫 했다. 수많은 기술이 개발되고 적용됨에 따라 우리의 원전운영능력은 수치적으로 나오게 됐고, 그 결과 원전종주국에 역수출하는 상황에 이르기까지 했다.

먼저 원전이용률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세계 에너지시장 기류에 비춰볼 때 에너지설비의 첫 번째 요구조건은 효율이다. 원전이용률은 원전설비의 효율성과 활용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활용되며 원전설비의 건전성과 운영인력의 우수성 등 원전 운영기술수준을 평가하는 직접적인 척도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 2010년 기준 우리의 원전이용률은 91.2%. 당시 세계 평균 원전이용률인 79.0%보다 12%나 높은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 핵연료교체 등 계획예방정비기간을 제외하면 365일, 24시간 운영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 지표만으로도 우리의 원전운영의 우수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물론 고리원전 1호기 도입 당시부터 원전이용률이 높았던 것은 아니다. 당시부터 1990년까지는 70%에 머물렀다. 이후 사업자였던 한전(現 한수원)이 원전운영기술과 경험을 쌓고 지속적인 운영기술을 향상시킨 결과 1991년부터 80%대에 진입, 2000년 이후 10년 연속 9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고장정지도 원전운영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활용된다. 고장정지는 정상운전 중 원전설비기기 고장이나 인적요인에 의거 원전이 불시에 정지되는 것을 말하며, 안전성과 전기품질확보 측면에서 원전의 운영관리수준을 여실히 보여주는 지표다. 특히 지난 2010년 당시 가동원전 20기 중 단 2건의 고장정지가 발생해 호기당 고장정지 건수는 0.1건을 기록한 바 있다.

수많은 과학기술이 접목된 원전설비에서 이상신호 등으로도 고장정지 됨을 감안할 때 경이로운 수치에 해당하고 방사능 누출 없이 원전을 운영할 수 있었던 배경이기도 하다.

이처럼 원전의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선진화된 정비체계와 원전운전원의 체계적인 교육훈련을 빼놓을 수 없다.

한수원은 원전운영의 첫걸음인 예방정비의 최적화를 위해 계획예방정비 기간을 최적화할 수 있도록 한층 업그레이드 된 공정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해 적용했다. 그 결과 공정관리 인력을 줄이고, 공정의 정확도를 높였다. 또 원자로와 터빈·발전기 정비 등 주요 고정최적화를 위해 24시간 작업을 시행하는 등 주·야간 동일한 작업효율을 유지할 수 있는 공정기법을 개발하기도 했다.

또 계획예방정비 단계를 분단위로 세분화함으로써 시간손실을 최소화해 경쟁력을 높였다. 최근 세계 원전사업자들은 경쟁력 향상을 위해 계획예방정비 기간을 지속적으로 단축하고 있으며, 해외의 우수한 원전의 경우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규제, 제대개선 노력으로 15∼17일대 계획예방정비를 시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수원은 해외 원전의 우수 운영사례와 공정관리 신기법에 대한 벤치마킹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05년 해외 전문기관에 의뢰, 영광원전 4호기를 대상으로 계획예방정비 준비부터 시행까지 정비전반에 대한 체제진단을 수행한 바 있으며, 2008년 실시간 계획예방정비 공정관리시스템을 구축해 체계적이고 표준화된 선진공정관리기반을 조성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예방정비 표준화기준 개발, 예방정비기준에 따른 정비항목과 주기를 ERP시스템과 연계해 시행하고 있다.

한수원은 정비체제 선진화를 위해 선진국형 정비체제 확립과 효율성 제고를 통한 원전설비의 최적운영을 도모하기 위해 원전별 우수인력을 선발해 엔지니어링 조직을 확대한 바 있다. 또 해외 우수원전과 원전 기자재 제작회사에 우수인력을 장기 파견해 핵심시스템 엔지니어를 육성하는 등 글로벌 기술 인력을 지속적으로 양성하고 있다.

이밖에도 한수원은 핵심과 취약분야 기술습득을 위해 우수한 인력을 해외나 국내 설비제작 기관, 해외 우수원전에 파견하는 등 위탁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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