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러 PNG사업, 아시아 경제동맥 잇는 역할
<사설> 러 PNG사업, 아시아 경제동맥 잇는 역할
  • 에너지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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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1.06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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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런 사망 이후 러시아 PNG프로젝트도 정치적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물론 이 프로젝트는 세부적인 사항을 조율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지금 당장 프로젝트의 직격탄을 맞지는 않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다만 이 프로젝트의 추진여부를 단정 짓는 것도 아직은 이르다.

이 프로젝트를 추진하는데 당장 북한의 변수가 작용하겠지만 올해 대통령 선거를 치루는 우리나라와 러시아의 정치적 문제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현재 북한의 경우 체제정비를 위해 얼마가 될지 모르겠으나 문을 꼭꼭 닫을 가능성도 농후하다. 최악의 경우 이 프로젝트는 답보 없이 당분간 추진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김정일 위원장이 사망하기 전 이 프로젝트 추진에 의욕을 보인만큼 새로운 북한의 지도부도 이를 무시할 수 없어 이 프로젝트를 계속 추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전제로 추진된다면 세부조율을 뒤로하고라도 진척은 상당히 빨라질 수 있다.

특히 북한은 정치를 안정화시킨 뒤 중국을 경제적으로 견제할 수 있는 수단으로 이 프로젝트가 꼭 필요한 것으로 손꼽힌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북한은 통관요금이란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메리트도 발생한다.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셈이다.

오는 3월 치러지는 러시아 대통령 선거도 변수 중 하나다. 일부 전문가는 대선 출마를 언급한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러시아 총리가 당선된다는 가정 하에 러시아 PNG프로젝트를 추진하는데 유리하다는 주장과 우리에게 유리할 게 없다는 주장이 엇갈린다.

전자의 경우 러시아는 유럽과의 관계를 더 진전시킬 수 없어 동북아지역으로 천연가스를 수출해야 할 처지이지만 중국은 터무니없는 가격을 요구하고 일본과는 외교적 마찰을 빚고 있어 우리나라를 대안으로 삼고 있다. 푸틴 총리는 경제적인 실리를 취하는 인물로 손꼽히기 때문이다.

반면 후자의 경우 푸틴 총리가 러시아 PNG프로젝트 추진 당시 사할린LNG터미널을 짓는 게 어떻겠냐고 일본에 겹치는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연스레 사할린LNG터미널프로젝트로 무게중심이 이동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 상황에 직면할 경우 러시아는 우리나라든 일본이든 어느 곳과 손을 잡더라도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우리나라 정치도 러시아 PNG프로젝트를 추진하는데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 프로젝트가 언급되던 당시 여야를 떠나 일부 의원들이 안보적인 측면을 우려하며 반대 입장을 펼친 바 있다. 또 보수진영도 일부 우려하는 분위기다.

결론적으로 따져보면 이 프로젝트와 관련됐던 이명박 대통령과 사망한 김정일 위원장을 비롯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Dmitry Medvedev) 러시아 대통령 등 3개 국가의 원수들이 올해 중으로 모두 바뀐다.

우리나라와 러시아의 새로운 정권과 북한의 새로운 지도부가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모든 상황이 바뀐 상태에서 러시아의 새로운 정권이 북한을 얼마나 통제할 수 있을지도 사실상 미지수다. 물론 우리나라도 안보적인 측면에서 그리 자유롭지 못하다.

이 같은 정세를 반영할 때 지금 당장 우리나라는 어떠한 조치도 취할 수 없다. 다만 이번 참에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경우의 수를 놓고 심도 있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다르게 보면 시간적 여유를 확보한 셈이다.

다만 이 프로젝트는 단순히 가스를 공급받는 측면만 볼게 아니다. 표면적으로 살펴보면 단순히 천연가스를 공급받는 것이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한반도와 러시아, 더 나아가 중국 등과 경제 권역을 형성하는 것에 있다. 후속사업으로 지목되는 송전선로사업이나 철도사업 등 각종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는 등 한반도와 러시아, 중국 등 아시아의 경제혈맥을 잇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이다.

이번 참에 정부당국이나 실무자 등도 ‘안 되면 그만이지’란 생각보다는 안보를 위협하지 않는 수준에서 이 프로젝트의 상징적인 의미를 되새겨 아시아를 하나의 경제 권역으로 만들 수 있는 해법을 찾는데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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