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 규정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자의눈> 규정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2.01.06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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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국내 첫 개선형 한국표준형원전(OPR1000)인 신고리원전 1호기가 1년 동안 아무 탈 없이 무사히 운전을 마치고 계획예방정비에 착수했다. 연료도 교체하고 정비와 설비개선 등을 위해서다. 반가운 소식이다.

다만 걱정되는 것은 올 겨울 전력수급이다. 9.15 대규모 정전사태 이후 올 겨울 전력수급이 어려울 것이란 우려 섞인 목소리가 곳곳에서 제기됐다. 심지어 광역정전까지 운운하는 상황이다. 이뿐인가. 지식경제부 장관이 절전을 호소하는 것도 모자라 대통령까지 나서서 절전을 당부하는 판이다. 이 와중에 계획예방정비로 대형 발전소가 가동을 멈춘다(?). 그것도 올 겨울 전력수급이 가장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1월에…

보통 계획예방정비 일정은 발전회사가 전력거래소에 요청하면 전력거래소는 이를 검토한 뒤 지경부에 보고하고 지경부가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된다. 물론 절차상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 굳이 1월에 할 필요가 있을까. 원전의 계획예방정비를 늦출 경우 원자로의 상태가 불완전해질 수 있다. 그렇지만 앞당길 수는 있지 않을까. 취재결과 발전회사는 전력거래소에서 결정할 사안, 전력거래소는 원전의 경우 발전회사에서 결정할 문제라는 원론적인 대답만 돌아왔다.

정부도 안정적인 전력수급 차원에서 공급능력을 확보하겠다고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이 상황에 오죽했으면 계획예방정비를 했을까 싶지만 규정에 너무 맞추다보니 이런 결과를 가져오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이를 두고 시시비비(是是非非)를 따지자는 건 아니지만 규정도 필요에 따라 만들어진 것이다. 따라서 지켜야 할 의무는 반드시 존재한다. 하지만 규정도 시대상황 등을 고려해 효율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규정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뜻이다.

안정적인 전력공급 측면에서 공급능력을 확보하는 것이 최선책이다. 소비자는 다소 이기적이기 때문에 수요관리에 한계가 있음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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