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상적인 REC거래가격! 하반기부터 거래시장 활성화될 것”
“비정상적인 REC거래가격! 하반기부터 거래시장 활성화될 것”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2.06.10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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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진 에너지관리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 소장
거래시스템 운영 다소 안정적으로 정착돼
조력발전, 생태계의 영향 최소로 추진돼야
보조금 연착륙할 수 있도록 줄여나갈 방침
침체된 태양광시장, 해외서 돌파구 찾아야
세계태양광시장 日·中·美 등으로 이동 중
신재생E 원천기술과 글로벌 기업 육성해야


[에너지타임즈 김진철 기자] “화석에너지가 매장된 자원을 이용하는 것이라면 신재생에너지는 기술로 만들어내는 에너지입니다. 신재생에너지 전원이 11가지나 되지만 이중 기술집약적인 전원이 있는가 하면 아이디어 전원도 있습니다.”

김형진 에너지관리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 소장은 국내 환경을 조목조목 꼬집어가며 신재생에너지의 필요성을 어필했다. 먼저 그는 발달된 우리의 공업기술과 화석연료를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설명한 뒤 우리나라가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접근하기 좋은 국가 중 하나임을 강조했다.

지난 2010년 기준 총발전량 대비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1.24%. 2005년 이후 신재생에너지의 발전량은 연평균 8.3% 증가하고 있다.

정부는 총발전량 대비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오는 2020년 4.7%, 2030년 7.7%를 목표로 설정했다.

김 소장은 “신재생에너지 발전단가가 관련 기술개발과 투자확대를 비롯해 화석연료의 가격상승 등으로 화력발전단가와 경쟁할 수 있는 수준으로 낮아질 것”이라면서 “특히 풍력발전은 충분한 경제성을 확보함에 따라 보조전원에서 주요 발전전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부터 RPS(Renewable Portfolio Standard,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가 도입됐다.

이 제도가 도입됨에 따라 REC(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 거래시장이 개설됐으며, 현재 태양광부문과 비태양광부문으로 나눠 운영되고 있다. 지난 2월부터 첫 REC 현물시장 개장 이후 몇 차례에 걸쳐 이뤄졌으며, 그 결과 태양광분야의 REC 거래가격은 점차 하락곡선을 그린 반면 비태양광분야의 REC 거래가격은 상승곡선을 타고 있다.

먼저 김 소장은 “오는 7월부터 REC 거래가 활성화될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이어 그는 “RPS제도는 수요와 공급에 따른 시장논리로 신재생에너지의 보급촉진과 경쟁을 통해 생산비용을 절감하는 제도”라고 소개한 뒤 “아직 제도시행 초기이기 때문에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면이 없잖아 있다”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태양광부문의 경우 대부분 계약시장에서 거래가 성사되다보니 현물시장에서의 수요는 적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비태양광부문의 경우 초기인데다 비교적 많은 자본이 필요한 사업이기 때문에 공급이 수요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김 소장은 “(현재 거래시장에 쏟아지는 태양광부문의 물량은) 재고물량에 해당하는 것으로 비정상적인 거래시장을 형성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면서 “(정부 등에서) 막을 수는 없지만 이런 현상들이 당장 문제가 되는 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REC 거래시스템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것으로 평가됐다.

김 소장은 “(REC 거래)시스템의 운영측면에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정착되고 있다”면서 “시장이 개설되고 물량이 거래되는 일련의 과정에서 문제점이 아직까지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소규모 태양광발전사업자에 대해 현물시장보다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할 수 있는 계약시장을 이용하는 것이 보다 효율적이라고 방향을 제시했다.

김 소장은 앞으로 태양광발전사업을 추진하는 사업자는 보다 면밀한 검토를 할 필요가 있다고 어필했다. 이와 관련 “다양한 변수가 존재할 수 있다”고 전제한 뒤 “사업자의 부지 보유 유무를 비롯해 설비비용과 가중치 등이 경제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옥석을 가려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 소장은 “지금은 시장이 혼란스럽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가중치 등 경제성이 뛰어난 방향으로 보급이 활성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소규모 발전사업자들은 정확한 지식을 바탕으로 사업을 추진해야 하며, 사행심으로 접근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신재생에너지 관련 보조금은 대폭 축소된다.

김 소장은 “보조금 지급은 (신재생에너지)시장의 초기 보급을 촉진하기 위한 조치였으나 시장이 어느 정도 형성된 지금 보조금을 줄이지 않을 경우 시장을 왜곡할 우려가 있다”면서 “사업자가 큰 피해를 입지 않는 범위 내에서 보조금을 연착륙할 수 있도록 줄여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올해부터 주택용으로 보급되는 600kW급 이상의 태양광발전설비에 대한 보조금이 폐지된 상태”라면서 “이는 사업자에게 시그널(신호)을 준 것이고, 자체 평가에서 경제성이 충분히 있다고 판단했다”고 관련 근거를 제시했다.

