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 원전찬성 젊은 피 수혈…원전정책 반전 방점
꼰대? 원전찬성 젊은 피 수혈…원전정책 반전 방점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8.04.22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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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여명 운집 원전수출국민통합대회 열려
기후변화대응 등 원전역할 국민소통에 방점
문화로 진화한 논쟁 원전정책 확전 점쳐져
【에너지타임즈】문재인 정부 출범 후 좀처럼 고전을 면치 못하는 원전정책이 원전수출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모양새다. 그 동안 일부 원전전문가들이 원전정책을 강요하는 이른바 꼰대로 읽혀지던 부분이 원자력공학도 등 젊은이들의 가세로 이 같은 분위기가 크게 반전되고 있다. 국민소통이 한층 강화되면서 논쟁을 문화로 진화시킨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다만 원전수출을 둘러싼 정부의 입장이 공식화되지 않은 가운데 원전찬반진영은 표면화된 원전수출에 화력을 집중하는 모습이지만 당장 눈앞에 다가온 사우디아라비아원전을 수주할 경우 논쟁은 자연스레 원전정책으로 이어질 것으로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원전수출국민행동은 원전수출이 성사되도록 분열된 국민여론을 통합하는 한편 에너지전환정책으로 침체돼 있는 원전산업계 단합을 도모하는 한편 원자력공학도들에게 희망을 제시하기 위해 21일 광화문광장(서울 종로구 소재)에서 1000여명의 인파가 모인 가운데 원전수출국민통합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전국의 원자력공학도 등 젊은이들의 참여가 크게 눈에 띄었다. 그 동안 꼰대란 이미지로 읽히면서 표출됐던 세대 간 갈등이 이들의 목소리로 세대 간 간극을 치유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 자리에서 이들은 대학별 부스를 마련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톡톡 튀는 국민들을 대상으로 원자력 바로 알리기에 나섰으며, 미세먼지를 줄이는 한편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청정에너지란 이미지를 크게 부각시켰다.


특히 전국 대학교 원자력공학과 학생대표들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서한을 공개하기도 했다.
정근모 원전수출국민행동 공동대표(前 과학기술부 장관)는 원전은 첨단과학기술의 꽃”이라면서 “이 대회는 과학기술의 미래로 나아가는 국민운동”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태양광이든 원자력이든 뿌리는 같은데 신재생에너지와 원전이 둘로 갈라져서 분열하고 대립해서는 안 될 것”이라면서 “현명한 국민은 둘을 친구로 만들어 미래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방향을 제시했다.

이종훈 원전수출국민행동 공동대표(前 한전 사장)는 “원전수주 경쟁요체인 건설공기와 건설비 경쟁력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면서 “원전건설을 놓고 국론이 둘로 갈라졌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수출전선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황일순 원전수출국민행동 추진본부장(서울대 교수)은 “원전의 경우 700개에 달하는 기업이 연간 25조 원의 매출을 올리는 한편 직·간접 고용이 25만 명에 달하는 효자산업”이라고 언급한 뒤 “매출 1경5000조 원에 달하는 세계에너지시장에서 1%만 점유해도 전체 수출금액의 30%를 차지하는 새로운 옥동자”라고 설명하는 등 무한한 가능성이 있음을 거듭 강조했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해 12월말 한전 등 각국에서 제출한 기술정보요구서(RFI) 답변서를 토대로 이달 말경 예비사업자(Short-List) 2~3곳을 발표하고, 올해 말에 원전건설사업자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계획이다.

원전수출 이후 원전찬반진영은 고스란히 국내 원전정책을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원전찬성진영은 사우디아라비아원전 수주를 기점으로 외면 받고 있는 원전정책에 대한 반전을 기대하는 한편 원전반대진영은 이를 경계하기 위해 원전수출을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원전업계 고위관계자는 “사우디아라비아원전을 수주할 경우 우리의 기술력이 입증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언급한 뒤 “앞으로 더 원활한 원전수출을 위해선 국내 원전건설도 계속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한 고위관계자는 “원전업계에서 원전수출에 화력을 집중하는 것은 이를 계기로 국내 원전건설을 시도하려는 다분한 의도를 갖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환경운동연합·녹색연합 등 환경단체모임인 ‘핵 없는 사회를 위한 공동행동’은 지난달 광화문광장(서울 중구 소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문 대통령과 정부의 원전수출지원 행보가 우려스럽다면서 원전수출지원을 즉각 중단하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원전의 위험과 폐기물문제를 고려할 때 원전은 국제협력으로 퇴출돼야 하는 것이라고 밝힌 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는 원전수출의지를 표명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들은 아랍에미리트 원전수출은 우리에게 불리한 계약을 맺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고 폐기물 등을 우리나라에 들여와 처리키로 했다는 등 각종 의혹까지 제기되는 한편 사상 초유의 비밀군사협정체결 정황까지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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