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기요금 인상, 가뭄의 단비 수준
<사설> 전기요금 인상, 가뭄의 단비 수준
  • 에너지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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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12.02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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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전기요금이 인상됐으나 가뭄의 단비에 불과하다.

지식경제부는 가격기능에 의거 전력소비감축을 유도하기 위해 전기요금 필요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5일부터 평균 4.5% 인상했다고 발표했다. 용도별 전기요금 인상안을 살펴보면 제조업 등 산업용 고압요금이 6.6%로 가장 높게 인상됐다. 또 가로등용이 6.5%, 일반용 고압요금이 5.0%로 뒤를 이었다. 이밖에도 교육용과 산업용과 일반용 저압요금이 4.5%와 3.9%씩 각각 인상됐다.

이번 전기요금 인상은 지난 8월 4.9% 인상 이후 4개월 만에 이뤄졌으며 1년에 두 번 인상된 사례는 그 동안 없었다. 이뿐만 아니라 지난달 17일 한국전력공사의 이사회에서 정부와 사전협의 없이 주택용과 농사용을 동결하고 산업용을 인상하는 조정(안)을 의결했다. 이것도 처음 있는 일이다.

사실 중앙부처인 지경부와 한전이 이처럼 무리수를 둔 배경은 저평가된 전기요금으로 인해 에너지가격 왜곡현상이 심화되고 에너지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또 무엇보다 고유가에 따른 전기용 난방기기의 무분별한 증가는 우리나라 전력계통을 뒤흔들고 있다. 이뿐인가. 전력수요가 동계에 집중되다보니 동계를 위한 추가 발전설비가 건설돼야 하는 문제점도 갈수록 대두되고 있다.

여론의 뭇매를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어렵사리 전기요금이 인상됐다. 그럼에도 여전히 원가회수율은 제자리걸음이다. 현재 원가회수율은 87% 수준. 이번에 전기요금이 인상되면서 원가회수율은 90.9%까지 높아진다. 그러나 부메랑처럼 제자리로 돌아오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8월 전기요금 인상 이후 원가회수율이 90.3%로 회복됐지만 LNG와 석탄 등의 발전연료비용 상승으로 인해 원가회수율 4개월 만에 제자리로 돌아왔다.

어렵게 전기요금을 조정했지만 백사장의 모래알 수준이다. 조만간 국제유가 등을 고려해 볼 때 원가회수율은 제자리로 돌아올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

작은 구멍 하나가 큰 둑을 무너뜨릴 수 있다. 우리나라 전기요금 문제는 이제 작은 구멍이 아니라 큰 둑을 무너뜨리는 바로 직전에 왔다. 어렵게 전기요금을 조정했으나 현상유지 주순이다. 그렇다면 전기요금이 인상되지 못했다면 일보 후퇴하는 건 당연한 결과다.

전력업계 관계자들을 만나면 우리나라의 전기요금 수준을 두고 언제 터질지 모르는 둑을 보고 있는 것 같다는 표현을 자주 쓴다.

적어도 원가회수율이 떨어지지 않도록 당장 연료비연동제를 도입해야 한다. 또 저평가된 전기요금을 현실화시킬 수 있는 장기적인 방안이 서둘러 마련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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