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전기요금, 더 이상 억제할 수 없다
<사설>전기요금, 더 이상 억제할 수 없다
  • 에너지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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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8.08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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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사들의 경영 악화가 충격을 주고 있다. 올 상반기 발전사의 경영실적을 보면 동서발전은 630억원, 남동발전은 14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와 비교하면 얼마나 적자폭이 심각한지 알 수 있다. 동서발전은 927억원, 남동발전은 1376억원의 순이익이 각각 줄어들었다. 한국수력원자력을 제외한 나머지 발전 3사도 사정은 비슷하다.

전년 동기 대비 남부발전은 71%, 중부발전과 서부발전은 87%, 88% 각각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종합해보면 발전5사의 올 상반기 당기순 이익을 모두 합하면 총 32억원에 불과하다.

수백, 수천억 원씩 흑자를 내던 기업이 이렇게 짧은 기간에 적자로 돌아선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유연탄과 LNG가격의 상승이다. 발전5사(한수원 제외)의 전체비용 중 연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60∼70%로 절대적이다.

올해 사용되는 발전 원료인 유연탄의 톤당 도입가격이 그 전년도에 비해 상승한 것이 발전사들의 주요적자 요인이 됐다. 도입가격은 40∼50달러에서 60∼70달러로 약 20달러가 높아졌다.

원료비의 상승과 달리 전기요금은 인상되지 못했다. 정부가 물가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공공요금의 인상을 최대한 막고 있어 발전사의 적자폭은 더욱 커졌다.

문제는 올해가 아니라 내년이다. 최근 국제유연탄 가격이 170달러로 내년도 발전사의 유연탄 도입 단가가 될 가능성이 많다. 이대로 유연탄 가격이 지속되면 올해 원료 가격과 100달러가 차이가 난다. 유연탄 가격 20달러 인상으로 발전사가 적자로 돌아설 판에 100달러나 더 높아질 경우, 원료비 부담으로 적자가 아니라 파산을 할 수밖에 없다.

지금 상황이 그대로 적용된다면 내년도 전기요금의 인상요인은 50%를 훌쩍 넘어설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 수치는 발전사들의 경영효율성을 강조하거나 정부의 강제적인 인상억제로 막을 수 있는 게 아니다. 결국 전기요금을 인상해서 경영 악화를 막아야 한다는 결론이다.

전기요금의 현실화는 이제 피할 수 없는 일이 되고 있다. 전기요금의 인위적인 조작으로 다른 에너지 분야의 왜곡 현상은 그동안 꾸준히 지적돼 왔으나 정치적인 판단으로 실현되지 못했다.

정부는 정치적인 고려보다 현실적인 판단으로 전기요금의 억제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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