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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원전설계 민영화…시장분석 반영돼야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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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2.10  01: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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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타임즈】민영화. 공영화의 반대말이다. 공영화된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공공성을 갖고 반드시 필요한 산업이지만 수익을 낼 수 없을 때 국가가 공기업 형태로 산업을 유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수익보다는 더한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 목표다.

그래서 공영화된 산업을 민영화한다는 것은 그만큼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시장상황을 반드시 고려해야 하고 그보다 중요한 것은 공공영역에서 이뤄지던 투자가 민간영역에서 이뤄진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민간이 적절한 투자를 하고,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시장이 만들어질 때 민영화는 제대로 된 빛을 보게 된다.

그런데 최근 기획재정부에서 추진하는 에너지공공기관 기능조정에 원전설계 일부를 민영화하는 방안이 검토 중이다.

현재 원전설계는 한수원에서 발주하면 한국전력기술이 이를 수주해 수행하는 것으로 진행되고 있다. 검토 중인 방안은 한수원에서 개념설계·기본설계·상세설계를 분리발주하거나 한국전력기술이 현재처럼 수주한 뒤 아웃소싱을 하는 방안 등으로 요약될 수 있다.

한국전력기술에서 수행하는 원전설계 중 상세설계를 민영화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 동안 엔지니어링업계 요청이 잇따랐던 것도 사실이다.

문제는 원전설계 중 40%이상을 차지하는 상세설계가 민영화됐을 때 우리나라 원전산업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데 있다.

먼저 우리나라에 충분한 시장이 형성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 현재 천지원전 1·2호기 건설만 확정돼 있기 때문이다. 물론 대진원전 1·2호기가 예정돼 있긴 하나 사실상 시장으로 보기 힘들다.

이 가운데 상세설계가 민영화됐을 때 제한된 시장만 보고 민간영역에서의 투자가 이어질까. 물음표를 던지지 않을 수 없다. 한국전력기술에서 관련 기술자가 민간영역으로 자리를 옮겨 수익을 내지 못할 경우 이들의 행보는 어떻게 될까. 경제논리로 이들은 소속감을 잃을 수 있음이 자명하다.

해외시장에서도 빛을 보지 못할 수도 있다. 우리의 원전수출경쟁력이 되레 약화될 수 있음이다. 원전설계 발주 시 개념설계·기본설계·상세설계를 구분해 발주하는 전례를 찾아볼 수 없다. 또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할 경우 책임소재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원전 신뢰성에 생채기를 내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정부의 의지대로 반드시 민영화를 해야 한다면 이 같은 이유를 들어 일부 민영화를 반대하면서도 차라리 그 동안 축적한 기술노하우가 유지될 수 있도록 한국전력기술 전체를 민영화하는 것이 더 실효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이들은 한국전력기술을 민영화하더라도 최근처럼 국내에서 상당한 수준의 시장이 형성됐을 때 민간영역에서의 투자가 이어지고 규모를 유지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시장에서는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원전산업은 로켓산업에 버금가는 기술노하우를 요구하는 탓에 자립이 그만큼 힘들다. 우리는 체르노빌원전사고 등 세계적으로 원전시장이 위축될 때 활성화된 원전건설과 우리의 땀과 열정으로 기술자립이란 결실을 최근에 수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결실은 아랍에미리트(UAE) 수출로 이어졌다.

기획재정부에서 검토 중인 원전설계 중 상세설계 민영화는 원전업계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개념설계·기본설계·상세설계 등이 유기적으로 얽혀 있어 분리하기 어렵다는 것에도 불구하고 강행한다면 물리적으로 가능하다. 이를 통해 정부는 규제완화란 결실을 얻게 되지만 민영화에 따른 실익은 여전히 물음표다. 관련 시장이 민간영역의 투자를 이끌어내고 수익을 줄 정도로 녹록하지 않기 때문이다.

앞으로 우리 원전산업은 해외시장을 내다봐야 한다. 해외원전시장도 신(新)기후체제 전환과 태양광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술의 진일보 등으로 전력수요가 급경사를 그릴 것으로 보이는 신흥개발도상국에 한정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갈수록 세계원전시장에서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 자명하다.

이 와중에 원전설계 중 상세설계 민영화, 세계원전시장에서 발주국가가 우리의 원전신뢰성을 어떻게 평가하게 될지를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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