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韓-美-佛-벨기에, 고밀도 LEU 전환 연결고리 형성
<창간특집> 韓-美-佛-벨기에, 고밀도 LEU 전환 연결고리 형성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2.04.14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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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硏, 독창적 신기술 원심분무 핵연료 분말제조 기술 보유
이 기술 상용화시 연간 500만불에 달하는 막대한 수출효과 발생
[에너지타임즈 김진철 기자] 고성능 연구용 원자로에서 사용되는 고농축우라늄(HEU) 연료를 저농축우라늄(LEU) 연료로 전환하기 위한 핵연료 개발에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과 프랑스, 벨기에 등 4개 국가가 손발을 맞춘다.

이들 4개 국가는 지난 3월 서울에서 열린 서울핵안보정상회의 기간 중 고성능 연구용 원자로에서 사용되는 고농축우라늄 연료를 저농축우라늄 연료로 전환하는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키로 하고 전격 발표했다.

이 협약이 체결됨에 따라 우리나라를 비롯한 4개 국가는 고성능 연구용 원자로에서 사용되는 고농축우라늄 연료를 핵무기로 악용될 우려가 없는 안전한 저농축우라늄 연료로 전환하는 사업으로 핵 안보 증진을 위한 국제적인 노력에 기여키로 했다.

현재 연구용 원자로 핵연료는 민간부문에서 고농축우라늄을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으며, 매년 600kg이상의 고농축우라늄이 20여개의 고성능 연구용 원자로에서 사용 중이다.

주요 협력 사업을 살펴보면 미국이 올해 말까지 충분한 양(110kg가량)의 저농축우라늄을 우리나라에 제공하면, 우리나라는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개발한 원심분무기술을 이용해 우라늄-몰리브덴 합금 분발 100kg을 내년 중으로 제조하게 된다.

원자력연구원의 이 기술은 우라늄과 금속의 합금을 1600∼1800℃ 고온의 진공상태에서 녹인 뒤 이를 고속으로 회전하는 원판 위에 분사시켜 원심력에 따른 미세한 구형분말형태를 응고시키는 것으로 우리나라가 창안한 독창적인 신기술이다.

특히 원자력연구원은 연구용 원자로인 하나로(HANARO) 건설과 함께 지난 1987년 연구로 핵연료기술자립을 위한 국산화 개발에 착수, 1989년 원심문무 기술을 개발했다. 이후 1992년 세계 최초로 원심분무 우라늄-실리콘 합금 핵연료 분말제조, 1997년 세계 최초로 원심분무 우라늄-몰리브덴 합금 핵연료 분말 제조 등에 각각 성공했다. 1998년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과 프랑스, 일본, 캐나다, 영국 등의 특허등록을 마무리한 바 있다.

이 기술은 기존 파쇄법으로 제조된 핵연료에 비해 ▲고순도 ▲원자로 내외 성능향상 ▲공정 단순화 및 제조원가 절감 ▲제조수율 향상 등의 우수성을 갖고 있으며, 우라늄-몰리브덴 합금의 경우 연성이 강해 파쇄법으로 분말 제조자체가 어려우나 원심분무방법을 이용하면 균일한 분포의 분말제조가 가능해 세계 유일의 상용급 우라늄-몰리브덴 합금 핵연료 분말제조 기술로 인정받고 있다.

이렇게 제조된 우라늄-몰리브덴 합금 분발은 프랑스에 제공되며, 프랑스 AREVA-CERCA사는 고밀도 우라늄-몰리브덴 합금 핵연료를 제조한다. 또 고밀도 우라늄-몰리브덴 합금 분산 핵연료의 적절한 형태가 검증되면 프랑스와 벨기에는 우라늄-몰리브덴 합금 핵연료를 고성능 연구용 원자로에 장전된다.

특히 우라늄-몰리브덴 합금 핵연료 장전 이후 전문가들이 우라늄-몰리브덴 합금 핵연료의 성능과 이 협력 사업의 여타 기술적인 측면을 평가한 결과가 만족스러운 것으로 판명될 경우 우리는 연구용 원자로 연료를 고농축우라늄에서 저농축우라늄으로 전환하고자 하는 국가들에 대해 적절한 정보를 제공하고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는 등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원자력연구원 관계자는 “고성능 연구용 원자로의 저농축우라늄 연료 전환을 통한 고농축우라늄의 최소화에는 우리나라가 창안한 원천기술이 핵심적인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의 선진 원자력기술이 글로벌 핵 비확산 노력에 직접적으로 기여한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번 공동사업 참여는 우리나라의 원자력 R&D 능력을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계기이자 세계 연구용 원자로 핵연료 시장과 연구용 원자로 시장 진출 확대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밖에도 이 관계자는 “우라늄-몰리브덴 합금 핵연료가 상용화돼 우리가 원심분무 우라늄-몰리브덴 합금 핵연료 분말 공급자로 부상할 경우 연간 500만 달러 이상의 수출효과도 발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용 원자로와 고농축우라늄

원자력발전소는 우라늄의 핵분열 연쇄반응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이용하는 원자로로 고온고압에서 운전되므로 고온에서 안전한 세라믹 핵연료를 사용하고 있다. 특히 경수로의 경우 우라늄0235의 농축도가 최대 5%인 저농축우라늄, 중수로는 농축도 0.7%의 천연우라늄을 각각 이용한다.

이와 반대로 연구용 원자로는 핵분열 연쇄반응과정에서 방출되는 중성자와 고에너지 방사선의 이용을 목적으로 하는 원자로로 낮은 온도에서 운전되므로 가공이 용이하고 열전도도 좋다. 따라서 단위 부피당 우라늄 밀도가 높은 금속 핵연료를 사용하고 있다.

연구용 원자로도 크게 우라늄-235 농축도 20% 미만인 저농축 우라늄, 우라늄-235 농축도 90%이상인 고농축 우라늄을 연료로 사용하는 원자로로 구분할 수 있다.

지난 1988년 이전에 설치됐던 대부분의 연구용 원자로는 우라늄-235 함량이 최대 93%인 고농축 우라늄으로 만든 핵연료를 사용하고 있다. 핵연료 부피를 줄일 수 있고 단위 부피당 우라늄 밀도를 높이지 않아도 충분히 높은 성능을 낼 수 있는 이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978년 핵비확산체제를 위협하는 고농축 우라늄 사용을 제한하기 위해 미국의 주도로 RERTR(Reduced Enrichment for Research and Test Reactors) 프로그램과 9.11 테러 이후 2004년 GTRI(Global Threat Reduction Program) 프로그램 등이 가동되면서 저농축 우라늄 전환의 노력이 확대됐다.

RERTR 프로그램을 통해 38기의 연구용 원자로의 핵연료가 저농축 우라늄으로 전환됐다. 또 GTRI 프로그램으로 26기의 연구용 원자로가 저농축우라늄으로 전환됐고, 12기의 연구용 원자로가 폐쇄됐다.

지난 2월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가동 중인 231기 중 일부 대형 고성능 연구용 원자로는 높은 성능을 내기 위해 여전히 고농축 우라늄을 핵연료로 사용 중이며, 이를 저농축 우라늄으로 전환하기 위한 기술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현재 비군사용으로 고농축 우라늄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분야는 연구용 원자로 핵연료로 20기에 달하는 고성능 연구용 원자로가 연간 600kg 이상의 고농축 우라늄을 핵연료로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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