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난방기술 지분매각…전면 재검토 불가피 점쳐져
지역난방기술 지분매각…전면 재검토 불가피 점쳐져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7.07.24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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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式 에너지정책에 집단에너지 초점 맞춰져
3번 유찰 등 지지부진한 지역난방공사 지분매각
노조 사모펀드 보유한 지분 50% 회수해야 주장

【에너지타임즈】전임정부 에너지기능조정으로 추진 중인 지역난방기술 매각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정권교체가 이뤄진데다 매각절차도 순조롭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주무부처인 산업부가 이를 재검토할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발표된 정부의 ‘에너지·환경·교육부문 기능조정방안’에 따르면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집단에너지설계 등의 시장에서 4곳 민간기업이 활동하고 있음을 반영해 자회사인 한국지역난방기술 지분 50%를 매각하는 것으로 정부정책이 정해졌다.

이 정책이 발표된 직후 지역난방공사는 지역난방기술 지분매각을 위해 주간사 선정을 위한 입찰에 나선 결과 그 결과 이미 세 번이나 유찰된데 이어 현재는 네 번째 입찰을 진행 중이다. 네 번째 입찰마감은 내달 9일까지다.

이 정책은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지역난방공사의 지역난방기술 지분매각이 여의치 않은 가운데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고, 새로운 정부의 에너지정책방향이 원전과 석탄발전을 점진적으로 줄이는 한편 신재생에너지와 가스발전을 늘리는 것으로 정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문 대통령은 지난 19일 청와대(서울 종로구 소재)에서 국정과제 보고대회에 참석해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지난 60여일 대선공약을 국정목표를 토대로 만든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보고 받았다.

이날 공개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와 함께 분산전원으로 대표되는 집단에너지 관련 각종 인·허가를 비롯한 발전연료 구매, 지역난방요금 설정 등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을 하겠다는 복안이 포함됐다. 원전과 석탄발전의 지속적인 축소에 따른 빈자리를 가스발전을 포함한 분산전원으로 충당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되고 있다.

집단에너지정책에 대한 현 정부의 관심이 높아진데 이어 백운규 신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지난 19일 열린 청문회에서 지역난방공사의 지역난방기술 지분 50% 매각을 종합적으로 재검토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날 청문회에서 조배숙 의원(국민의당)은 2015년 핀란드 포리(POYRY)의 지역난방기술 50% 지분매각과정에서 당시 지역난방공사 자체평가기준 200억 상당의 지분가치를 우선매수권을 갖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127억 원이란 헐값에 캡스칼리스타사모펀드전문회사에 매각됐다고 언급한데 이어 지역난방공사 지분 50%마저 우선매각대상이기 때문에 캡스칼리스타사모펀드에 인수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전임정부가 특정업체에 넘기기 위한 것이란 의혹을 제기했다.

조 의원의 이 같은 지적에 백 신임 장관은 당시 이 자리에서 “종합적으로 재검토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한국지역난방기술노동조합은 지역난방공사의 지역난방기술 지분매각뿐만 아니라 현재 캡스칼리스타사모펀드에서 보유하고 있는 지분 50%를 회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가 한국전력기술(주), 한국가스공사가 한국가스기술공사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것처럼 집단에너지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선 지역난방기술이 지역난방공사 자회사로 남아있어야만 가능하다는 주장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박동민 지역난방기술노조 위원장은 “지역난방공사가 지역난방기술의 나머지 지분 50%를 모두 매각하게 된다면 국가적인 차원에서 발전시켜온 지역난방기술의 열병합발전 설계능력과 방대한 열수송관 정보·해석기술이 사유화되거나 사장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현 정부의 에너지정책 관련 지역난방기술의 청정발전설비에 대한 특화된 기술은 친환경에너지로의 전환도구로 활용가치가 충분하다”면서 “국가 차원에서 육성한 기술집약적 기업이 사유화와 사장되지 않도록 지역난방기술 매각이 즉시 중단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더해 그는 “캡스칼리스타사모펀드에 넘어간 지역난방기술 50% 지분마저 회수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역난방기술은 1991년 지역난방공사와 핀란드 포리(POYRY)에서 2억 원씩 투자해 모두 4억 원의 자본금으로 설립됐으며, 지난해 7월 핀란드 포리에서 보유한 지역난방기술 지분 50%가 캡스칼리스타사모펀드로 매각됐다. 당시 지역난방공사는 지역난방기술 지분 50%를 보유함에 따라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부채관리차원에서 이를 행사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한국발전기술이 지분매입을 주도했으며, 이 회사의 대표이사와 캡스칼리스타사모펀드의 대표가 동일한 인물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발전기술은 발전설비 운영·정비 등을 수행하는 한국남동발전(주)의 자회사였으나 정부의 공공기관 경영정상화대책에 의거 부채감축의 일환으로 매각대상에 올랐다. 2014년 5월 태광실업은 이 회사를 전격 인수한 바 있다.

특히 이번에 지역난방기술이 매각대상에 올렸고, 이미 지분을 보유한 캡스칼리스타사모펀드에게 우선매수청구권이 주어진다.

지역난방기술노조에 따르면 캡스칼리스타사모펀드의 펀드출자자(Limited Partner)로 새마을금고에서 70.4%인 95억 원, 기업은행캐피탈에서 28.9%인 39억 원을 투자해 99.3%의 지분이 집단에너지 수행경험이 없는 금융권으로 구성돼 있으며, 펀드운용자(General Partner)인 현 대표 지분이 0.7%인 1억 원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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