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 정부·정유사, 자영업자 먼저 생각해야
<기자의눈> 정부·정유사, 자영업자 먼저 생각해야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1.12.09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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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주유소 공급자 선정을 위한 두 번째 입찰이 지난 8일 마감됐다. 결과는 유찰이다.

알뜰주유소 취지에 걸맞게 저렴한 가격에 기름을 공급받으려는 정부와 수익성과 기존 주유소 고객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한 정유회사 간 눈높이를 좀처럼 좁히지 못한 결과로 풀이되고 있다.

유찰 이후 정부는 정유회사와 만나 수의계약 협상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아직까지 협상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정부는 연내 알뜰주유소를 출범시키겠다는 입장을 강력히 고수하고 있다.

정부가 국민들에게 조금이나마 저렴한 가격에 석유제품을 공급하는 건 당연한 사명이다. 마찬가지로 정유회사가 수익을 중시하는 민간 기업이니만큼 수익성과 고객을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주유소를 직접 운영하는 자영업자다.

최근 대형마트가 들어서면서 동네 구멍가게는 문을 닫기 시작했다. 대형마트 등장으로 소비자의 소비패턴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사실 대형마트의 가장 큰 강점은 한 자리에서 다양한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 특히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가격은 보다 더 저렴해졌다. 구멍가게에서 100원짜리 과자를 살 때 10원을 할인해 주는 것과 수준이 다르다. 또 다양한 혜택을 이용한 마케팅으로 고객의 발길까지 잡으면서 동네상권은 완전히 무너졌다.

알뜰주유소도 이런 결과를 가져오지나 않을까 우려된다. 나란히 폴 주유소와 알뜰주유소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누가 보더라도 소비자는 100원가량 저렴한 알뜰주유소로 발길을 돌리게 된다. 폴 주유소에 파리가 날리는 반면 알뜰주유소는 줄을 서서 주유하려는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와 관련 정부는 정유회사에서 폴 주유소의 석유제품 공급가격을 인하하면서 자연스럽게 경쟁구도를 형성할 것이란 기대를 하고 있는 듯하다. 그렇지만 정유회사도 수익을 중시하는 민간 기업인만큼 손해 보는 장사는 안 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될 경우 폴 주유소를 달고 있거나 알뜰주유소로 선정되지 못한 자영업자들은 어떻게 될까. 곰곰이 생각해 볼 시점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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