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한 등 끄기’ 에너지절약의 최선?
<칼럼> ‘한 등 끄기’ 에너지절약의 최선?
  • 에너지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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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3.18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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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우진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전기공학과 교수

 

고유가에 의한 에너지 위기라고 생각될 즈음이면 단골 메뉴로 입에 오르내리는 행동 강령 중 하나가 “한 등 끄기”가 아닌가 한다.

조명을 줄이면 일단 에너지 절감 효과가 가시적이고 체감 효과가 크기에 손쉬운 방법으로 채택이 많이 되곤 한다.

그러나 조명 에너지를 줄이는 것은 밝음을 줄이는 것이며 주어진 시작업에 필요한 밝기가 확보가 되지 않음을 뜻한다.

가로등 점등을 줄이면 거리가 어두워져 자동차 사고와 범죄가 증가할 것이고, 사무실 조명을 줄이면 작업 피로도가 상승하여 업무 능률이 떨어질 것이고, 생산공장의 조명을 줄이면 기계의 오작동이나 제조품 불량률이 상승할 것이다.

이와 같은 부정적인 면을 생각하면 조명 에너지를 줄여서 얻는 이득보다는 손실이 훨씬 더 크다. 그렇다면 적절한 조명의 양과 질을 보장하면서 조명 에너지와 비용을 줄이는 어쩌면 이율배반적인 요구에 대한 해결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먼저, 고효율 기기의 사용을 들 수 있다. 기존 저효율 조명설비를 고효율 기기로 교체적용하는 것이다. 백열전구를 안정기 내장형 램프(흔히 전구식 형광램프라고 부르는)로 교체하면 100 W 대비 약 25 W 이하로 교체가 가능하다.

에너지 절감률은 75 % 이상이 된다. 사무실에 널리 사용되는 40 W 2등용 형광등기구를 26 mm 32 W 2등용 또는 16 mm 28 W 2등용 등기구로 교체하면 30 % 이상의 에너지 절감효과를 얻는다.

특히, 기존에 사용되던 자기식 안정기 대신 전자식 안정기를 사용하므로 에너지 절감률은 더욱 증가한다.

고효율 광원으로의 교체도 중요하지만 등기구(반사갓)의 역할도 크다. 기존 형광등기구에 사용되던 에나멜 마감의 반사갓보다는 고조도 반사갓을 채용할 경우 기존 등기구 효율 70 % 부근에서(청소를 하지 않아 먼지가 많이 껴 있거나, 에나멜이 황변하여 반사율이 떨어진 상태라면 이 값은 60 % 까지도 내려간다) 90 % 이상으로 상승하며 이는 효율이 30 % 정도 상승함을 의미한다.

일반 조명은 아니지만, 150 W 백열전구를 사용하던 교통신호등은  단색광 LED를 사용하여 소비전력을 12 W 정도로 크게 낮추었고 2015년 까지 조명의 30 %를 LED 램프로 교체한다는 “1530 프로젝트”의 아이디어를 제공했다.

두 번째로 적절한 조명설계법의 적용이다. 기존 조명설계법은 광속법의 일종인 “3배광법”이 대표적이다. 이 방법을 적용하기 위하여 등기구가 설치되는 실내 마감재의 반사율과 함께 적용 등기구에 따른 조명률표가 등기구 제조자로부터 공급되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조명시장의 사정상 조명률표를 요구하는 설계자가 드물고, 요구가 없는 상태에서 제조자도 이 표를 제공하고 있지 않다. 심한 경우 유사한 형상을 가진 등기구에 대한 표를 책자에서 찾아 이를 적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표를 이용하여 조명률을 찾았다하더라도 조명기구가 사용되는 공간의 특성과 청소주기에 따른 보수율의 산정이 정확하게 정립되지 않은 상태여서 부정확한 조명설계의 한 요인이 되고 있다.

부정확한 조명설계는 종종 과다설계로 이어지게 된다. 이는 설계자가 최종 사용자가 아니므로 설계를 의뢰한 건물주 또는 사용자가 느끼기에 “어둡다”라는 인상을 주면 안되므로 부족설계보다는 과다설계를 하게 된다.

“한 등 끄기”를 실시하여도 별탈없이 실행이 되는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최근 컴퓨터 하드웨어의 비약적 발전에 힘입어 조명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의 사용이 늘어나고 있고, 무료로 배포되는 경우도 있다. 이들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매우 정확한 조명설계가 가능하여 과다설계의 기회를 줄이게 된다.

다만,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사용하기 위하여 조명이 실시되는 공간에 대한 3D 데이터, 실내 마감재의 반사율, 투과율 및 등기구의 배광 데이터가 필수적이다. 특히 배광 데이터는 배광측정기(고니오미터)를 사용하여야 얻을 수 있으며, 일부 대단위 등기구 수요자를 중심으로 등기구 배광 데이터 요구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마지막으로 조명의 TPO(시간, 장소 및 경우)에 따른 적절한 조명제어에 의해 조명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

재실자 검지에 따라 등기구를 끄고(재실 검지 센서 부 스위치), 출퇴근/점심 시간에 맞추어 점소등을 실시하며(타임 스케듈 제어), 밝은 날 창측의 등기구는 소등하며(조도 센서), 다용도 공간에 대하여는 필요에 따라 밝기를 제어하여(조광장치) 조명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

미국의 경우에는 공조학회와 조명학회가 협력하여 단위면적당 조명전력량 허용기준을 제정하였으며, 이 기준을 초과하는 조명설비에 대하여는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이 기준에 적절한 조명설비를 갖추기 위해서는 고효율 조명기기의 적용이 필수적이며, 조명제어시스템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일반 조명설비보다 상한값을 더 높게 허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와 유사한 법령을 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조명 에너지를 절감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조명 사용자 개개인이 필요없는 조명은 사용하지 않는다는 적극적인 마음가짐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리 고효율 LED 램프를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쓸데없이 불을 켜고 있으면 조명 에너지를 낭비하는 것이 되어 위의 노력들이 무색하게 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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