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광물자원공사 경영지표…실수인가? 허수인가?
석유·광물자원공사 경영지표…실수인가? 허수인가?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7.04.16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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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油價 바닥 치며 경영환경도 바닥
자산재평가 따른 자산의 가치상실 이어져
油價 정상 궤도 오르면 다시 회복될 자산
차입에 따른 불어난 이자도 폐해 중 하나
【에너지타임즈】탄핵정국에 이은 대선정국, 해외자원개발업계에 그늘이 드리워지고 있다. 가까스로 진정된 MB자원외교 악몽이 다시 살아나지나 않을까 우려하는 눈치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경우 MB정부에서 추진했던 4대강 사업과 함께 해외자원개발정책이 수면으로 올라올 수 있기 때문인데 국회와 여론이 해외자원개발 본질을 떠나 아직도 질타를 이어가고 있고, 정부도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한 채 구조조정 등으로 일관하고 있음에 따른 것이다. 특히 자원공기업을 경영악화에 내몰리게 만들었던 유가가 아직도 바닥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자원공기업 경영악화 본질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과연 자원공기업 경영환경을 현재 알려진 바와 같이 모두 받아들일 것인가. 그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일반적으로 자원공기업은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 등으로 요약된다. 이중 가스공사는 고정적인 수익구조인 사업기반을 갖고 있는 반면 석유공사와 광물자원공사는 가스공사와 상황이 다르다.

석유공사와 광물자원공사는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갖고 있지 않은 탓에 정부의 출연과 함께 차입에 의존했고, 차입으로 해외자원개발사업을 추진하다보니 이자에 이자를 물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는 열악한 환경이 겹치진 것. 또 이 사업의 위험요인 중 하나인 유가와 광물가격이 급락하면서 매출은 고사하고 자산재평가를 통해 경영은 2015년 최악에 이르게 됐다.

실제로 2015년 석유공사와 광물자원공사 당기순손실은 5조5000억 원과 2조636억 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당시 석유공사 당기순손실 5조5000억 원 중 82%가 자산손상손실인 것과 함께 지난해 당기순손실 1조 원가량 중 70%가 자산손상손실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달리 보면 유가가 정상궤도에 오른다면 환원될 수 있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광물자원공사 사정도 마찬가지다. 부채가 14% 늘어난 반면 자본이 2014년 1조8317억4600만 원에서 2015년 6691억6000만 원으로 집계되면서 97%(1조7648억3000만 원)로 크게 줄면서 부채비율이 2014년 219%에서 2015년 6905%로 크게 늘어난 배경이 되고 있다.

결국 석유공사와 광물자원공사 자산은 유가와 광물가격에 따라 유동적인 탓에 이들 자원공기업 자산도 유가와 광물가격에 따라 회복될 여지가 충분한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

현재 이웃나라인 중국은 막대한 자본력을 해외광산을 사들이고 있고, 일본은 컨트롤타워를 통한 포괄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중국의 3대 국영석유회사는 올해 전년대비 24% 늘어난 3700억 위안(한화 63조4321억 원가량)을 투자할 계획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해외자원개발사업은 MB자원외교 암초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답답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보인 석유공사와 광물자원공사 경영실적은 숫자로 만들어낸 허수에 불과할 수 있고 해외자원개발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 사업구조조정은 더 큰 피해를 낳을 수 있다는 주장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현재 석유공사와 광물자원공사 등으로 대표되는 자원공기업이 MB자원외교정책과 저유가기조 지속 등으로 인한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아직도 국회와 여론은 이들 자원공기업을 향한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정부도 자구책만 강요할 뿐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고난의 길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자원공기업, 지금의 상황을 타개할 근본적인 해법으로 자원개발업계는 유가와 광물가격이 정상궤도에 오르는 것을 손꼽고 있다. 그래야만 저평가된 자산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있는데다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자원공기업 경영이 악화된 배경은 유가 하락이 대표적으로 손꼽힌다. 2015년 유가가 바닥을 치면서 자원공기업 경영실적도 바닥을 쳤다. 그러면서 이들의 경영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고, 이들의 경영실적은 최악으로 치달았다.

