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물자원공사 존폐논란…암바토비마저 도매금으로?
광물자원공사 존폐논란…암바토비마저 도매금으로?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8.02.20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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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자가 제시한 10개 항목을 모두 충족시키면서 사업성 이미 입증
생산량 걸림돌 제거 증산 순항…니켈 공급부족현상 상당기간 점쳐져
운영비 3년 만에 35%로 줄고, 주주 투자비도 73%로 크게 줄어들어




【에너지타임즈】자원공기업이 MB정부 자원외교 늪에서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광물자원공사가 해외광물자원개발사업을 철수할 수 있다는 정부의 신호가 나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다만 암바토비 니켈광산 등 일부 사업을 경우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탓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지난 13일 박중구 해외자원개발 혁신 테스트포스(T/F) 위원장(서울대학교 교수)은 기자간담회를 열어 광물자원공사 문제는 상당히 구조적이라고 설명한 뒤 특단의 조치 없이는 상당히 극복하기 힘들다는 소견을 밝혔다.

이어 박 위원장은 광물자원공사 유동성위기에 대해 광물자원공사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극복하겠다고 하나 그게 어려울 뿐만 아니라 올해 해결되더라도 내년 이후에 계속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광물자원공사 차임금과 사채를 말하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박 위원장은 광물가격변화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면서 광물자원공사가 국민부담 최소화 원칙하에 근본적인 처리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는 등 사실상 광물자원공사 해외광물자원개발을 철수시킬 수 있음을 암시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면서 광물자원공사에서 야심차게 추진한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프로젝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참여정부시절 본격화됐으며, 4차 산업혁명 원자재로 손꼽히는 리튬·니켈·코발트·텅스텐·망간 중 니켈과 코발트를 생산하는 세계적인 규모의 광산·플랜트복합사업이다.

암바토비 니켈광산은 2011년 3월말 광산과 파이프라인 건설을 완료한데 이어 시운전을 거쳐 2012년 9월 생산을 시작했으며, 이후 2014년 1월 상업생산 도달과 2015년 3월 생산시험 달성, 2015년 9월 재무완공 등 생산안정화와 지속적인 증산으로 사업경쟁력을 강화하는 단계를 밟아 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상업생산은 관련 설비의 운영과 생산이 되는 시점으로 상업생산 시 투자비 자본화 중단과 감가상각을 시작하는 것을 의미한다.

재무완공은 프로젝트 창출 현금을 통한 사업운영과 대주주단 원리금 상환이 가능한 단계로 대주주단 원리금 상황을 시작하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암바토비 니켈프로젝트가 대주주단에서 규정한 10개 항목에 대한 시험을 통과했다는 것은 사업성이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10개 항목은 ▲90일간 설계대비 니켈 90% 생산 달성 ▲주요 계약서 충족조건 이행 ▲환경관리계획서 제출과 관련 법규 준수 ▲효율성 계수 1.10 충족 ▲선순위채무 계좌 내 프로젝트파이낸싱 상환액 적립 ▲계약서에 명시된 시설 완공 ▲채광계획 90% 이상 달성 ▲니켈 선전처리와 원자재 수송능력 ▲우기 중 지속운영능력평가 ▲수요처 2곳 판매 등이다.

다만 암바토비 니켈프로젝트는 2015년부터 2016년까지 일부 설비에서 발생한 고장으로 생산량이 줄어들고 니켈가격이 하락하면서 이중고를 겪은 바 있다.

이중 생산량은 그 동안 걸림돌이 됐던 설비에 대한 정비가 매듭지어지면서 올해부터 생산량이 당초 일정대로 정상궤도에 오른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광물자원공사 관계자는 “지난해 암바토비 니켈광산에서 생산한 니켈은 3만5000톤이었으나 올해 니켈 생산량 목표는 4만6700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부터 당초 계획대로 니켈 생산량을 늘리는 수순을 밟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이중고를 겪게 만들었던 니켈가격도 상승세를 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전기자동차 보급이 늘어나면서 니켈 공급부족현상이 두드러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우드맥킨지에서 낸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니켈수요는 226만9000톤인데 반해 공급은 219만2000톤으로 니켈 공급부족현상이 본격화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앞으로의 니켈수급도 공급부족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2019년 수요는 233만2000톤인 반면 공급은 228만 톤, 2021년 수요는 243만1000톤인 반면 공급은 242만3000톤, 2025년 수요는 255만3000톤인 반면 공급은 243만8000톤으로 각각 전망됐다.

실제로 2016년 200만 대 전기자동차를 생산하는데 니켈 3만 톤이 소비됐으며, 2022년 1500만 대 전기자동차를 생산할 경우 필요한 니켈이 90만 톤에 이를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게다가 니켈 생산측면에서 신규 프로젝트가 없다는 점도 니켈 수급에 어려움을 주는 결과로 이어져 니켈가격이 상승하는 요인으로 손꼽히고 있다.

이와 함께 운영비와 주주 투자비가 크게 줄었다는 것은 암바토비 니켈프로젝트가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운영비는 2014년 7억8600만 달러에서 35% 줄어들어 3년 만인 2017년 5억700만 달러, 이 기간 현금생산원가는 톤당 1만6072달러에서 47% 줄어든 8444달러, 주주 투자비는 4억2900만 달러에서 73% 줄어든 1억1700만 달러로 각각 줄어든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

광물자원개발업계 한 관계자는 “광물자원개발사업은 긴 호흡을 갖고 접근해야 할 사업 중 하나”라면서 “당장 눈에 보이는 수치만 따라가다 보면 큰 낭패를 볼 수 있는 사업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논란이 된 광물자원공사 관련 존폐는 간단하게 결정할 사안은 아니다”라면서 “광물자원공사에서 추진하고 있는 굵직한 사업을 하나로 묶어 존폐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자칫 악수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지난달 전국공공산업노동조합연맹과 한국광물자원공사노동조합도 성명서를 통해 광물자원공사가 유동성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면서 해외자원개발 부실을 초래한 책임자가 누구인지 조속히 밝히는 한편 해외자원개발이 지속될 수 있도록 일관성 있는 정책을 수립할 것을 정부에 촉구한 바 있다.

이들은 해외자원개발 관련 광물자원공사도 미숙한 운영을 했으나 냉·온탕을 오가는 과거 정부정책의 변화와 밀어붙이기식 해외자원개발이 지금의 부실을 초래한 가장 큰 원인이 됐다고 진단한 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책임을 광물자원공사에게 전적으로 전가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들은 지난해에만 구리 28%, 니켈 20%, 코발트 128% 등 광물자원가격이 크게 올랐고, 중국과 일본은 같은 해 우량광산을 돌며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광물자원공사는 헐값매각을 요구받고 있다고 지적받고 있음을 문제 삼았다.

특히 이들은 광물자원공사 해외자원개발 중 대표적인 실패사례로 손꼽히는 암바토비사업 관련 2016년 국내 니켈소비량 25%와 코발트 20%에 해당하는 니켈 4만 톤과 코발트 3000톤을 생산한 바 있다고 언급하면서 현 상태라면 광물자원공사에서 쌓아온 경험이 사장되는 한편 해외자원 확보를 위한 국가경쟁력은 10년 이상 후퇴한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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