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영어 -내부고발자(下)-
스크린영어 -내부고발자(下)-
  • 에너지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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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4.21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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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영어’는 일반적인 영화 감상평이 아닌 우리 사회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상황을 연관시킨 필자의 생각이 표현되며, 영화속의 명장면과 명대사를 통한 교훈도 소개하고 있다. 필자(신병철)는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에 근무 중이며 지난 수년간 세계 각국의 탄소배출권과 관련한 비지니스를 직접 수행해온 인물이다.


영화 내부고발자의 여주인공 캐시는 원래 미국 네브라스카주의 경찰이었다. 목돈을 벌기 위해 내전이 종료된 보스니아에 UN평화유지군으로 파견을 나갔고 그 곳에서도 경찰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하지만 캐시가 가서 보니 허울이 좋아 평화유지군이지 그들 중 상당수는 공공의 적이었다. 일부 UN직원들은 현지 경찰 및 외교관들과 공모하여 조직적으로 미성년자들에 대한 납치와 인신매매, 공갈협박, 살인을 자행하고 있었다.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캐시는 사명감이 투철한 직업경찰이었다. 이들로부터 가엾은 소녀들을 구해 내어 그 황폐한 죄악의 땅에 정의를 뿌리심고 싶었다. 하지만 이를 알게 된 부패한 세력들은 그녀의 의로운 시도를 조롱하며 조직적으로 방해하고 협박하였다. 일개 경찰에 불과한 그녀 혼자의 힘만으로 조직적 부패세력과 맞선다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것보다 무모한 일이었다. 다행히 그 곳에도 의로운 사람들이 일부 있어 캐시는 이들의 도움을 받아 그 곳의 부패상황을 BBC를 통해 세상에 알릴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그런다고 해서 달라진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관련자료 지목된 UN직원들은 자신들의 혐의를 극구 부인했고 합리화 했다. 그들은 본국으로 송환되었을 뿐 아무도 처벌받지 않았다. 현지에서 비리를 주도했던 디마크라는 업체는 지금도 이라크, 아프카니스탄 등에서 미국정부와 수십억 달러의 비즈니스를 수행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사건을 폭로한 캐시는 지금 왕따가 되어 현재 국제기구로의 취업이 사실 제한되어 있다. 부패사슬이 그만큼 견고하게 연결되어 있다고도 유추해 볼 수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실은 이 세상에 부패가 없는 곳은 없다. 필자 개인적으로 봐도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많은 실수와 잘못으로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이웃에게 피해를 끼쳤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물론, 나쁜 의도를 가지고 그런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필자는 잘못이 있을 때마다 반성하고 가능한 사과했으며 그런 과정들을 거쳐 성숙하고 변화되어 왔다.

필자는 스스로를 죄인이고 못난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함부로 남을 정죄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이러한 필자도 이번 오원춘씨 사건을 보고 너무나 막막한 느낌이 들어 한참을 흐느꼈다. 범죄자가 미웠고 희생자와 그 가족들이 너무나 측은했으며 경찰에 대해서는 공분을 금할 수가 없었다.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평소에는 잘 느끼지 못하다가 부당한 일을 한 번 겪고 나면 이 사회시스템이 참으로 허술하고 불공평하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경우가 있다.

세상을 어떻게 살 것인가? 돈과 힘이 있다면 큰 소리를 치며 살아도 되겠지만, 자신이 연약하다면 숨죽이며 살아가는 편이 편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실망할 것은 없다 한 가지 분명한 건 어두운 이 땅에 밝은 빛을 비추며 살아가는 의로운 분들도 상당수 존재한다는 것이다.

어디서든지 빈민을 학대하는 것과 공의를 박멸하는 것을 볼지라도 그것을 이상히 여기지 말라는 말이 있다. 높은 자보다 더 높은 자들이 감찰하고 그들보다 더 높은 자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세상의 모든 일을 선악 간 공정하게 판단해 줄 더 높은 분이 계시다는 것은 참 다행한 일이다.

These young women put themselves in great risks by confiding at me and I let them believe that they receive justice. But I let them down. So the least thing that I can do was let them be heard.

젊은 여성들은 나에게 비밀을 털어놓음으로 인해서 커다란 위험을 떠안아야 했지만 나는 그녀들에게 정의가 실현될 것이라고 믿게 했습니다. 하지만 나는 그네들을 실망시켰습니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일은 그녀들의 실상을 방송을 통해 알리는 것이었습니다.

(보스니아에서 납치당한 젊은 여성들은 보복이 두려워 캐시에게 사실을 말하려 하지 않았지만, 캐시는 그들을 지켜주겠다고 설득하여 협조를 얻어 낸다. 하지만 캐시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다. 현지의 부패한 실상을 캐시에게 폭로했던 한 여성이 그 일로 인해 비참하게 살해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이를 가슴아파하며 캐시가 고백하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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