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기본, 5년 걸릴 계획을 2년만에 내놨으니
<사설> 국기본, 5년 걸릴 계획을 2년만에 내놨으니
  • 에너지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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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12.10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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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에너지의 미래를 담보할 국가에너지기본계획 공청회가 졸속이라는 거센 비난을 사고 있다.

정부는 지난 7일 서울 한국전력 대강당에서 공청회를 열었는데, 행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시민환경단체와 지역단체들의 시위로 행사장 주변은 강추위를 무색케 할 정도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시민환경단체들이 맹추위 속에 플래카드를 펼쳐 든 이유는 이번 2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이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과는 배치된다는 것이다. 국가 최고 국정지표를 저탄소 녹색성장으로 잡아 놓고 에너지정책은 거꾸로 가고 있다는 주장이다.

또 에너지기본계획 수립에 근거가 되는 에너지수요 전망과 전력수급기본계획 그리고 장기천연가스수급계획 등 3개의 공청회를 하루 한시에 묶어 발표해 버린 정부의 처사가 밀어붙이기식, 일방통행이라는 것이다.

이들 단체들은 또 에너지수요 전망이 불과 2년만에 13%나 증가했고, 이는 온실가스 감축을 회피하려는 정부의 의도가 깔렸다고 주장한다.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2020년까지 BAU 대비 20로 해 놨으니, 에너지수요 전망을 높게 잡아 놓으면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해도 적게 배출한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시민환경단체들은 또 이번 계획이 되레 에너지 다소비를 유발하고 구태라고 비판한다.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인 석탄화력발전은 규모를 그대로 두고 상대적으로 청정한 LNG는 줄이려고 하고 있으며, 원전비중을 2030년까지 59%로 끌어 올리려는데 대해 “핵발전 비중을 늘리는 것은 이번 정책의 반환경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환경성의 예로는 원전외에 서산태안 조력발전이 꼽힌다. 강화도 장봉도 용유도 일대 18.3Km를 막을 계획인데, 조력발전 반대투위는 해수 유입이 막혀 바다가 썩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서산태안 조력발전 반대투위도 공청회가 개최된 날 플래카드 시위를 벌이며 절박함을 호소했다.

가로림만 조력발전반투위 관계자는 “가로림만의 환경가치는 세계최고 수준으로 생태적 건강성을 인정받고 있는 곳”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6월 본지 기자의 현지취재 결과 가로림만에는 천연기념물 잔점박이 물범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 이번은 제 2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은 입안할 시기가 아니다. 원래 5년에 한 번씩 새로운 계획을 세우기로 돼 있는데, 지난 2008년에 제1차 계획을 시행한 지 불과 2년만이다. 정부는 대내외적인 에너지환경이 바뀌어 ‘사정변경의 원칙’을 적용한 모양인데, 정부정책의 생명은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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