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의 길 개척한 서부발전…미세먼지 감축 신화 진행형
미지의 길 개척한 서부발전…미세먼지 감축 신화 진행형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8.03.28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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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외면한 환경신기술인 사이클론 탈황집진기술 전격 도입
태안화력 #1·3 적용…2년만에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절반 줄여
수도권 수준 대기오염물질 개선하겠다던 약속…9년이나 앞당겨

   



【에너지타임즈】서부발전이 자사 석탄발전에서 배출하는 대기오염물질을 42.4%나 줄였다. 발전회사 중 유일하게 2년 연속 대기오염물질을 최대치로 감축했다.

누구나 두렵게 생각하는 미지의 길을 개척한 결과여서 결코 우연이 아니다. 현존하는 기술을 융·복합하고 이를 진화시키는 것만으로도 시너지효과를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다는 믿음이 진가를 발휘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신기술에 대한 기술진의 믿음과 철두철미한 준비에다 이들을 믿어준 경영진, 이들의 하모니가 빛을 발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렇게 외로운 길에서 그들은 하나가 됐다고 한다.

모두가 ‘노’라고 대답할 때 서부발전이 ‘예스’라고 결단을 내린 뒤 도입한 환경신기술은 사이클론 탈황·집진기술. 석탄발전 대기오염물질을 줄여야만 한다는 목표가 이들을 하나로 뭉치게 만들었고,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이면서 새로운 성공모델을 만들어냈다.

다만 이 성과는 끝난 것이 아니다. 서부발전은 이 기술을 도입함으로써 당초 2030년까지 대기오염물질 배출수준을 수도권 수준으로 개선하겠다던 목표를 9년이나 앞당길 수 있게 됐다. 또 서부발전 기술진들은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기 위한 행보를 늦추지 않고 있어 더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와 함께 서부발전은 당분간 대기오염물질 배출감축실적에서 부동의 1위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최근 취임한 김병숙 서부발전 사장이 이 같은 성과를 계속 이어나갈 경영방침을 전면에 내세운 점도 서부발전 기술진들에게 큰 힘이 더해지고 있다.

그는 “새로운 기술혁명에 대한 적응과 선도여부가 앞서가는 발전회사로 성장을 좌우할 것”이란 의지를 내비친데 이어 “추가적인 신기술 발굴에 박차를 가함은 물론 국민들과 양방향 소통으로 공익가치를 창출하는 발전공기업이 될 것”이란 포부를 내놨다.

   
▲ 태안화력 1호기에 설치된 환경신기술인 ‘사이클론 탈황·집진기술’을 관계자들이 둘러보고 있다.

서부발전에서 운영하는 발전설비 중 유연탄을 발전연료로 사용하는 발전설비는 태안화력 1~10호기와 태안석탄가스화복합발전으로 서부발전이 미세먼지를 줄이는데 노력해야 할 발전설비다.

서부발전은 2015년 당시 태안화력 1~8호기(500MW×8기)를 운영하고 있으나 태안화력 9·10호기(1090MW×2기)와 태안석탄가스화복합발전(300MW)을 준공시킨 바 있다.

그 결과 서부발전은 유연탄을 발전연료로 한 발전설비용량은 2015년 기준 4000MW에서 지난해 기준 6480MW로 62.0% 늘었고, 그에 따라 발전량도 3만2462GWh에서 4만41GWh로 23.3% 늘었다.

다만 대기오염물질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기준 3만5317톤이던 대기오염물질은 지난해 2만342톤으로 42.4%나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 황산화물은 1만3085톤에서 8723톤으로 33.3%, 질소산화물은 2만1325톤에서 1만974톤으로 48.5%, 먼지는 907톤에서 645톤으로 28.9%로 각각 줄었다.

이 수치는 2015년 대비 태안화력 9·10호기와 태안석탄가스화복합발전이 추가로 가동되면서 전력생산량이 23.3% 늘어난 가운데 달성된 것으로 동일한 전력생산량으로 환산할 경우 대기오염물질을 53.5%나 줄인 셈이 된다.

특히 서부발전이 대기오염물질을 감축하는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준공된 태안화력 9·10호기는 태안화력 1~8호기보다 2배 이상 강화된 배출기준을 적용함에 따라 고효율환경설비를 이미 갖추고 있다. 게다가 태안석탄가스화복합발전은 신재생에너지인데다 가스발전에 준하는 대기환경오염을 배출하는 탓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당초 정부의 미세먼지 대책에 해당하는 발전설비는 태안화력 1~8호기. 서부발전은 태안화력 1호기와 3호기에서만 이 같은 성과를 만들어낸 탓에 앞으로 가능성도 무궁무진한 셈이다.

