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셰일가스, 석유화학 산업 판도 흔든다
<기고>셰일가스, 석유화학 산업 판도 흔든다
  • 송승온 기자
  • ssr7@energytimes.kr
  • 승인 2011.07.01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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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 유기돈 연구위원-

북미지역에서 대량으로 저가의 셰일 가스가 생산되기 시작하면서 에너지 시장뿐 아니라 석유화학 산업에도 파장이 커지고 있다. 수익성 악화에 고전하던 북미의 석유화학 기업들이 기지개를 켜고 있는 가운데 셰일 가스 상당량을 보유한 중국 내 기업들의 부상이 예견되고 있다.

2008년 금융 위기가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서구 지역을 중심으로 석유화학 경기가 크게 위축되었다. 이후 각국의 경기 부양으로 석유화학 경기가 일부 호전되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불안정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미 기업들의 획기적인 성과 개선은 주목할 만하다. 이들 기업들의 성과 개선은 체질적인 변화를 추구한 노력의 결과이기도 하지만 원유 가격 상승에 따른 에탄 크래커 중심의 원가 경쟁력 확보가 중요한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가장 드라마틱한 경우는 LyondellBasell이다. LyondellBasell은 미국 법인이 2009년 초 자금난으로 인해 파산 신청을 하는 등 회사 존립에 대해 의구심이 제기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였다. 그러나 회사 전체 수익이 2009년 약 30억 달러 적자에서 2010년 약 101억 달러 흑자로 급격히 개선되었으며 특히 과거 문제가 되었던 미국 올레핀&폴리올레핀 사업부의 수익이 전체 수익의 약 40%를 차지하는 놀라운 성장을 기록했다. 미운 오리 새끼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된 셈이다.

셰일가스 생산 확대로 북미 석유화학 기업 재도약

이와 같은 극적인 성과 개선이 가능했던 것은 바로 북미지역에서 셰일 가스를 저가로 대량 생산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셰일 가스는 셰일층에서 발견되는 천연 가스를 의미하며 개발 비용이 커서 그동안 개발이 제대로 되지 못했다.

그러다가 1990년 말, 2000년대 초에 기존 개발 방식과 다른 수평 시추법, 수압 파쇄법 등 새로운 기술이 개발, 적용되면서 셰일 가스가 저렴한 가격으로 개발되기 시작했다. 2000년대 말부터 미국에서 셰일 가스의 본격적인 생산이 이뤄졌고 그동안 소비 대비 천연 가스 생산량이 많지 않아 상당량의 천연 가스를 수입해 왔던 미국이 자급자족은 물론 수출까지 검토하게 될 정도로 북미 천연 가스 시장 판도가 바뀌었다.

2010년 성과 개선을 바탕으로 북미 석유화학 기업들은 그동안 가동이 중지되었던 설비들을 에탄 원료 중심으로 전환하면서 가동률을 늘리고 있으며 심지어 ChevronPhillips는 셰일 가스 생산 지역 주변에서의 새로운 에탄 크래커 건설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천연 가스 가격이 낮게 유지되면서, 셰일 가스에서 에탄을 분리, 생산하는 경우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 Citi Group에서 예측한 자료에 의하면 에탄 생산량은 현재 약 80만 배럴/일 생산에서 2014년 상반기가 되면 20만 배럴/일 늘어난 1백만 배럴/일로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경우 대략 3백만 톤의 에틸렌을 추가 생산할 수 있으며 이는 현재 미국 에틸렌 생산 규모 2천 3백만 톤의 약 13%에 해당한다.

중국, 셰일 가스를 발판으로 경쟁력 높일 듯

북미 지역에 한정되었던 셰일 가스 혁명은 전세계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 4월 EIA에서 중동 이외의 32개국, 48개의 셰일 가스 매장 지역을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48개 지역에서 기술적으로 회수 가능한 셰일 가스 매장량이 약 187조 ㎥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기존 전통 천연 가스 매장량과 거의 같은 수준이기 때문에 셰일 가스 개발이 전세계로 확산될 경우 세계 천연 가스 시장의 판도를 바꿀 정도로 그 여파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셰일 가스 매장량을 국가별로 봤을 때 특히 눈에 띄는 국가는 바로 중국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회수 가능한 매장량이 약 36조 ㎥로서 미국에 비해 약 1.5배 많은 수치다. 이러한 잠재력을 주지하고 중국 정부, 중국 기업 그리고 중국을 겨냥한 서구 기업들의 움직임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많은 기관들이 2015년이 되면 중국에서의 셰일 가스 생산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개발 노력에 의해 셰일 가스 생산 시점이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동시에 중국에서의 에탄 기반의 설비 확대가 현실화된다면 국내 석유화학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은 중국 내 셰일 가스 등 천연 가스 생산 확대가 가져올 중국 석유화학 산업 변화 가능성을 주시하고 이를 대비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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