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전력시장 개방 본질…원전 살리고 신재생 죽이기?
日 전력시장 개방 본질…원전 살리고 신재생 죽이기?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7.05.15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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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사고에 따른 전기료 인하 당초 목표
전기료 인하요인 경쟁효과보다 발전단가
원전 재가동에 따른 전기료 인하 표면화
시장논리로 신재생 경쟁 잃어 보급 장애

【도쿄=에너지타임즈 김진철 기자】지난해 4월 추진된 일본 전력시장 전면 개방이 원전 재가동을 부추기는 한편 신재생에너지 보급의 걸림돌이 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초 일본 정부가 전기요금 인하에 초점을 맞췄던 만큼 현재 전력회사들은 발전단가가 낮은 발전전원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원전 재가동은 새로운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반면 발전단가가 원전 등에 비해 높은 재생에너지는 일본 전력시장에서 고객으로부터 외면 받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현재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등에 효과를 낼 것이란 기대로 정해진 우리나라 전력판매시장 개방 정책도 다시 논의돼야 한다는 의견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지난해 4월 일본 정부는 전력시장을 전면 개방했다. 2011년 후쿠시마원전사고 이후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됐는데 배경은 후쿠시마원전사고에 따른 일본 내 원전의 전면 중단으로 전기요금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것. 일본 정부는 고심 끝에 전력시장 전면 개방이란 카드를 꺼내들었다.

실제로 최근 일본의 전기요금은 지역별로 차이가 있으나 일제히 하락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만 전력시장 전면 개방에 따른 경쟁효과보다 발전단가에서 오는 것에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히사노리 고토(Hisanori Goto) 일본전력중앙연구소 주임연구원은 “전력시장 전면 개방에 따른 경쟁효과가 표면화된 부분이 없다고 말을 할 수 없지만 최근 국제유가 급락으로 석탄발전과 가스발전의 발전단가가 낮아진 영향이 더 크다”고 진단하는 등 현재 일본의 전기요금 인하현상에 대해 설명했다.

나오지 야마모토(Naoji Yamamoto) 일본에너지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도 “최근 간사이전력이 원전 재가동을 계획하고 있음에 따라 (간사이전력이 공급하는) 전기요금이 더 낮아질 것”으로 내다본 뒤 “원전의 재가동은 일본의 전기요금을 인하하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점쳤다.

따라서 일본의 전력시장 전면 개방은 결국 발전단가가 낮은 발전전원 가동을 늘리는 한편 재생에너지 보급을 저해하는 효과를 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준 마기타(Jun Makita) 일본에너지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일본 전력회사는 전력시장 전면 개방 이후 전기요금 인하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기존 발전단가 기반의 전기요금보다 경쟁체제 기반의 전기요금을 인하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전력회사가 저렴한 전기요금을 원하는 고객을 더 유치하기 위해선 원전 등 발전단가가 저렴한 발전전원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전적으로 시장논리에 의존함에 따른 결과 재생에너지 보급에 장애가 될 수 있음을 언급하면서 “앞으로 민간기업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전력시장 전면 개방과 재생에너지 확대는 동전의 양면과 같아 신중하게 다뤄야 하고 제도적 설계를 염두하고 정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유 나가토미(Yu Nagatomi) 일본에너지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일본 정부는 재생에너지 활성화하기 위해 발전차액지원제도를 도입했고, 전력회사는 재생에너지를 기저부하로 공급하는 등 차별은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원전사고 이후 전력수급난이 가속화되자 일본 정부는 2012년 7월 발전차액지원제도를 도입했으며, 현재 태양광발전사업자는 당초 예상을 크게 뛰어 넘어 재생에너지 전체에서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로 일본의 10곳 전력회사는 후쿠시마원전사고 후 태양광발전설비 보급에 도움을 주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발전차액지원(FIT)제도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전력회사들이 발전차액지원제도를 통해 생산된 태양광발전설비의 전력을 추가로 구입하지 않겠다고 나서는 등 반발이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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