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관공! 대한민국 에너지 1번지로 만들고 싶었다”
“에관공! 대한민국 에너지 1번지로 만들고 싶었다”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4.07.02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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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강태구 에너지관리공단 경기지역본부장>

에너지하면 떠오르는 기관. 에너지관리공단.

최근 들어 에너지관리공단의 위상이 부쩍 높아졌다. 에너지관리공단 직원들의 끊임없는 노력이 뒷받침이 된데다 세계에너지시장이 기존 공급위주에서 효율위주로 진화하는 시점이 절묘하게 맞물리면서 에너지관리공단의 역할은 더욱 커졌다.

게다가 에너지에 대한 국민적 관심뿐만 아니라 정부정책의 집중도가 높아지면서 9.15 순환정전 이후 에너지수요관리에 대한 필요성은 더욱 절실해졌다.

최근 붐을 일으키는 신재생에너지와 기후변화대응 등의 관련 산업도 따지고 보면 에너지관리공단에서 태생했고, 에너지관리공단은 이들 산업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톡톡히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에너지정책은 에너지관리공단에서 출발한다고 볼 수 있으며, 그 동안 쌓아온 노하우는 이미 개발도상국 롤 모델이 될 정도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위상을 높이는 전기를 맞게 됐다.

1980년 에너지관리공단은 지역난방사업과 보일러기기 관리 등의 업무를 총괄하는 기관으로 미약하게 시작했으나 지금은 우리나라 에너지정책을 비롯해 에너지수요관리, 신재생에너지산업 등으로 그 역할이 크게 늘었다. 게다가 기후변화대응까지 깊숙이 개입하는 등 에너지란 단어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기관이 에너지관리공단이 될 정도로 확고한 자리를 잡았다.

에너지관리공단이 이처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에너지기관으로 위상을 갖추기까지 직원들의 노력을 무시할 수 없다. 기관 내에서 노력한 직원도 있겠지만 다른 기관으로 파견돼 눈칫밥을 먹으며 노력한 직원도 있다.

23여년 에너지관리공단에 적을 두고 있으면서도 다른 기관으로 파견돼 에너지관리공단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온 직원을 이번호에서 만나본다.



강태구 에너지관리공단 경기지역본부장은 1991년 2월 첫 직장으로 에너지관리공단을 선택했다. 당시 국민에게 생소하게 느껴지던 대체에너지(現 신재생에너지)의 기본 틀을 만드는 업무를 맡았다.

그는 “당시 수소·태양광·해양 등의 대체에너지기본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업무였다”면서 “처음으로 수립되는 기본계획이다 보니 힘들었지만 젊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의미가 있었고 재미를 느꼈다”고 회상했다. 또 현재 신재생에너지산업의 초석을 다졌다는데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 업무로 젊은 시절의 열정을 태운 강 본부장은 본사의 경영혁신T/F팀 등의 핵심 부서를 두루 거치고, 직원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노동조합 부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그러던 중 강 본부장은 2007년 4월 모교가 있는 대구시청 기후보호모범도시 정책과제 T/F팀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처음으로 파견근무를 시작하게 됐다. 이곳에 잠시 적을 둔 뒤 2007년 12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국가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 상임자문위원으로 4개월간 활동했다. 이 위원회가 해산되자 그는 국무총리실로 자리를 또 다시 옮기게 된다.

강 본부장은 2008년 4월을 기점으로 에너지관리공단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되돌아봤다. 물론 에너지관리공단 내에서 노력하는 직원과의 호흡도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면서 에너지관리공단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것으로 평가했다.

당시를 회상하며 그는 “국무총리실 기후변화대책기획단 기후산업팀 팀장으로 근무를 시작했는데 처음엔 다른 기관에서 파견 나온 직원들이 ‘에너지관리공단이 뭐하는 곳이야’ 이런 종류의 말을 참으로 많이 했다”면서 “그럴 때마다 답답하기도 하고, 스스로 위축되기도 하는 등 (잠시 후) 마음의 상처를 적잖게 받았다”고 말을 이어 갔다.

강 본부장은 “국무총리실에서 맡은 업무는 CDM사업 관련 각 정부부처에서 올라오는 계획을 정리·관리하는 등 모든 업무를 총괄하는 것”이라면서 이 과정에서 기후변화대응 등의 사업화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후 강 본부장이 파견근무의 절정의 꽃을 피우게 되는 곳이 있으니 바로 대통령직속 녹색성장위원회다. 2년에 가까운 기간근무에서 가장 많은 일을 했고, 많은 성과를 낸 것으로 스스로 평가했다.

그는 이 조직에서 녹색기술팀 팀장과 홍보교육과 과장 등을 맡았다.

특히 강 본부장은 당시 가장 큰 업무로 녹색성장체험관(서울 종로구 소재)을 개관하는 것이었다면서 우리나라 녹색성장의 실체를 국민에게 보여주는 사업이다 보니 대통령의 관심이 커 힘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하루에도 2km 남짓한 거리를 도보로 녹색성장위원회와 청와대를 몇 번이나 오가며 혐의했다고 한다. 또 체험관 임대부터 최종 관리까지 소소한 모든 부분을 담당했다고 했다.

