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민, 에너지절약 궐기대회, 90분의 열기 속으로∼
전북도민, 에너지절약 궐기대회, 90분의 열기 속으로∼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2.02.24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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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관리공단 전북지역본부-
전북도민 1000여명 참석…장내 열기 후끈 달아올라
지도자 33인 독립정신으로 에너지절약 선도에 앞장

[전주=에너지타임즈 김진철 기자] 1000여명이 넘는 전북도민들이 전북도청 대강당에 모였다.

아이돌스타가 나타난 것일까. 아니다. 최근 중동사태 불안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과 난방용 전기제품의 사용급증으로 인해 전력수급이 불안해지자 에너지절약으로 극복해보자면서 전북도민들이 하나둘 모인 탓이다.

나라 잃은 슬픔에 비할까만, 에너지절약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이때 독립운동정신에 버금가는 정신으로 지금의 난국을 뚫고, 우리 후손들이 보다 아름다운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세상을 열어주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이날 에너지절약 궐기대회는 지역지도자 33인이 선두에 섰고, 전북도민 남녀노소(男女老少)를 불문하고 뒤를 따랐다.

기자는 지난 22일 전북도청(전북 전주시 소재) 대강당에서 열린 숨 막히는 전북도민 에너지절약 궐기대회 90분을 스케치했다.


# 오후 1시 40분

전북도청 대강당 안내데스크는 인산인해(人山人海). 모여든 전북도민들로 인해 통제가 불가능할 정도다. 바쁜 와중에도 전북도민들은 탄소 포인트 카드를 발급받기 위해 신청서를 꼼꼼히 작성했다.

새마을부녀회 회원들은 에너지절약 띠를 두르고 강당 입구에서 ‘플러그만 뽑아도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습니다’란 멘트를 목이 터져라 내질렀다. 또 한쪽에는 국민들과 가장 친숙한 에너지절약 장치인 LED조명이 전시돼 있어 전북도민들의 발길을 잡기도 했다.

본 행사 10분을 앞두고 대강당에 들어서자 중앙 강단을 중심으로 1층과 2층으로 나눠진 객석. 1층에 1000여명이 앉을 수 있고 2층에 500여명이 앉을 수 있다고 한다. 이미 1층의 2/3이상은 채워진 상태.


# 오후 2시 00분

예정된 시간이 다가왔음에도 불구하고 행사는 진행되지 못했다. 물 밀릴 듯이 모여든 인파로 어수선했기 때문이다. 주최를 맡은 에너지관리공단 전북지역본부 직원 10여명이 분주히 움직이지만 모여든 인파를 통제하기에는 역부족.

사회를 맡은 정수남 에너지관리공단 전북지역본부장은 “에너지절약은 국민들의 삶에 불편을 줄 수 있다”면서 “이에 우리(에너지관리공단 전북지역본부)도 불편함에 동참하자는 차원에서 대형행사임에도 불구하고 용역을 주지 않고 자체 소화하다보니 진행이 매끄럽지 못하다”고 사과의 말을 전했다.

2층이 개방되면서 행사장은 정리가 됐다. 그래도 자리를 잡지 못한 전북도민들은 1층 강당 끝에 서 있었다.


# 오후 2시 10분

허증수 에너지관리공단 이사장과 정헌율 전라북도 행정부지사 등 전북지역의 지도자 33인이 입장하면서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됐다. 지역지도자 33인이 자리를 잡자 큰 스크린에 에너지절약을 주제로 한 공익광고 한편이 나왔고 뒤를 이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걸 그룹인 소녀시대의 ‘에너지송’ 뮤직비디오가 방영되면서 장내 분위기는 한껏 고조됐다.

정헌율 전라북도 행정부지사는 “에너지절약은 한철 장사가 아니”라면서 “습관을 고치는 것이 어렵지만 경각심을 갖고 부지런하게 에너지절약의 습관을 고쳐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 부지사는 “최근 지구환경이 파괴되면서 아마존과 북극, 남극 등의 눈물이란 다큐멘터리가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우리가 에너지절약을 실천할 때 이들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을 것”이라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허증수 이사장은 “분야를 떠나 전북도 차원에서 에너지절약을 살펴볼 수 있는 모임을 가진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면서 “작은 걸음들이 모여 전북의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나아가 나라의 경제를 살리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이어 그는 “전북도가 다른 지방자치단체에 비해 뛰어난 리더십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면서 “이 모임이 에너지절약 문화를 전국적으로 확산시키는 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 오후 2시 28분

다음은 축하공연. 에너지관리공단에서 주체한 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한 어양초등학교(전북 익산 소재) 합창단이 강단에 섰다. 지도교사의 손동작에 맞춰 아이들은 수상곡인 에너지송을 불렀다.

객석 한 구석자리에 앉아 주변을 둘러보니 분주한 분위기는 어디에도 없고 노래에 심취한 전북도민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우리가 흔히 들을 수 있는 대중가요나 유명 오케스트라의 음악은 아니지만 분위기는 흐트러짐 없이 경건했다. 한 전북도민은 전율을 느낀 듯 몸을 부르르 떨기까지 했다.

