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E 활성화 조건…공급자 마인드부터 바뀌어야
신재생E 활성화 조건…공급자 마인드부터 바뀌어야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6.03.22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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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홍권표 한국신재생에너지협회 상근부회장>

저탄소경제로 글로벌 질서 재편 중
수출 경쟁력 제고 차원서 서둘러야
최대 걸림돌…에너지공급자 마인드
전력예비율 CP요금…발목 잡을 것

신(新)기후체제 이후 화석연료 중심의 글로벌 질서가 파괴되고 있고 그 자리에서 신재생에너지 등 저탄소경제로의 새로운 질서가 부각되고 있다. 보이지 않는 여러 손들이 저탄소경제로의 전환을 압박하고 있다.

이 지각변동은 단순한 저탄소경제로의 전환이 아니라 질 좋은 저가의 제품이 각광받던 시대가 저물고 있는 반면 제품의 제작과정에서 발생되는 이산화탄소 배출여부가 반영되는 일명 보이지 않는 규제인 탄소세가 머지않은 미래에 각국의 산업구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수출을 주력으로 하는 우리는 수출경쟁력 제고차원에서라도 신재생에너지 등 저탄소경제로의 전환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필요성만큼이나 저탄소경제로의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가장 큰 걸림돌은 기존 에너지공급자의 마인드 전환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新)기후체제 이후 글로벌시장에서 신재생에너지가 각광을 받고 있음에도 우리나라 신재생에너지산업의 여건도 여전히 녹록치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홍권표 한국신재생에너지협회 상근부회장은 지난 21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지론을 폈다.

 

【에너지타임즈】홍 부회장은 그 동안 지지부진하게 침체일로에 섰던 우리나라 신재생에너지산업이 전환기를 맞은 상황에 중책을 맡게 됐다고 짧은 소감을 밝혔다. 그는 지난해 12월 취임했다.

홍 부회장은 “(상근부회장으로써의) 역할이라면 기존 에너지질서와 국제사회로부터 지진해일처럼 밀어닥치는 새로운 에너지질서로의 재편을 적절하면서도 합리적인 속도로 우리나라가 변화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면서 “저탄소경제로의 이행을 하는 중재자 역할을 하도록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먼저 홍 부회장은 신(新)기후체제 이후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글로벌 이슈가 된데 이어 머지않은 미래에 신재생에너지가 기존의 에너지를 상당하게 대체하게 될 것으로 전망한 뒤 글로벌 질서도 화석연료를 중심에서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고 현재 상황을 진단했다.

그는 영국을 예로 들었다. 영국의 경우 2015년 2/4분기 신재생에너지비중은 석탄발전을 추월했고, 풍력·태양광발전과 바이오매스 등의 신재생에너지비율이 자국 내 생산전력의 25.3%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곧 세계적인 추세라고 덧붙였다.

이어 홍 부회장은 “유럽연합(EU)에서는 2007년 7월 1일부터 유럽신화학물질등록제도(Registration Evaluation and Authorization of Chemicals)를 통해 그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상품에 대해 통관제한을 하고 있다”면서 “이와 관련 2020년 이후 글로벌 무역질서는 통관단계에서부터 탄소세 부과란 철퇴를 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저탄소경제에서 생산된 제품이 수출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홍 부회장은 우리나라의 움직임과 관련해서도 의견을 피력했다.