석탄발전은 보일러에서 유연탄을 연소한 뒤 탈질설비에서 질소산화물 제거, 전기집진기에서 먼지 제거, 탈황설비에서 황산화물 제거와 먼지 제거 등의 과정을 거쳐 연돌(일명 굴뚝)로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하게 된다. 최근 미세먼지 원인이 되는 석탄발전 대기오염물질은 이렇게 배출되는 것으로 요약된다.

기존 탈황설비는 황산화물 제거율 90%, 먼지 60%를 추가로 제거하게 된다. 그러나 서부발전은 기존 탈황설비에 대한 효율을 높이는 가장 손쉬운 방법인 탈황설비 규모를 지금보다 2배로 키우는 전면교체방법보다 환경신기술인 사이클론 탈황·집진기술을 적용키로 결정했다.

이 기술은 중국에서 개발된 것으로 황의 반응을 같은 공간에서 높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난류기와 먼지를 기존 60%에서 83%까지 추가로 제거할 수 있는 관속집진기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기술을 적용키로 방침을 정한 서부발전은 새로운 공간을 확보해야 하는 문제, 기존 다른 발전설비와의 트러블문제, 새로운 건물을 지어야 하는데 따른 인허가문제 등 비용증가와 공사기간 연장 등에서 좀 더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이 같은 실익에도 불구하고 서부발전이 가졌던 가장 큰 난관은 국내에서 성공한 사례가 없었다는 점과 실패할 경우 책임소재에 대한 부담감. 이 때문에 발전회사들이 일찍이 기술검토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포기했다.

다만 서부발전은 선제적이고 도전적인 조직문화로 이 기술을 도입키로 결정했고 세밀한 기술검토와 수차례 걸친 현장검증 등으로 난관을 돌파했다. 서부발전 기술진들의 피 말리는 노력이 동반됐다고 한다.

당시 서부발전 기술진은 “이 기술을 도입하는 것은 간단해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고 설명한 뒤 “혹여나 이 기술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을 경우 막대한 비용을 비롯해 공기업으로써 세금을 낭비했다는 부담감까지 정상가동 될 때까지 좌불안석(坐不安席)이 아닐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지금에서야 속내를 털어놨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당초 이 기술은 중국에서 개발된 것인데 이 기술을 찾아내는 것과 함께 기술이전 등에서 적잖은 애를 먹었다”고 언급한 뒤 “중국과의 기술계약문제가 쉽지 않아 힘이 들었다”고 힘들었던 상황을 회상하기도 했다.

서부발전의 노력은 결실로 이어졌다.

서부발전은 2017년 4월부터 6월까지 태안화력 1호기에 사이클론 탈황·집진기술을 계획예방정비기간에 적용을 매듭지은 바 있다. 그 결과 대기오염물질 중 황산화물은 기존대비 74%, 먼지는 62%나 줄이면서 가장 엄격한 기준을 적용받은 수도권 석탄발전 배출기준치보다 낮아졌다.

이어 서부발전은 태안화력 1호기 사이클론 탈황·집진기술 적용 성공경험을 바탕으로 지난해 10월부터 2월까지 태안화력 3호기에 이를 적용한 결과 황산화물 기존대비 84%, 먼지 67%를 개선하는 성과를 만들어냈다.

현재 발전회사에서 추진하고 있는 탈황설비 전면교체는 공사기간 1년과 함께 비용 700억 원가량이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서부발전은 사이클론 탈황·집진기술을 적용함으로써 계획예방정비기간을 활용함으로써 기존 방식보다 공사기간을 10개월이나 줄였다. 또 발전설비를 중단하지 않음에 따른 수익을 만들어냈다. 게다가 공사비용이 70억 원에 지나지 않아 기존 방식인 700억 원에 견줘 크게 비용을 절감효과를 만들어냈다.

그러면서 당초 계획했던 대기오염물질 배출목표치도 크게 앞당겨졌다.

서부발전은 2016년 당시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2030년까지 수도권 수준으로 개선하겠다고 발표했고, 지역주민과 환경단체 등 요구수준을 반영해 당초 목표를 5년 앞당겨 2025년까지 달성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러다 사이클론 탈황·집진기술을 성공적으로 도입함으로써 태안화력 1~8호기 대기오염물질 배출목표를 4년이나 앞당긴 2021년까지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순교 서부발전 발전처장은 “앞으로도 서부발전은 지금까지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무누설 탈황설비 GGH(Gas Gas Heater)기술과 초저녹스버너 등 환경신기술을 추가로 도입할 예정”이라고 새로운 도전 목표를 내놨다.

이뿐만 아니라 서부발전은 발전소 주변지역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등 환경측정소 3곳을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7곳을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또 측정결과를 충남 태안군에서 운영하는 환경전광판을 통해 실시간으로 지역주민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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