에너지절약이란 플랜카드가 올라 올 때마다 객석에서는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고 노래가 끝나자 박수갈채가 터져 나왔다.


# 오후 2시 35분

합창이 끝난 어양초등학교 합창단은 전북교육청에 그린스쿨 에너지절약 다짐 깃발을 전달했다. 교육청 차원에서 에너지절약 교육을 강화해 줄 것을 요구하는 취지다. 이에 교육청은 깃발을 받으면 아이들의 마음도 함께 받았다.

또 세계적인 신재생에너지 기업인 (주)OCI는 전북지역에 무상으로 태양광발전설비를 기증하겠다는 의사도 밝혀 전북도민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왠지 이 기업은 전북도민의 사랑을 받아 글로벌 시장에서도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 같다.


# 오후 2시 43분

이번에는 전북도내에 에너지절약 실천사례를 전파하는 순서. 각리초등학교는 에너지절약에 대한 우수학교로 지정돼 있으며, 이날 동영상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의 에너지절약 습관이 얼마나 필요하고 중요한지 깨달았다.

한 학생은 인터뷰에서 “학교에서 배운 것을 생활에서 실천해야 된다고 생각해서 부모님께 에너지절약을 하자고 말 한다”고 말했다.

한 교사는 “아이들이 교사를 보고 배우기 때문에 교사도 에너지절약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휴비스(주) 전주공장의 에너지절약 사례도 발표됐다. 발표자는 이 자리에서 에너지절약은 기업의 생존에 버금가는 중요한 일임을 전 임직원에게 전파해 실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 오후 2시 54분

마지막으로 독립운동에 버금가는 정신으로 지역사회 에너지절약을 선도하겠다고 다짐하는 지역지도자 33인의 서약.

지역지도자는 ▲김완주 전라북도청 도지사 ▲허증수 에너지관리공단 이사장 ▲김승환 전라북도교육청 교육감 ▲박용근 전북대학교 교수 ▲남기석 전북대학교 교수 ▲유명호 한국전력공사 전북본부 본부장 ▲김병규 한국열관리시공협회 전북도회 회장 ▲최창식 대한주택관리사협회 전북도회 회장 ▲원도연 전북발전연구원 원장 ▲심성근 전북테크노파크 원장 ▲김택수 전주상공회의소 회장 ▲신효균 JTV전주방송 사장 ▲나춘규 전북의제21 추진협의회 공동대표 ▲곽인순 대한주부클런전주·전북지회 회장 ▲강정자 전국주부교실전북도지부 회장 ▲박문근 전라북도새마을회 회장 ▲장태연 전주시자전거생활협의회 의장 ▲김재명 한국산업단지공단 호남권본부 군산지사 지사장 ▲이경상 군장열병합 상무 ▲이원표 휴비스 공장장 ▲김인원 OCI(주) 군산공장 부사장 ▲안병수 전북지방중쇡업청 청장 ▲장길호 전라북도경제통상진흥원 원장 ▲강종수 농협중앙회 전북지역본부 본부장 ▲신양식 기술보증기금 전주기술평가센터 지점장 ▲유영호 중소기업중앙회 전북지역본부 보눕장 ▲문철상 전북신용보증재단 이사장 ▲이석천 한국수자원공사 전북지역본부 본부장 ▲김길창 한국농어촌공사 전북지역본부 본부장 ▲나병윤 (주)전주페이퍼 공장장 ▲곽규현 익산어양초등학교 교장 등이다.

이날 이들과 강당에 모인 1000여명의 전북도민이 사회를 맡은 정수남 본부장의 구호에 맞춰 ‘에너지절약’이란 구호를 강당이 떠날 정도로 외치고서야 모든 행사는 마무리 됐다.


# 오후 3시 5분

행사를 마친 전북도민들은 물이 빠져나가는 듯 순식간에 강당을 빠져나갔다. 단 5분만의 일이다. 주말이 아닌 평일이어서 그런지 직장인들은 직장으로 주부들은 가정으로, 학생들은 학교로 돌아가는 발걸음을 재촉했다.

장내는 정리하는 진행요원과 보기 드물게 수장인 허증수 에너지관리공단 이사장이 마지막으로 장내를 빠져나갔다.

인사를 건넨 허 이사장은 아직 감동이 가시지 않은 듯 “참 대단한 행사였습니다”라고 들뜬 목소리를 건넸다.


# 오후 3시 10분

취재를 마친 기자는 화장실에서 일을 보고 있었다. 밖에서 한 무리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리더니 화장실 불이 꺼졌다. 처음엔 당혹했지만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럴만했다. 아무리 실내라지만 해가 중천에 떠 있고 관객들이 빠져나간 공연장에 화장실 불이 켜져 있다는 것이 아이들에게 이해가 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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