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원전시장…한전·한수원에 러브콜 보내는 배경은?
英 원전시장…한전·한수원에 러브콜 보내는 배경은?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7.07.30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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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건설관리 경험과 적기준공 메리트 손꼽혀
英 원전사업 준공 지연에 따른 손실 골칫거리
장·단점 공존 英 원전시장…신중한 접근 필요

【에너지타임즈】영국원전시장이 우리나라 원전사업자인 한전과 한수원에 잇따라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한전이 먼저 러브콜을 받은데 이어 한수원도 러브콜을 받아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영국원전시장은 선진화된 제도나 금융 등에서 장점을 갖고 있으나 유연하지 못한 노동환경은 단점으로 손꼽히고 있어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영국원전시장이 한전과 한수원에 잇따라 러브콜을 보내는 배경은 성공적인 원전건설관리 노하우를 갖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의 원전건설과 운영, 게다가 UAE원전 적기준공을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한국수력원자력(주)에 따르면 일본 히타치(Hitachi)가 영국에서 원전건설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호라이즌뉴클리어파워(Horizon Nuclear Power)’를 2012년 인수한 가운데 원전건설에 따른 재무적 위험을 줄이기 위해 지분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한수원에 지분 인수를 제안했다.

현재 호라이즌뉴클리어파워는 2020년 중순까지 영국 웨일스(Wales) 와일파(Wylfa)에 원전 2기를 건설하고 올드버리(Oldbury)에 원전 2기를 추가로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그 일환으로 한수원은 최근 삼일회계법인에 10억 원 내외의 용역을 발주했으며, 이 용역은 영국원전사업 수행을 위한 영국전력시장 환경을 비롯한 원전사업여건 등 사업초기 기초적인 조사를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전도 영국 정부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이달 초 영국 정부는 무어사이드(Moorside)원전의 노형모델과 관련 신형가압경수로(APR1400)에 대한 안전성평가 등을 거쳐 후보노형으로 포함시키는 등 한전의 참여에 길을 열어줬다.

이에 앞서 한전은 도시바(Toshiba)에서 보유한 누젠(NuGen) 지분 전량인 60% 인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신형가압경수로를 노형후보로 포함시켜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현재 무어사이드원전프로젝트는 일본 도시바와 프랑스 엔지(ENGIE)에서 합작한 누젠컨소시엄이 추진했으나 최근 도시바가 원전사업 진출을 위해 인수했던 웨스팅하우스가 파산함에 따라 더 이상 원전사업을 끌고 나갈 수 없어 누젠 지분 전량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영국원전시장이 한전과 한수원에 잇따라 러브콜을 보낸 배경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한전과 한수원이 그 동안 쌓아온 원전건설관리 노하우와 적기준공이란 메리트에 영국원전시장이 매료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실제로 영국원전시장에서 이 문제는 적잖은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영국원전시장에서 원전건설이 추진되고 있으나 준공적기에 애를 먹고 있는 눈치다. 한 원전사업자는 이미 건설단가가 당초 계획대비 3배나 늘어난 경우도 있고 또 다른 원전사업자는 건설단가를 추정할 수 없을 정도로 늘어 프로젝트 완료마저 불투명한 상황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원전업계 고위관계자는 “영국원전시장은 선진화된 금융지원시스템과 전력시장 등을 통해 안정적인 사업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예측불가능한 건설비용은 최대 단점으로 손꼽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영국의 노동환경은 우리나라나 아랍에미리트 등과 같이 유연하지 못하기 때문에 원전건설단가를 크게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다 최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로 노동환경은 더욱 악화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이 때문에 원전사업자들은 근로자를 찾는데 애를 먹고 있는데다 건설단가마저 늘어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특히 영국 정부는 건설비용 제반비용을 지원해주는 제도로 우리나라에서 잘 알려진 발전차액지원제도(FIT)와 유사한 CFD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영국 내 원전사업자가 전기준공이란 숙제를 풀지 못하면서 상당한 부담을 안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영국원전시장에서의 이 같은 분위기를 감안할 때 이미 안전성이 확보된 상태인 우리 원전산업은 원전사업자 경제성과 직결되는 원전건설관리 노하우와 적기준공을 자국에서뿐만 아니라 UAE원전에서 보여줬다는 것은 영국 정부에게 상당한 메리트로 인식되기 충분하다는 것이 원전업계의 중론이다.

이뿐만 아니라 영국원전시장에서 사용후핵연료는 정부에서 직접 담당하기 때문에 그에 따른 위험요인은 없지만 원전사고에 따른 보험요율이 높다는 것은 그에 따른 단점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수원 고위관계자는 “영국원전사업도 장단점을 갖고 있는 만큼 면밀한 검토와 접근이 필요하다”고 언급하면서 “한전도 그에 대한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자료를 통해 국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수익성과 위험요인을 엄격히 따져 원전수출을 추진할 계획이며, 원전수출정책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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