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긴 ‘한수원’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긴 ‘한수원’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4.02.19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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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석 한수원 사장, 기자간담회서 현 상황 이 같이 표현
국내 원전산업 환경 시대정신 ‘경제성→안정성’ 변화돼
조석 한국수력원자력(주) 사장이 1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 홍역을 앓고 있는 원전비리사태 관련 이를 ‘신뢰병’으로 표현한 뒤 지난해 한수원이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다면 올해는 ‘일반병실’로 옮긴 것과 같다면서 다소 안정세를 찾고 있음을 언급했다 다만 퇴원을 위해선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조 사장은 “한수원에서 하는 말을 누가 믿었겠느냐, 지난 1년 원전비리 등으로 상당히 어려웠다”면서 “사람으로 말하자면 한수원은 신뢰병을 얻어 지난해 중환자실에 있었고 조금 사정이 나아지면서 일반병실로 옮긴 것과 같다”고 표현했다.

다만 조 사장은 “신뢰병은 불신의 후유증이 크므로 당장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오만한 일로 비춰질 수 있어 상당한 기간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조심스럽게 진단하기도 했다.

조 사장은 일본 후쿠시마원전사고와 최근 잇따른 원전비리사태 등은 원전산업의 환경을 크게 바꾸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과거 (원전산업은) 효율과 경제성이 장점으로 크게 부각됐다”면서 “다만 지금은 과거에 비해 시간과 비용이 늘어나더라도 철저한 안전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바뀐 원전산업 환경을 설명했다.

이어 조 사장은 “(원전산업 환경변화와 관련) 결과적으로 시간과 비용이 늘어나지만 전체적인 관련 문제를 줄이는 동시에 안정적으로 운전할 수 있어 더욱 경제적일 수 있다”고 안전 중심의 원전운영에 대한 강점과 필요성을 강조했다.

조 사장 취임 이후 추진한 3대 혁신에 대해 당초 계획했던 것과 같이 현재 잘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조 사장은 “(3대 혁신의) 핵심은 밑으로부터의 혁신”이라면서 “(취임 당시) 혁신추진과정을 살펴보니 대게 정부의 지침 등 가이드라인을 지키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어 내부적인 혁신이 부족하다는 판단을 하게 돼 (3대 혁신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1단계로 현장·기술 중심의 종합기능인 부분을 따져 지난 연말 조직개편이 완료됐고, 외부인사 영입과 직군 간 교차보직, 순혈주의타파 등 인사혁신도 거의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고 진행상황을 소개했다.

조 사장은 정부 출신의 입장에서 정부와 공기업 간 책임공방에 대해선 서로간의 역할을 언급하며 선을 그었다.

조 사장은 “(무리한 원전가동에 대해) 정부가 무리한 요구를 한 것이 아니며 과거 경제성은 우리 사회의 시대정신”이라면서 “원전산업에도 (경제성 시대정신이) 반영됐고 지금은 후쿠시마원전사태 등의 영향으로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과거 원전가동률 몇 퍼센트냐 등이 최고의 가치였다면 지금은 무리하게 가동하는 것보다 세우고 점검하는 것이 최고의 가치”라면서 정부나 공기업의 원전사업에 대한 가치가 변하고 있음을 거듭 강조했다.

원전사업자인 한수원의 최고경영자 역할에 대해 조 사장은 “집안 형편이 나쁜 집안에서 나쁜 짓을 했다면 과연 누구의 탓인가”란 질문을 던지며 “어떤 이유에서든 간에 아무도 누구에게도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만 조 사장은 “원전비리를 예방하기 위해선 비리를 저지른 자에게는 엄벌을 처해야 하고 그렇지 않은 자는 (원전비리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사장의 책무”라면서 원전비리 예방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내비췄다.

최근 원전비리 등으로 순혈주의나 원전마피아 등의 표현에 대해 조 사장은 좋은 표현으로 전문성이라고 표현될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조 사장은 “순혈주의는 전문성으로 표현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전문이라고 말하기에 과도하게 배타적인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순혈주의나 원전마피아 등) 그런 표현이 나온 것 같다”고 진단했다. 또 원전종사자로써 그런 말이 나오지 않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조 사장은 “한수원의 국민적 이미지는 과거 원전마피아 비리집단이 아닌 119대원처럼 맡은 일에 묵묵히 일하는 조직, 이것이 한수원의 이미지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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