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동북아 오일허브사업, 역경 딛고 불씨 당겨
<창간특집> 동북아 오일허브사업, 역경 딛고 불씨 당겨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2.04.21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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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허브코리아여수, 회사채 발행으로 3600억원 자제조달
안정적인 경영기반 확보…후속인 울산사업도 청신호 켜져

[에너지타임즈 김진철 기자] 동북아시아 오일허브 구축사업이 본격적인 궤도에 올라섰다.

오일허브코리아여수(주)가 지난 3월 29일 회사채를 발행해 사업비 3600억 원을 자체적으로 조달한데 이어 조달된 자금도 환율변동에서 자유로워 안정적인 경영기반을 확보했다. 그 동안 주춤했던 오일허브 여수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한때 이 사업은 세계경제를 뒤흔들었던 유럽재정위기와 석유시황 악화 등으로 지난 2011년 3월 기존 주주였던 오일탱킹과 글렌코어가 공식적으로 사업에서 손을 뗀 뒤 새로운 주주구성의 지연으로 자금조달에 발목이 묶여 난항을 겪었다.

특히 이 사업이 안정세를 갖고 추진됨에 따라 후속사업인 오일허브 울산사업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우리나라의 오일허브사업은 한국석유공사 주도로 지난 10여전부터 추진됐다. 지난 1970년대 오일쇼크에 대비해 출발했던 전략적 석유비축사업의 개념이 1990년대 말에 접어들어 공기업도 경영자립을 이뤄야한다는 시대적 압박에 직면했다. 당시 정적인 석유비축사업의 개념이 패러다임의 전환을 꾀해야 하는 시대적 요청에서 이 사업에 대한 고민은 시작됐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석유공사는 전략비축의 본래 취지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석유비축시설과 비축유를 활용한 수익사업을 시도하게 됐고 그 결과 석유개발 외에도 비축사업에서 소중한 사업경험을 축적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 동안 석유공사는 동적비축사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가 석유소비와 정제, 석유제품수출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음을 인지하고, 이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됐다.

특히 이 사업은 국제적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유수의 탱크터미널 업체와 오일 트레이더 등의 고객들이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참여의사를 밝혀오면서 사업성을 확인했다.

이후 석유공사는 지난 2007년 9월 세계 2위의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제품의 저장시설을 운영하는 오일탱킹과 세계 1위의 석유 등 원자재 트레이딩 기업인 글렌코어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또 2008년 11월 오일탱킹과 글렌코어, SK에너지, GS칼텍스 등과 합작법인인 ‘오일허브코리아여수(주)’를 설립했다.

당시 세계경제는 불안했다. 유럽재정위기와 석유시황 악화 등으로 인해 지난 2011년 3월 오일탱킹과 글렌코어는 공식적으로 사업탈퇴를 선언했다. 두 기업의 탈퇴와 새로운 주주구성이 지연된 데다 사업비 조달을 위한 프로젝트 파이낸싱도 제자리걸음을 하며 난항을 겪었다.

그럼에도 석유공사는 국제공동비축사업 등 석유사업으로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 2011년 말 중국 국영석유회사인 CAO와 국내업체인 삼성물산, LG상사 등을 신규 주주로 영입했을 뿐만 아니라 시설용량의 60%를 8년간 장기 사용키로 하는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오일허브사업을 다시 정상궤도에 올려놨다.

이밖에도 오일허브코리아여수는 다각적인 금융기관과의 접촉을 통해 드디어 회사채 발행이란 획기적인 해법을 찾아냈다. 또 지난 2011년 말 시공사인 현대건설과 긴밀한 협조 하에 기업어음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에 성공, 기성금 지연 위기를 무사히 넘겼다. 특히 신용평가사와 여러 금융기관의 협의를 통해 아직 영업활동이 없는 건설 중인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자체 신용등급을 받은 후 무보증회사채 발행으로 자금조달을 할 수 있는 가능성도 확인하는 성과를 거뒀다.

그 결과 오일허브코리아여수는 신용등급 A+로 ‘안정적’이란 평가를 받아 지난 3월 22일 자기자본을 제외한 사업비 전액 3600억 원을 회사채로 발행하는데 성공했다. 조달 금리를 비롯한 여러 면에서 프로젝트 파이낸싱보다 훨씬 좋은 조건이었다.

또 오일허브코리아는 회사채 발행 1주일 만인 지난 3월 29일 원화표시 회사채 전액을 달러로 통화스왑 함으로써 앞으로 달러매출에 따른 환위험 헤지를 해 안정적인 경영기반을 구축하게 됐다.

특히 이 사업으로 인해 직간접적인 생산유발효과가 지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연평균 3066억 원에 이르고, 2015년 기준 직·간접적인 고용인원은 1387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석유공사는 여수사업에 이어 울산 신항만 북항지역에도 1차적으로 990만 배럴 규모의 저장시설을 건설하고 운영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지난 3월 28일 세계 1위의 석유화학제품 탱크터미널 서비스 제공회사인 Vopak과 상호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석유공사는 여수사업으로 습득한 주주영입과 엔지니어링, 자금조달, 고객확보 등의 경험과 노하우가 울산사업 성공의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면서 “울산사업은 동북아시장에서의 전략적 위치와 인근 SK에너지와 S-OIL 정유공장과의 연결성 등으로 그 성공가능성을 이미 높게 평가받고 있다”고 밝혔다.

울산사업은 예비사업 타당성 분석 시 최종 목표인 27억8900만 배럴의 저장시설을 구축할 경우 생산유발효과가 4조4647억 원, 2만2000명의 고용유발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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