석유공사와 광물자원공사가 국회에 제출한 2015년 결산자료에 따르면 2015년 석유공사와 광물자원공사 당기순손실은 급락한 유가와 광물가격으로 5조5000억 원과 2조636억 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석유공사 당기순손실은 ▲2011년 1528억 원 ▲2012년 940억 원 ▲2013년 7158억 원 ▲2014년 1조6111억 원 ▲2015년 4조5002억 원 등으로 매년 늘어 최근 5년간 모두 7조9000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광물자원공사는 ▲2011년 327억 원 흑자 ▲2012년 212억 원 적자 ▲2013년 189억 원 흑자 ▲2014년 2635억 원 적자 ▲2015년 2조636억 원 적자 등을 기록하면서 최근 5년간 2조2967억 원의 손실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자원공기업 경영은 유가와 궤를 같이 하고 있다.

두바이유 기준 유가는 2000년에 들어서면서 배럴당 20달러로 올라선 뒤 2004년 33.74달러, 2005년 49.59달러, 2006년 61.59달러로 상승세를 탔다 그러다 2008년 90달러대까지 오른 후 2009년 세계금융위기 여파로 한때 주춤했으나 2011년 유가는 100달러대로 올라섰다.

이후 유가는 2012년 109.03달러, 2013년 105.25달러로 고유가기조를 이어가다 2014년 말 가파르게 하락하게 된다. 유가 급락 원인은 셰일오일 생산증가 등에 따른 원유공급 과잉현상이 수년째 지속된 것을 비롯해 중국의 경기 둔화와 중동지역 갈등, 달러화 강세 등이 겹친 결과로 분석되고 있다.

그 결과 2015년 유가는 배럴당 50.69달러로 바닥을 쳤다.

국회 등은 석유공사의 유가가 현재보다 2배 가까이 오르기 전까지 손실·이자·세금 등 비용지출을 감당하기 어려워 크게 손실을 볼 가능성이 크고, 광물자원공사의 경우 현재 진행 중인 사업과 관련 투자가 이어져야하기 때문에 손실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우려를 배제할 순 없지만 유가와 광물가격이 바닥을 치면서 자원공기업 경영도 바닥을 쳤다. 그러면서 이들의 경영도 더 악화될 가능성이 크게 낮아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2015년 이들의 경영이 악화된 배경은 유가와 광물가격 급락으로 자산이 재평가됐기 때문인데다 가스공사와 달리 안정적인 수익기반 없이 투자자금을 차입에 의존함에 따른 이자수익 등이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자원개발업계 측은 자원공기업에서 보유하고 있는 자산평가가 매입 당시로 정상적인 평가를 받을 경우 이들의 재무구조는 훨씬 호전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금 재무제표에 보이는 수치가 전부가 아니란 뜻으로 풀이된다.

자원공기업이 지금의 위기에 놓인 배경은 석유공사와 광물자원공사의 대형화에서 찾아볼 수 있다.

2008년 3월 지식경제부(現 산업통상자원부)는 업무보고에서 당시 대통령이었던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석유공사 대형화방안 주문을 받고, 3개월 뒤 석유공사 대형화방안을 확정·발표했다.

이 방안에 따르면 지식경제부는 석유공사 대형화에 모두 19조 원의 재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정부예산 4조1000억 원을 출자하고 나머지 15조 원을 석유공사 자금과 외부차입 등을 통해 마련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특히 유전이나 석유개발기업 등 적정매물 출현 시 적기에 매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정부예산 4조1000억 원 중 9647억 원을 우선 지원하고 2009년부터 2012년 중 나머지 3조1000억 원을 지원했다.

석유공사는 당시 하루 5만 배럴이었던 생산원유를 2012년까지 30만 배럴로 확대키로 목표를 정한데 이어 2008년부터 2012년까지 18조 원의 재원을 투입했다. 현재 석유공사는 하루 2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


이 기간 석유공사는 기업합병인수(M&A)으로 ▲미국 Ankor(지분 80%, 인수대금 8억7800만 달러) ▲페루 Save Peru(50%, 4억9600만 달러) ▲캐나다 Havest(100%, 39억7000만 달러) ▲카자흐스탄 Sumbe(85%, 3억3500만 달러) ▲영국 Dana(100%, 29억9600만 달러) 등을 각각 인수하게 된다.

