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 한전 자회사 배당을 둘러싼 불편한 진실
<기자의눈> 한전 자회사 배당을 둘러싼 불편한 진실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2.03.30 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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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과 발전자회사 간 배당률을 둘러싼 갈등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최근 발전6사의 지분을 100% 보유한 한전이 경영수지악화를 이유로 주주배당률을 전년대비 2배 이상으로 요구하자 발전자회사가 후속사업과 발전설비 유지보수비용 등을 확보할 수 없어 안정적인 전력공급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반발했다.

그러자 한전은 발전자회사로부터 70%의 배당률을 받지 못할 경우 1.7%의 전기요금 추가인상요인이 발생한다면서 국민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불가피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또 지난 2007년 이후 유가와 유연탄 가격이 70∼90% 상승한 반면 전기요금은 23% 인상에 그쳤고 그 결과 최근 4년간 발전6사는 7조6000억 원의 영업이익이 발생한 반면 한전은 8조5000억 원에 달하는 영업 손실을 떠안았다.

그 동안 발전자회사는 한전의 70% 배당률을 두고 발전소 건설 등 후속사업을 비롯해 재투자와 발전설비 유지보수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안정적인 전력수급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을 지적했다.

이에 한전은 이들의 주장을 일축했다. 이 배당금은 발전설비 노후설비 유지보수비용 등이 집행된 후 결정된 것으로 올해 유지보수비용이 이미 책정돼 집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 초 발전자회사의 발전설비 보강투자비용과 수선유지비용 등에 4조4000억 원이 책정돼 있고 배당금과 관계없이 발전설비 유지와 안정적인 운영에 투입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발전자회사는 한전의 주장에 예산이 편성돼 있더라도 집행할 자금이 없으면 무용지물(無用之物)이 아니냐면서 채권을 발행하는 등 자금을 빌려 한전에 배당금을 지불하라는 것과 뭐가 다르냐면서 발끈했다.

한전과 발전자회사 간의 근본적인 갈등 원인은 저평가된 전기요금으로 요약된다. 우리나라 전기요금체계를 살펴보면 수입이 줄어든 반면 지출이 늘어나는 형국으로 한전이든 발전자회사든 누구 하나는 반드시 손해를 봐야 한다. 지금도 전기요금 인상요인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반면 전기요금은 글쎄(?).

한전이든 발전자회사든 억지 주장을 펴야하는 불편한 진실. 지금은 한전과 발전자회사의 갈등이지만 정부와 국민의 불편한 진실로 번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우리 옛말에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란 말이 있다. 잘못된 전기요금체계의 단면이 곳곳에 여실히 드러나고 있고,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음을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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