그는 “이 체험관은 지식경제부(現 산업통상자원부) 등 8개 중앙행정기관에서 35억 원의 예산을 모아 개관됐다”면서 “당시 중앙행정기관은 예산부족 등을 핑계를 대며 예산을 내 놓기를 꺼려했고, 예산을 모으는 것이 가장 힘이 들었다”고 말했다. 반면 “청와대는 사업을 서둘러달라고 압박 아닌 압박이 가해지면서 중간에서 적잖게 마음고생을 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러면서 강 본부장은 “끼니를 거르는 일은 다반사고 사무실 인근 사우나에서 새우잠을 자는가 하면 담배도 부쩍 늘어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많이 힘이 들었다”면서도 “그 동안의 인생에서 가장 꽃을 피운 시절이 아이었나 생각 된다”고 스스로를 되돌아봤다.

강 본부장의 파견생활은 에너지관리공단의 위상을 높이는데 적잖은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09년 6월 제주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서 녹색성장위원회는 우리나라의 녹색성장을 홍보하기 위한 전시회를 준비했고, 강 본부장은 실무책임을 맡았다고 한다. 당시 이명박 前 대통령은 정상회의 진행사항을 점검하기 위해 제주를 여러 번 방문했는데 한번은 전시장을 점검 차 방문했는데 브리핑할 사람이 없어 이 前 대통령과 단둘이서 브리핑을 했다고 한다.

강 본부장은 “처음에는 놀랐죠. 그런데 브리핑을 시작하고 보니 긴장감도 줄어들고 자신감도 생겨 속된 말로 ‘간이 부었다’고나 할까요. (웃음) 그때 대통령의 수고한다는 말에 에너지관리공단에서 파견 나왔다는 말을 누차 했던 것 같아요”라고 회상했다.

이뿐만 아니라 그는 당시 가장 기억에 남는 아이디어로 “우리나라의 LED기술을 소개하고 싶어 삼성전자와 LG전자로부터 11개의 LED TV를 제공받아 이번 정상회담에 참가한 정상들의 국기와 사진을 순차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마련해 노출되도록 했으며, 그 결과 누구는 앞에 누구는 뒤에 그런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지 않게 한 동시에 LED TV를 돌아가도록 설치해 정상회의에 참석한 정상들은 얇아진 TV를 보며 우리나라의 LED기술을 직접 경헙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한-아세안 정상회의 종료 후 에너지관리공단 설립 후 처음으로 대통령이 에너지관리공단을 방문하기도 했다.

강 본부장은 “녹색성장위원회에서 근무하는 동안 청와대와 친분을 맺은데 이어 (잠시 후) 당시 청와대에서 긴급경제회의장소를 물색하던 중 자문을 구했고 순간 에너지관리공단의 위상을 높일 수 있다는 생각에 에너지관리공단의 대회의실을 추천했다”면서 “이를 청와대에서 받아들이면서 에너지관리공단 설립 후 처음으로 대통령이 방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시 녹색성장이란 기조와 맞물려 에너지관리공단의 역할이 상당한 수준에 올랐던 것”으로 평가했다.

1막 에너지관리공단 평직원, 2막 파견, 강 본부장의 3막은 다시 에너지관리공단으로 돌아왔다.

강 본부장은 파견생활을 마무리하고 강원지역본부장, 본사 경영지원실 실장을 거쳐 지금의 경기지역본부장을 맡았다.

우리나라의 에너지정책 관련 강 본부장은 에너지절약의 계몽은 한계에 도달했고 에너지절약을 제도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음을 언급했다. 또 에너지가격의 현실화가 급선무란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

그는 “앵겔지수는 저소득 가계일수록 식료품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고 고소득 가계일수록 식료품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이 낮음을 의미하는 것인데 광열지수도 이와 마찬가지”라면서 “현재 우리나라의 광열지수가 점점 낮아지고 있으며 이는 에너지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강 본부장은 “이는 에너지절약을 계몽하는데 한계에 직면했으며 더 이상 강제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 한다”고 분석한 뒤 “에너지가격을 현실화하는 등 제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특히 그는 “광열지수가 올라가면 에너지수요는 줄어들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2013년 기준 전국의 3252곳의 에너지다소비사업장 중 경기지역에 20%가량인 688곳이 위치하고 있다.

강 본부장은 “경기지역 내 에너지다소비사업장은 숫자로 보면 다른 지역에 비해 월등히 많은 반면 에너지사용량 상위사업장은 상대적으로 적어 다수의 사업장에 직접적인 의견교환이나 정보공유에 한계가 있다”고 진단한 뒤 “경기지역 내 에너지다소비사업장과 지방자치단체, 시민단체, 유관기관 등과 연계한 에너지다소비사업장의 에너지절약과 온실가스감축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협의체를 구성한 후 다각적인 활동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해법을 소개했다.

경기지역본부의 대표적인 사업으로 강 본부장은 ‘그린스쿨 토탈솔루션(Green School Total Solution)’을 손꼽았다. 기존의 그린스쿨과 그린아카데미를 결합해 업무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동시에 학생들의 절전생활문화를 조기에 정착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그는 시민단체와의 협력을 통해 추진하는 ‘에너지절약마을 만들기 사업’과 저소득가구의 주택에너지 효율향상과 에너지복지를 실현하기 위한 ‘햇살하우징사업’, 종교단체의 에너지절감활동을 지원해 가정과 지역사회 에너지절약 생활문화를 확산시키는 ‘종교분야 에너지절약 ACE운동’ 등을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강 본부장은 “그 동안 에너지관리공단의 위상을 높이는데 많은 관심을 가져왔다. 에너지관리공단의 일원으로써 어떻게 하면 정말 멋있는 기관이 될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을 했고 노력했다. 에너지라면 에너지관리공단이 떠오르는, 명실공이 대한민국 에너지정책 1번지로 에너지관리공단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또 “남은 직장생활도 이를 위해 남은 열정을 쏟아낼 것”이란 말을 빼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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