2015년 12월 15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1회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 회의에서 산업계 등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가 2030년 배출전망치대비 온실가스를 37% 감축계획을 국제사회에 발표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홍 부회장은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우리의 경제를 저탄소경제로 서둘러 전환시켜 변화하는 글로벌 질서에 합류하고자 하는 고육지책(苦肉之策)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최근 글로벌 질서의 재편과 함께 우리 정부도 에너지신산업의 수출산업화 관련 투자를 확대하고 있고 이에 발맞춰 에너지공기업도 정부정책에 일견 호응하고 있기 때문에 신재생에너지산업이 활성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홍 부회장은 “우리나라 신재생에너지산업의 활성화를 저해하는 걸림돌로 신재생에너지가 우리나라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기존 에너지공급자의 마인드 전환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다 저탄소경제로의 이행을 위한 국민적, 산업적인 마인드 전환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배출전망치대비 37% 온실가스 감축 선언 이후에도 우리의 신재생에너지산업의 여건은 녹록치 않은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그는 노후화 된 석탄발전 등의 설계수명이 다할 경우 그 자리에 신재생에너지단지를 조성하는 마인드의 전환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주장한 뒤 발전사의 이 같은 마인드 전환은 저탄소경제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는 단초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함께 홍 부회장은 아이디어를 내놓기도 했다.

그는 “우리의 많은 제조업 공장들이 중국과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에 진출해 있고, 이들 기업의 공장 부지를 활용해 태양광발전 등 신재생에너지단지를 조성해 운영하는 사업을 한다면 배출전망치대비 37% 중 해외분 11%를 미리 확보해 나가는 한편 해당국가에서의 공사실적을 확보할 수 있어 현지에서 발주되는 공사를 수주하는데도 용이한 점이 있을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이어 홍 부회장은 “이 사업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 신재생에너지 관련 제품을 사용한다면 한전은 동반성장정책과 함께 신재생에너지산업을 육성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될 것”으로 점쳤다.

그러면서 그는 “신재생에너지업계의 발전을 위해 한전 등 기존 에너지공급자를 중심으로 설득을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뿐만 아니라 홍 부회장은 과거처럼 전력수요가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2013년 10월 월간수출 504억8000만 달러, 2014년 4월 500억 달러 달성 이후 2016년 1월 366억 달러, 2월 364억 달러로 감소하면서 에너지수요도 큰 폭으로 줄어들었음을 홍 부회장은 설명했다.

이어 그는 “에너지수요측면에서 볼 때 문제는 우리나라 수출침체가 단순히 저유가기조에만 기인한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중국경제가 내수로 전환됨에 따라 우리의 주력시장의 환경이 완제품시장으로 바뀌게 됐고, 그 동안 우리나라의 수출을 주도해 오던 전력다소비업종의 구조적인 경쟁력 저하가 더욱 큰 문제”라고 진단했다.

이와 더불어 홍 부회장은 “2018년 생산가능 인구절벽과 베이비부머 은퇴시기에 맞물려 에너지수요 감소는 명약관화한 가운데 우리나라 발전설비용량은 2015년 말 9700만kW, 2016년 상반기 1억1000만kW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그는 “그 결과 전력예비율은 20~40%에 달하고 전력부하는 7000만kW를 넘지 못하는 날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이는 현재 전력시장구조에서 발전설비투자를 보전해주는 용량요금(CP)의 부담이 가중되는 것을 의미하고 앞으로의 국가경쟁력에 큰 저해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마지막으로 홍 부회장은 기존 에너지업계나 신재생에너지업계는 글로벌 에너지패러다임 변화와 우리나라 성장을 견인했던 산업의 구조적인 경쟁력 저하, 2018년 생산가능 인구 절벽, 베이비부머 은퇴, 공공기관 지방이전, 전국 혁신도시 육성 등의 추세를 감안할 때 에너지소비의 저하와 함께 에너지소비도 점진적으로 분산되고 있음을 언급한 뒤 이 같은 추세를 감안하면 분산전원으로의 전환이 타당하며 그 기능을 신재생에너지가 담당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홍 상근부회장은 서강대학교 경영학 석사를 졸업했으며, 산업자원부(現 산업통상자원부) 자원정책실 석유수급과, 지식경제부(現 산업통상자원부) 사업지원팀장·남북경협팀장·감사담당관 등을 지낸 뒤 한국지역난방기술(주) 사장을 역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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