석유공사노조 측은 지난해 한 토론회에서 석유공사 경영이 악돠된 원인으로 유가 하락과 자산거래시장 침체에 따른 자산합리화로 유동성 확보 난망에서 찾았다.

당시 김병수 석유공사노조 위원장은 “(뉴욕거래소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WTI)유는) 2014년 6월 13일 배럴당 106.83달러에서 2015년 12월 31일 37.04달러로 유가가 크게 하락했고, 그러면서 그에 따른 석유공사의 자산손상과 영업이익이 축소됐다”고 설명하면서 “2015년 석유공사 손실금액 39억 달러 중 자산손상손실이 82%인 32억 달러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그는 자산거래시장 침체에 따른 유동성 난망과 관련 “2015년 1000만 달러 이상의 자산거래 건수는 206건으로 전년대비 50%, 2015년 2/4분기 기준 평균거래단가는 배럴당 5.17달러로 2014년 11.87달러 대비 56%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정부정책이행과정에서 ▲고가매물 인수 ▲석유공사 대형화 재원 차입 의존 ▲투자프로세스 합리성 투명성 부족 ▲저유가기조 매출감소 ▲자산손상 따른 대규모 손실 발생 등을 석유공사 경영악화의 원인으로 손꼽았다.

이를 종합해보면 2015년 최악의 석유공사 경영실적을 만들어낸 배경은 82%에 달하는 자산손상손실임을 감안할 때 석유공사에서 보유한 자산이 유가 급락으로 재평가돼 자산손상손실로 이어진 것으로 설명될 수 있다.

이와 함께 석유공사가 필요한 재원을 차입에 의존했다는 것은 이자에 이자를 물면서 해외자원개발사업을 추진한데 따른 폐해로 분석되고 있다.

국회나 언론 등에서 지적하는 것과 달리 석유공사의 경영이 더 악화될 것이란 지적은 최근 석유공사 경영에서 그렇지 않다는 반증을 찾아볼 수 있다.

최근 석유공사는 지난해 4/4분기에 이어 올해 1/4분기에서 흑자를 기록했다. 물론 자산을 매각하는 등 자구책도 성과를 낸 부분이 없잖아 있겠지만 2015년 자산 재평가에 따른 손실이 모두 반영됐기 때문이다.

석유공사에 따르면 2017년도 1/4분기 영업이익 3900만 달러(한화 442억6890만 원가량)를 달성했다. 석유공사는 지난해 4/4분기에 이어 올해 1/4분기까지 2분기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하게 됐다.

올해 1/4분기 매출액은 4억5400만 달러(한화 5153억3540만 원가량), 매출원가는 3억5100만 달러(한화 3984억2010만 원가량), 영업이익은 3900만 달러로 각각 집계됐다.

광물자원공사 상황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2015년 결산결과 광물자원공사 부채비율은 6905%로 집계됐다. 2014년부터 2015년에 이르기까지 만들어진 적자가 그대로 반영된 것.

광물자원공사 부채비율이 단순하게 부채만 늘어났기 때문일까. 그것보다는 부채비율의 분모가 되는 자본총액이 감소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2013년까지 흑자를 기록했던 광물자원공사는 2014년 2014년 2635억 원, 2015년 2조636억 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광물자원공사 부채는 2014년 4조202억2300만 원에서 2015년 4조6205억6500만 원으로 집계되면서 14%(6003억4200만 원) 늘어난 반면 자본은 2014년 1조8317억4600만 원에서 2015년 6691억6000만 원으로 집계되면서 97%(1조7648억3000만 원)로 크게 줄었다. 그러면서 광물자원공사 부채비율은 2014년 219%에서 2015년 6905%로 크게 늘어나게 됐다.

이 결과는 자본총액 감소에서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광물가격 급락으로 인한 광물자원공사 프로젝트 자산에 대한 손상차손 인식에 이어 당기순손실 발생, 이익잉여금 등 자본구성요소 총액이 감소됐다.


