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올 겨울 전력위기를 구할 진정한 구원투수는
<기고> 올 겨울 전력위기를 구할 진정한 구원투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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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11.18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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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민승 전력거래소 수요시장팀 팀장-
올 겨울철 전력수급에 빨간불이 켜졌다.

‘겨울철 전력수급, 초비상’‘국무총리, 동계 전력 위기 극복 전 국민의 노력에 달렸다’‘겨울 산업용 전력 10% 절전 의무화’ 등의 헤드라인이 언론지상을 장식하고 있다. 지난 9월 긴급부하조정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올 겨울철은 더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일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전력공급능력은 전년대비 2.4% 증가한 7906만kW인 반면 전력수요는 공급증가율의 2배가 넘는 전년대비 5.3% 증가한 7853만kW로 예측됐다. 따라서 올 겨울철 대부분의 기간 동안 최소로 필요한 400만kW의 예비전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으며 특히 내년 1월 둘째와 셋째 주 피크기간에는 예비력이 최하 53만kW까지 하락하는 초비상 상황이 우려되어 특단의 조치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정부가 발표한 전력수급 전망은 과거의 보수적인 기온을 전제로 하여 나온 전력수요를 기준으로 한 것으로 이상기후 등을 감안하면 상황의 심각성은 더 커질 수 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 10월에 때 아닌 폭설과 강풍이 몰아치고, 태국 등 동남아시아에서는 물난리의 뉴스가 보도되는 등 과거에는 희귀한 역사적인 사건이 될 만한 일들이 일상처럼 발생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우리나라도 지난해와 같은 강추위가 다시 오지 않을 것이란 확률적 기대에 의존하기보다는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올 겨울 전력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정부와 전력업계는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전력공급 측면에서 공급능력을 최대로 확보하기 위해서 발전소 건설공기 단축과 예방정비 일정을 조정하고, 고장 최소화를 위한 발전소 책임 운영제 등 마른 수건까지 짜내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력수요 측면에서는 수요를 억제하기 위한 공전의 초강도 수요관리 조치를 포함하고 있다. 1000kW 이상의 1만4000여 곳에는 지정한 시간에 전력사용량의 10% 감축을, 특히 피크 기간으로 예상되는 1월의 2~3주에는 4400여 곳에 20%를 의무적으로 감축하도록 하여 필요한 예비전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처럼 전력수급을 안정적으로 유지하여 위하여 단계별 조치와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한 대비책을 세워놓고 있다.

물론 이러한 새로운 조치 외에도 전력거래소와 한전에서 전력수요를 감축하기 위해 기존에 운영하고 있는 수요시장제도, 주간예고제, 지정기간제도 등의 부하관리제도가 있다. 전력수요가 높은 시간에 수요를 감축하여 수급안정을 기하는 수요반응은 발전소를 건설하는 투자비에 비해 훨씬 경제적일 뿐 아니라 온실가스 배출도 전혀 없는 무공해 청정에너지다. 전기연구원의 분석 방법에 의하면 수요를 줄이는 방법이 발전소를 건설하여 공급을 늘리는 것보다 5~7배 경제적으로 유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러한 경제적 이점과 환경적 필요성을 충분히 인식한 미국은 수요 감축 통해서 2020년에는 최대전력의 18%를 감축할 할 것으로 예측하고 연방정부 차원의 다양한 지원책을 수립하였으며, 다른 선진국들도 유사한 제도를 가지고 있다. 소비자가 참여하는 수요 감축은 합리적인 전력소비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중요한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대책과 제도가 실효성을 발휘하기 위한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절전을 위한 모든 국민의 적극 참여와 협조가 필수적이라는 점이다. 정부는 자율적인 절전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분야별 특성에 맞는 절전 실천 방법을 누구나 알기 쉬운 매뉴얼 형태로 보급하는 등 그물망형 에너지 절약 방법과 사회적 협약과 시민운동 등 모든 경제주체의 참여를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올 겨울 예상되는 전력위기는 야구경기의 최종 승부를 가르는 9회 말에서 이제 투수는 다 소진되고 한 명의 마지막 투수가 공격을 막야 내야 하는 절체절명의 형국이다. 이 투수는 기진맥진한 상태에서 혼신의 투혼을 발휘하고 있지만 여전히 힘에 겨운 모습이다. 경기는 선수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도리어 궁극적으로는 관중을 위한 것이다. 선수는 관중의 응원에 따라 움직이는 아바타와도 같다. 관중의 적극적인 성원과 실천이라는 진정 새로운 구원투수가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여전히 우리에게는 낙관할 수 있는 희망이 남아있다. IMF의 금융위기에서 세계인에게 경이적인 한국인의 위력을 보여준 금모으기의 감동이 있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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