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제로 선언한 대만…전력수급난 끝내 넘지 못하나?
원전제로 선언한 대만…전력수급난 끝내 넘지 못하나?
  • 정아름 기자
  • dkekckd@naver.com
  • 승인 2018.03.21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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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원자력위원회 대만원전 #2 재가동 승인
에너지구조 유사해 대만 분위기 예의주시해야

【에너지타임즈】일본 후쿠시마원전사고 후 아시아 국가로는 처음으로 원전제로를 선언했던 대만이 원전 재가동을 승인했다. 전력수급난이 원인이 됐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 같은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21일 대만 현지 언론에 따르면 대만 정부가 2025년까지 원전제로를 선언한 가운데 대만 원자력위원회는 대만전력공사에서 지난달 5일 대만원전 2호기(발전설비용량 98만5000kW) 재가동을 신청한 것과 관련 1개월 간 심사를 거쳐 운전조건을 충족했다면서 지난 20일 재가동을 승인했다.

원자력위원회 재가동 승인이 떨어짐에 따라 대만전력공사는 오는 20일 대만원전 2호기 가동을 본격화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로써 원전제로를 선언했던 대만이 기존 선언을 번복하는 강수를 둔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 배경에는 전력수급난이 있었던 것으로 조심스럽게 분석되고 있다.

대만전력공사는 대만원전 2호기를 재가동하지 않을 경우 이달 하순 전력예비율은 6.18%에 머물면서 전력수급이 위험수준에 도달, 내달 전력예비율은 5.53%까지 떨어질 것으로 경고했다.

이에 앞선 지난해 1월 대만 정부는 원전 6기를 2025년까지 폐쇄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전기사업법 개정(안)을 찬성다수로 채택한 바 있으며, 이 개정안은 2025년까지 대만 내 원전가동을 모두 중지해야 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대만 정부의 이 같은 행보에 대만반핵시민단체들은 원전제로정책을 지킬 것을 정부에 요구하며 가두시위를 벌이는 한편 대만 정부를 향해 ‘원전 제로로 가자’, ‘원전을 폐쇄해 대만을 구하자’ 등의 구호가 적힌 플랜카드를 흔들며 정부를 압박했다.

이에 대해 대만 정부는 대만원전 2호기 재가동이 원전제로 선언에 위배된다는 것이란 지적에 계획예방정비 후 재가동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은 뒤 영구정지 한 것은 아니란 공식입장을 내놓고 있다.

에너지전환정책을 추진하는 우리 원전업계도 대만의 분위기를 주시하는 분위기다. 대만은 우리와 비슷한 전력산업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원전업계 한 고위관계자는 “전력수급난으로 대만이 원전 재가동을 승인한 것은 우리에게 주는 교육이 크다”고 언급한 뒤 “에너지전환정책 핵심은 원전을 점진적으로 줄이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고, 2030년 이후 영구정지 되는 원전이 급증할 경우 어느 시점부터 지독한 전력수급난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섣부른 원전제로 선언이 가져온 폐해 중 하나”라면서 “앞으로 대만 정부가 원전제로정책을 강행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할 부분”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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