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개 이야기(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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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5.27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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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영어’는 일반적인 영화 감상평이 아닌 우리 사회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상황을 연관시킨 필자의 생각이 표현되며, 영화속의 명장면과 명대사를 통한 교훈도 소개하고 있다. 필자(신병철)는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에 근무 중이며 지난 수년간 세계 각국의 탄소배출권과 관련한 비지니스를 직접 수행해온 인물이다.


어느 날 그녀는 한 남자간부와 함께 해외출장길에 올랐다. 같은 호텔에 숙박하게 된 두 사람, 저녁 식사 후 그녀는 남자의 객실문을 두드렸다. 성공적으로 진입에 성공한 그녀는 갑자기 옷을 훌러덩 벗어 던지더니 남자에게 잠자리를 요구했다. 살아남기 위한, 자신의 보호막을 구하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남자는 현명하게 이를 거부했고 다행히도 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다.

그녀와 친하게 지내며 그녀를 이리저리 돕던 다른 여직원도 결국 공금횡령으로 회사를 떠나게 되었다. 많은 사람이 모인 조직에는 별의별 사람들이 다 있게 마련이다. 만약, 의사결정과정 등에서 이러한 사람들이 개입되게 되면 여러 가지 좋은 의견이 사장되는 경우가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은 명약관화하다. 나라를 풍전등화의 위기로까지 몰고 갔던 원균과 이순신 장군간의 관계를 생각해 보면 필자의 말이 더욱 생생하게 와 닿을 것이다.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느냐고 의아해할 수도 있겠지만, 무죄한 개를 참혹하게 때려죽이거나 도박, 여탐을 일삼는 종교인들, 20년 지기 친구를 때려죽이고 술 마시다 사망한 것으로 감쪽같이 위장한 친구들, 뇌물 받고 편파 수사한 경찰관, 잔반을 재활용하는 식당 등 다양한 일탈의 사건들이 뉴스 속에서 비일비재 나타나고 있는 것이 이 세상이다.

이러한 사람들이 사회 각계각층에 섞여 있는 가운데 그래도 세상이 이렇게 돌아가고 있는 것은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혹은 최소한의 양심이라도 지켜가면서 살아가고 있는 많은 분들이 계시기 때문일 것이다.

정씨는 동네 의사였다. 2009년 12월 18일 새벽, 전남 화순으로 체험학습을 갔던 당시 고 2 딸아이가 자살을 했다는 비보가 그에게 들려왔다. 놀란 가슴을 부여 앉고 찾은 병원, 영안실에 들어서자마자 학교측은 자신들은 책임이 없다는 말부터 했다고 한다. 딸아이의 시신을 덮고 있는 하얀 천을 들어 올려보니 구타의 흔적이 발견되었다.

의심이 들어 알아보니 다른 학생 네 명이 딸아이를 30분간 때리고 세면대에 머리를 박는 등 그간 딸아이가 학교폭력에 시달려 왔다는 것이 밝혀졌다. 사건의 내막을 밝히고 싶었지만 정씨가 느끼기에 검경은 너무나 느려 터졌다. 가해학생들에 대한 처벌도 솜방망이에 그쳤다. 보다 못한 정씨가 직접 검경 등이 무시해 버린 증거 등을 찾아 형사고소까지 준비하고 있지만 학교측은 아직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정씨는 지금도 계속, 여전히 싸우고 있다고 한다.

정씨는 그래도 의사다. 의사면 최소한의 배움과 재력을 갖추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 정씨가 느끼기에도 학교폭력을 밝히는 것이 너무나 힘들다고 한다. 자신보다 못 배우고 돈이 없는 아버지들은 그냥 가슴에 묻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한다. 해당 사건을 둘러싸고 과연 학교측, 경찰과 검찰의 의사결정과정에서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인지 통탄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 나의 개 이야기에 나오는 말도 안 되는 의사결정 과정들이 우리 삶 곳곳에서 보여 지고 있는 것이다.

서양에 Might is Right(힘이 정의다)라는 속담이 있다. 역으로 생각해보면 이야말로 이 사회에 부정부패가 아직도 만연하고 있는 배경을 제대로 설명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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