최근 침체된 태양광발전시장과 관련 김 소장은 해외진출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김 소장은 “세계 태양광발전시장의 절반이상을 차지하는 유럽의 재정위기로 수요가 위축됐고, 최근 몇 년간 시장참여 기업의 확대 등 공급과잉이 빚어지면서 세계 태양광발전시장은 침체된 상태”라면서 “국내 태양광발전시장이 수요한계에 직면했기 때문에 산업의 발전과 성장을 위해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가) 중국과 가격경쟁을 하는 것보다 향상된 기술과 차별화된 비즈니스모델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면서 “오는 2012년 이후 주요 수요처가 유럽에서 일본을 비롯한 중국, 미국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난항을 겪는 조력발전에 대해 김 소장은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김 소장은 “서해는 조력에너지 개발이 유리한 천혜의 입지환경을 갖추고 있다”면서 “갯벌파괴 등 환경적인 문제를 최소화하는 개발모델이 정착될 경우 앞으로 전망이 매우 높은 신재생에너지 전원 중 하나”로 손꼽았다.

이어 그는 “조력발전은 다른 신재생에너지 전원과 달리 대규모 건설이 동반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면서 “그에 따른 종합적인 환경영향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선행돼야 하고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뒤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할 것”이라고 방향을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김 소장은 우리나라 신재생에너지산업이 발전해야 할 방향으로 핵심원천기술 확보로 기술경쟁력을 강화하고 세계시장 선도 글로벌 기업 육성에 총력을 기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형진 소장의 Profile & Episode>

김형진 소장은 에너지관리공단의 역사와 호흡을 같이 했다.

김 소장은 지난 1980년 에너지관리공단 출범과 함께 공채 1기로 업계에 발을 들여놨다. 태양열에너지 전문가로 입사하면서 그는 신재생에너지산업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대체에너지와 기술지도, 보일러, 수송에너지, 건물에너지, 주택단열 등 에너지관리공단의 다양한 업무를 섭렵하면서 32년간의 에너지관리공단 발자취에 동행했다.

긴 역사만큼이나 구구절절(句句節節)한 에피소드도 많다고 한다.

신입직원 시절, 그는 주택단열업무를 맡았다고 한다. 당시 새마을운동 등으로 대부분의 주택이 블록만으로 지어지거나 고쳐짐에 따라 주택단열은 최악의 수준. 물론 주택단열에 대한 국민의 인식뿐만 아니라 효과에 대한 불만으로 홍보에 난항을 겪었다고 한다.

고민하던 그. 해법을 찾았다. ‘보여주자! 그러면 믿을 것이다’란 생각으로 당시 신혼집의 집주인을 끈질기게 설득시켰다고 한다. 신혼집을 당시 단열자재였던 스티로폼 등으로 단열시공을 한 뒤 지역주민들에게 공개했고 이후 주택단열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급변했다고 회상했다.

김 소장은 신혼생활의 단꿈에 사로잡혀 있었던 아내의 반응에 대해 옅은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추억이죠’란 말도 남겼다.

태양열에너지 보급을 담당하던 당시 김 소장은 큰 고민에 빠졌다고 한다. 태양열에너지에 대한 인식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지역주민들의 발길이 잇따르는 곳이 어디일까를 고심하던 끝에 동사무소(現 지역주민센터)를 생각해냈다고 한다.

그는 지역주민들이 동사무소로 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길목에 부랴부랴 태양열에너지를 설치한 뒤 지역주민이 태양열에너지로 데워진 온수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만들어 홍보효과를 톡톡히 봤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밖에도 김 소장은 어느 한적한 마을 한 곳을 정해 지금의 바이오가스로 불리는 메탄가스를 활용하기로 했다. 그는 구덩이를 판 뒤 계분(鷄糞)을 볏짚과 쌓아 포집용 비닐을 씌웠고, 이곳에서 발생한 메탄가스를 부엌에서 사용하기도 했다. 이것이 바로 지금의 바이오에너지다.

당시 마을주민들은 메탄가스를 이용해 요리를 하는 모습을 보고 한 주민은 신기해하면서도 닭똥으로 만든 제사음식을 만들지 못하겠다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이밖에도 그는 32년간의 걸어온 발자취를 더듬어봤지만 시간관계상 취재수첩을 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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