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北 김정은 체제와 한미원자력협정 개정
<사설> 北 김정은 체제와 한미원자력협정 개정
  • 에너지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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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10.01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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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에 가려져 있던 북한의 후계구도가 김정은 체제로 공식화됐다.

지난달 30일 북한은 자기 방식대로 후계구축을 밀고 나가겠다는 엄포 차원에서 김정은의 모습을 전격 공개했다. 따라서 한반도는 어느 누구도 속단할 수 없지만 어떤 식으로든 혼란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박길연 북한 외무부상이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북한의 핵은 다른 사람을 공격하거나 위협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기방어를 위한 것”이라며 핵을 포기할 수 없다고 으름장을 놨다.

최근 북한의 급격한 정세변화와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공식 발언은 결국 미국을 자극할 수밖에 없고, 곧 진행되는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협상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협상에서 미국이 주도권을 쥐고 있으니 당연한 이치다.

우리 정부는 이번 협상에서 사용후핵연료를 재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을 한미 원자력협정에 포함시킬 계획이다. 오는 2016년 고리원전을 시작으로 국내 4개 원전본부 저장시설이 포화상태에 이르기 때문에 우리도 양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뿐인가. 우리나라가 UAE원전 수주로 원전수출국이란 수식어를 달았으나 핵주기를 완성하지 못할 경우 세계 원전시장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다. 그만큼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뜻이다. 미래 먹거리로 부각되는 원자력 수출경쟁력을 확보하는 차원에서도 이번 협상은 무척 중요하다.

반면 미국은 다르다. 이유인즉 종전도 아닌 휴전국가인 우리나라가 핵주기를 완성할 경우 핵무기를 제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미국은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

가뜩이나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협상이 어려운 상황인데 사실상 한반도에 예측하기 어려운 다양한 변수가 도사리면서 그야말로 사면초가(四面楚歌)다. 미국이 한반도 정세를 좌지우지(左之右之)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지고 보면 북한이 대치하거나 대화해야 할 상대는 미국이 아닌 우리나라다. 한반도 정세의 주도권을 우리가 쥐어야 한다는 뜻이다. 사실 남북한이 마주앉아 대화의 문을 여는 것 자체만으로 미국에 압박을 가할 수 있으며,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협상의 히든카드가 될 수 있다.

이번 참에 우리 정부도 한발 물러서서 먼 산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고도의 전략과 방책을 제시, 주도권을 찾아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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