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디자인, 높은 부가가치 창출”
“조명디자인, 높은 부가가치 창출”
  • 최가람 기자
  • cgl05@energytimes.kr
  • 승인 2010.08.20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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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D조명 검증기관 부족해 문제점 노출… 대비해야
LED 방열문제, 모듈과 방열판 사이 공기차단이 관건

[인터뷰]-손장복 동양미래대학 실내디자인과 교수

 

[에너지타임즈 최가람 기자] 목동시내가 한 눈에 들어오는 41타워의 30층. 낮에는 방 한가득 들어오는 태양빛에, 밤에는 조명 빛에 손장복 조명디자이너<사진>의 사무실은 언제나 환한 빛으로 가득하다. ‘밝은 빛은 사람의 마음까지 환하게 밝혀준다’고 믿는 그는 올해로 29년째 빛을 조형하는 일에 푹 빠져있다.

바쁜 활동만큼이나 다양한 호칭을 가진 손장복 디자이너는 동양미래대학 실내디자인과의 교수로서 후학을 양성하는 일에도 열정을 쏟고 있다.

새로운 분야에 대한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그가 내세우는 강력한 무기는 타고난 능력도, 그 무엇도 아닌 ‘성실함’이다. 어떠한 일이든 성실하게만 임한다면 좋은 결과는 자연히 따라오는 것이라 말하는 그는 남들이 인정하는 ‘성공’보다 스스로 만족하는 ‘성취’를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진정한 조명인이다.

과거 어둠을 밝히는 도구이던 조명은 디자이너의 손을 거쳐 현대 도시의 랜드마크로 탈바꿈하고 있다. 우리나라 조명디자인산업의 산증인인 손장복 디자이너의 눈에 비춰진 빛의 세계는 어떨까.

-조명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디자인에 있어서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것은 ‘안전’이다. 조명의 역할은 무엇보다 사람들이 안전하게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밝기나 색온도를 구분해 시야를 확보해 줄 수 있어야한다.

두 번째는 설치될 도시의 속성을 살리는 것이다. 이제는 도시와 도시의 경쟁도 중요해 졌다. 지난번 참석했던 ‘LUCI총회’에서도 서울, 파리, 리옹 등 도시이름을 사용하지, 국가명을 말하지는 않는다.

세 번째는 쾌적한 환경을 위해 주변 환경을 배려한 빛 연출이 중요하다. 환경과 조화를 이룬 조명은 한층 더 높은 삶의 질을 누릴 수 있도록 해준다. 이제는 조명이 한 개인을 위한 것이 아닌, 다수를 위한 공공성이 중요시 되고 있기 때문에 개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보게 되는 공공조명의 특성상 강한 느낌의 색과 빛을 피해 파스텔 톤으로 무난한 디자인을 선호하는 추세다.

-우리나라 조명산업의 문제점을 지적한다면.

▲시작이 느린 만큼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무엇보다도 큰 문제는 조명산업과 연계된 관련분야의 발전 속도다. 조명은 기구디자인에서부터 도장 표면처리, 광학, IT기술, 방수기술 등 모든 것이 총괄된 첨단산업이다. 원천 기술이 약하고 재료기술이 취약한 우리나라가 외국과 기술적 차이가 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각 산업과의 연계를 통해 함께 발전한다면 조명산업의 영역은 무한하게 넓혀질 수 있다.

우리나라는 검증기관이 심각하게 부족하다. 현재 LED조명의 품질논란이 많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선진국들은 이미 오래전 LED조명을 개발한 상태지만 평균 5∼10년의 검증기간을 거치기 때문에 상용화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지만, 우리나라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시장에 내놓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문제점들이 노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 LED조명과 관련, 외국의 특이사례가 있다면.

▲LED조명의 가장 큰 문제점은 ‘방열을 어떻게 하면 빨리 흡수할 수 있느냐’일 것이다. 우리나라 역시 방열판의 소재에 대한 연구가 활발한 것으로 안다.

하지만 중요한 문제를 간과하고 있다. 실제 방열은 공기 중에서는 5%만이 방열판으로 전달될 뿐 나머지 95%는 공기 중에 남아 열을 발생시킨다. 즉 아무리 좋은 소재의 방열판이라도 공기를 차단하지 못하면 5%의 열만을 흡수할 뿐인 것이다.

최근 미국의 한 LED업체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그곳에서 이와 관련해 꽤 흥미로운 기술을 보게 됐다. 그 업체의 LED모듈은 방열판과 미세한 틈도 없이 꼭 붙어 있었다. 공기와의 접촉을 차단하기 위해 모듈과 방열판에 생긴 기포를 일일이 주사기로 빼냈다고 한다. 간단한 원리지만 이것이 바로 열전도를 빠르게 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인 것이다.

-앞으로 조명디자인산업의 미래를 어떻게 보는지.

▲외국의 경우 조명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산업이 ‘환경보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우리나라의 조명산업은 ‘에너지세이빙’쪽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결국 친환경적인 기술이 각광을 받게 될 것이다. 그러한 면에서 볼 때 에너지절약뿐만 아니라 탄소배출도 줄여주는 LED조명의 미래는 밝다.

다채로운 색 표현이 가능한 LED조명은 일반 램프보다 훨씬 적은 전력으로 더 많은 것을 비출 수 있고, 광원이 작아 조명기구를 슬림하게 만들 수 있어 원하는 디자인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게 됐다.

LED 원천기술이 부족하면, 디자인에서라도 앞서야 한다. 기술 못지않게 부가가치가 높은 것이 디자인이다. 특히 현대인들은 색과 형태 등 가시적 효과에 민감해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단 몇 초 만에 소비자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는 것. 그것이 바로 디자인이다.

LED조명과 같은 새로운 조명기술의 탄생과 디자인의 융합은 조명산업의 더 높은 도약을 가능케 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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