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수요자 중심 에너지 인력양성 필요”
<칼럼> “수요자 중심 에너지 인력양성 필요”
  • 에너지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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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10.01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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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호 교수(광운대 전기공학과)

올해 들어 10여 곳이 넘는 회사의 관계자들로부터 좋은 학생이 있으면 꼭 자기 회사에 소개시켜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요즘 한창 주목을 받고 있는 스마트그리드, 전기자동차, 태양광발전, 풍력발전, 신재생에너지 등 여러 분야에서 사업을 확장하거나 신규로 진출하다 보니 인력 수요가 급증한 것이다.

이러한 인력 수요 증가현상은 다양한 분야의 산업이 활성화 되면서 앞으로 더욱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 분야들은 아직 기술의 성숙단계에 들어가지 못한 상태로서 모두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분야이기 때문에 대부분 시간을 다투는 기술개발과 시장개척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렇게 급격히 변화하는 세계 환경 속에서 앞으로 우리나라의 해당 산업을 이끌고 나갈 창의적이고 글로벌한 에너지 인력을 어떻게 공급할 것인가? 에너지 인력양성도 수요자 중심으로 가야 한다.

우선 실무능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 산업체가 참여하는 교과과정 개편과 실습 및 설계 교육 강화를 통해 실무 경험을 쌓은 인재가 배출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졸업 작품이나 학위논문 주제가 산업체의 지도와 관심 하에 완성된다면 가장 바람직한 모습이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무척 바쁘겠지만 기업체에서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다.

실무 능력에 덧붙여 지적 재산권에 관한 교육도 매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 중 하나다.

두 번째로 꼽을 교육 주제는 외국어 능력이다. 점수를 얻기 위한 시험 위주의 영어 능력보다 회화나 기술 문서 작성 등 글로벌한 비즈니스 세계에서 원활한 소통 능력을 갖는 것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다.

원전을 비롯해 각종 플랜트 풍력발전 태양광발전 스마트그리드 등 모두가 세계를 대상으로 어떻게 수출 산업화를 할 것인가에 성공의 핵심이 달려 있다.

세 번째로 강조할 것은 소통과 열정의 리더십을 키워야 한다. 요즘 대학생들은 혼자 밥 먹는 경우가 많다. 4년을 한 학과에 다녀도 이름도 서로 모르는 경우도 있다.

대학은 사람의 됨됨이를 교육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지도 모른다.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서 서로 돕고 협동하며 공동의 목표를 위해 열정을 갖고 달려가는 인재의 모습을 기업체는 바라고 있다.

공학교육인증, NEXT사업 등을 통해 지속적인 교육 품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며 산업체와 졸업생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위와 같은 공통점을 도출할 수 있었다.

인력 양성의 주체가 되는 학교 기업체 정부는 어떻게 협력해 이렇게 우수한 에너지 인력을 양성할 것인가? 기업체가 참여하도록 강요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유도할 수는 있다고 본다. 결국 회사는 유능한 인재를 구하고 있다. 고용과 연계한 교육이 효과가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 몇 년 전부터 시행하고 있는 고용계약형 대학원 지원 프로그램에서 그 가능성을 보고 있다.

그 구체적인 내용은 이렇다. 정부 지원을 받아 학교는 임베디드SW학과라는 협동과정을 개설하고 유망 중견기업을 참여기관으로 유치한다.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이 없는 학생 중에서 본 프로그램을 2년 동안 마치고 중견기업에 취업하고자 희망하는 사람은 교수 및 회사와의 면접을 통해 입학한다.

정부는 등록금을 지원하고 회사는 약간의 생활비와 운영비를 출연한다. 학생은 본인이 원하는 직장에 취업이 보장된 상황에서 해당분야에 전문가가 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회사는 2년 후에 들어올 자신들의 귀한 인재에 애정과 관심을 갖고 지도와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아무리 유망한 기업이라도 중소기업들은 졸업생 중에서 인재를 찾다보면 늘 대기업에 밀려 좋은 사람을 구하기 어려웠다.

학생들 중에는 더 공부하고 싶은 열정이 있어도 엄청난 학비와 취업 걱정 때문에 쉽사리 대학원 진학을 결정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정부는 청년실업을 해결하고 유능한 인재를 육성해 특히 유망한 중소기업에 공급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 대학은 대학원 교육을 내실화하고 공급자 중심이 아닌 수요자 중심의 교육을 실천할 필요가 있다.

많은 이공계 대학에서 대학원 진학을 기피하고 전공보다는 영어공부에 매달려 있다가 학점 따기 쉬운 교양과목 위주로 졸업학점을 채우고 졸업하지만 결국 특별히 할 줄 아는 것도 없고 취업 재수생으로 몰려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이제 대학도 변하고 있다. 졸업생의 취업률이 정확한 통계로 나오면서 더 이상 가만히 앉아서 좋은 인재를 양성하겠다고 외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수요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지속적인 개선을 통해 양질의 인력을 공급하는 대학이 사랑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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