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신흥시장 중심으로 재편될 세계 자동차시장
<기고>신흥시장 중심으로 재편될 세계 자동차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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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7.08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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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묵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시장연구팀장-

최근 세계 자동차시장은 각국 정부의 신차구입 지원정책 종료와 유럽 일부국가의 재정위기, 아·중동 등 일부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 고유가 등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금융위기의 후유증에서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대지진과 쓰나미의 영향에 따른 공급부족으로 3월 이후 일본과 미국, 아세안지역 등에서 판매증가세가 주춤해지고 있다.

◇신흥시장 중심의 성장 지속

올해 4월까지 중·대형상용을 제외한 세계 자동차판매는 전년동기대비 6.9% 증가한 2,424만대로 일본과 서유럽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회복세가 계속되고 있으며 특히 러시아와 중국, 인도, 미국 등을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 유럽 등 주요 선진국의 1~4월 판매는 전년대비 0.4% 증가에 그쳤지만 중국과 인도, 러시아, 브라질을 포함한 브릭스 4개국의 판매는 10% 이상 성장하면서 신흥시장 중심의 성장이 지속되고 있다.

올해 1/4분기의 차급별 판매를 보면 경·소형차(A와 B세그먼트) 비중이 전년동기 23.5%에서 21.1%로 감소한 반면 준중형(C세그먼트)은 21.8%에서 22.6%로, SUV 비중은 11.8%에서 14.5%로 증가했다. 경·소형차의 비중 감소는 이 차종에 혜택이 컸던 각국 정부의 신차구입 지원정책 종료와 세계 최대의 경·소형차 시장인 서유럽과 일본시장의 극심한 부진의 영향이다.

한편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종의 판매는 높은 관심에 비해 아직 낮은 수준이다. 하이브리드차종은 일본 지진에 따른 공급부족으로 정체되고 있으며, 전기차는 각종 지원책 등에도 불구하고 높은 가격과 충전시설의 미비, 제한된 판매지역 등의 영향으로 올해 1~4월 판매가 쉐보레 볼트가 1,703대, 닛산 리프가 1,025대로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높은 증가세 예상되나 위험요인 존재

올해 세계 자동차판매는 중국과 인도 등 브릭스시장의 꾸준한 성장과 미국의 회복세로 전년대비 7.2% 증가한 7,740만대의 비교적 높은 증가가 예상되지만 일본 대지진에 따른 생산문제, 유럽 재정위기 등 각종 위험요인이 존재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자동차 수출국인 일본의 자동차생산이 대지진의 영향으로 심각한 타격을 받았고, 전력문제 등으로 당분간 후유증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세계적으로 약 1백만대의 판매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대지진이 부품공급체계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요구와 심각한 생산차질 등 자동차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주고 있지만 판매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즉 기존 보유 중이던 재고차량의 판매, 타업체로의 수요이전 등이 일본업체의 생산감소를 상쇄할 것이다.

다만 일본업체 비중이 크게 높고 타업체의 증산여력이 부족한 일본과 미국, 아세안시장 등에서 후유증이 클 것으로 전망되지만 다른 시장에서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차급별로는 경·소형차 부진과 준중형 및 SUV 호조라는 흐름은 지속될 전망이다. 2010년 전세계 A세그먼트 판매의 45%를 차지한 일본과 유럽의 부진으로 경차판매가 감소하겠지만 고유가 지속, 환경규제 강화, 소형차 비중이 높은 신흥시장의 성장 등으로 소형차 비중확대라는 장기적인 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다만 올해는 미국과 중국시장 호조로 SUV 비중 증가, 세계 경기침체와 함께 극심한 부진에 빠졌던 고급차 시장의 회복 등 장기적인 흐름과 다른 양상이 나타날 것이다.

신흥시장의 고성장 속에 일본과 유럽시장의 부진이 지속되면서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신흥시장의 비중은 2010년 53.6%로 50%를 처음 넘었으며 올해는 55%를 넘을 전망이다. 인도네시아와 아프리카, 동유럽시장 등이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에서 벗어나 자동차판매가 증가하면서 브릭스를 제외한 다른 신흥시장의 비중은 2009년 18.6%에서 2010년 19.0%로 늘었으며 올해에는 19.3%로 증가할 전망이다.

세계 자동차시장이 신흥시장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주요 완성차업체들의 생산 및 상품전략 등에 커다란 변화가 생기고 있다. 대부분의 업체들이 품질과 사양수준을 중국과 인도 등 현지상황에 맞춘 전략차종을 대거 출시하고 있으며 이들 차종에 대한 신흥시장에서의 생산이 증가하고 있어 향후 신흥시장에서의 경쟁결과에 따라 업체간 순위도 결정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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