광물자원공사 핵심 프로젝트는 볼레오(구리)와 암바토비(니켈).

런던금속거래소에 따르면 2011년 구리가격은 톤당 8810.0달러에서 2015년 5492.9달러로 3317.97달러, 또 니켈가격도 톤당 2만2830.54달러에서 1만1799.47달러로 1만1031.07달러나 각각 줄었다.

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광물자원공사 당기순손실 2조636억 원은 장기광물가격 전망치 하락으로 인한 손상차손 1조8441억 원에 주로 기인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으며, 손상차손은 볼레오 프로젝트 9415억 원, 암바토비 6003억 원을 각각 반영하고 있다.

광물자원공사 관계자는 “손상차손은 현금이 유출되지 않는 손실로 회계 상 인식된 결과”라면서 “앞으로 광물가격 상승에 따라 이 프로젝트 가치가 상승되면 이익으로 환입이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와 함께 광물자원공사는 정부로부터 2조 원을 출자받기로 약속하고 차입을 통해 해외자원개발사업을 추진했다.

이후 정부는 2007년까지 3935억 원을 한데 이어 ▲2008년 1384억 원 ▲2009년 1192억 원 ▲2010년 1392억 원 ▲2011년 2100억 원 ▲2012년 2600억 원 ▲2013년 2250억 원 ▲2014년 2249억 원 ▲2015년 1892억 원 ▲2016년 721억 원 등을 출자하기로 했다. 그러나 지난해 정부는 당초 계획과 달리 679억 원을 집행했다.

결국 광물자원공사는 해외자원개발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차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고, 차입에 따른 이자비용을 부담했다는 것은 자사의 경영환경에 악영향을 줬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특히 광물자원공사 경영악화 원인이 된 볼레오와 암바토비 프로젝트.

광물자원공사 측은 이와 관련 기존 해외자원개발과 달리 볼레오와 암바토비 프로젝트는 단순한 광물생산뿐만 아니라 가공을 통한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사업인 탓에 가공공장을 갖춰야 하는 탓에 투자를 동반하고 광물가격 급락은 이 같은 경영악화 상황을 만들어냈다고 설명하고 있다.

볼레오 프로젝트는 우리나라에서 90%의 지분을 갖고 있는 사업으로 생산규모는 연간 전기동 5만1000톤과 코발트 2000톤이다. 현재까지 공사투자비는 1조5306억 원.

광물자원공사는 2008년 4월 이 프로젝트에 처음으로 참여했고 2010년 9월 광산건설에 착수했다. 또 2014년 12월 건설을 완공한데 이어 2015년 1월 전기동 시험생산, 2016년 2월과 4월에 황산아연과 코발트 시험생산에 각각 성공한 바 있다.

암바토비 프로젝트는 마다가스카르 중동부 해안지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이 프로젝트에 광물자원공사·대우인터내셔널·STX 등 우리나라가 22.5%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암바토비 프로젝트는 2012년 초도생산 후 지속적으로 생산량을 늘린 결과 2015년 4만7298톤의 니켈을 생산한 바 있다.

광물자원공사 관계자는 “대형화 이전의 광물자원공사는 유연탄사업 등으로 성과를 냈으나 볼레오와 암바토비 프로젝트는 앞선 사업과 다르다”고 언급하면서 “볼레오와 암바토비 프로젝트는 원석을 캐내는 것이 아니라 이 원석을 가공이란 과정을 거쳐 금속을 만들어내는 사업이 포함돼 있는 탓에 그 가치를 단순하게 평가하는 것은 무리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금까지 이 프로젝트와 관련해서 큰 매출이 없었던 것은 생산되지 않았기 때문이며, 본격적인 상업운전에 들어간데 이어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광물가격이 상승세 조짐이 있음을 감안할 때 지금의 부진은 크게 호전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점쳤다.

그러면서 그는 “광물자원공사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직접 출자도 아닌 출자금을 늘려주는 것만으로도 지금의 난관을 극복하고 경영정상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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